석유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연일 치솟아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니 기름 값이 아니라 금값이다. 기업들은 경영실적에 초비상이고 소비자의 지갑도 얇아지면서 속을 끓이고 있다. 공공요금이 들먹일 것이고 소비자 물가도 덩달아 오를 것이다. 기름 값이 싼 주유소에 차가 몰리고 가짜 휘발유가 활개를 치고 있다. 바야흐로 ‘석유’가 문제다. 석유는 자연적으로 퇴적된 탄소와 탄화수소 물질로서 고대 동식물에서 추출된 유한자원이다. 최초로 사용했던 기록은 5천년 전 유프라테스 강가에 살았던 슈메르 인이라 한다. 고대사회에서는 ...
최근들어 도시민들이 농촌체험마을에서 체험투어에 참여하는 등 농촌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잠시나마 여유로운 농촌에서 희망을 설계하는 여름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빼어난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경남지역 자치단체들은 주5일 근무제 확대와 ‘웰빙시대’를 겨냥해 농어촌 폐교를 활용한 농촌체험사업과 역사문화마을 조성 등 새로운 개념의 고품격 관광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고유의 의식주 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프로그램 사업을 펼치는 한편 ‘여가문화콜센터’를 설치, 누구나 쉽게 여가활용 프로그램을 안내 받을 수 있도...
모임에서 식사를 하러 갔다. 주차장입구에 단정하게 서서 인사를 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이 있었다. 화장기 없는 앳된 얼굴이 맑아 보여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만 하고 있는 동안 일행 중에 K는 그 학생 곁으로 다가갔다. “학생, 참 예쁘네요” “고맙습니다” 학생은 얼굴을 붉히면서 공손히 대답한다. 자리를 잡고 나오는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손님이 많은 탓인지 예약을 했는데도 준비가 덜 되어서 불쾌해지려고 했다. 다른 때보다 음식이 부실하다고 한 쪽에서는 투덜대기도 한다. 음식을 나르던 여자의 독특한 화장이 ...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교할 때 사교육비의 개념이 다르다. 우리의 경우에는 공립이든 사립이든 학교교육외 학원·개인지도·학습지 등에 투자되는 비용을 사교육비라 하고 미국의 경우에는 주로 사립학교에 드는 비용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공립과 사립학교의 운영이 우리와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사립 중·고등학교의 재원확보는 학부모나 재단으로부터 나오는 완전자립형이다. 그래서 학비가 비싸서 주로 여유있는 상류층 자녀들이 많이 다닌다. 공부도 많이 시키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규율도 엄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립 중·고등학교는 민족사관고...
유아교육을 가르치는 친구를 만났다. 상식에서 벗어난 주변 사람들을 씹는 것으로 대화가 시작된다. 동류의식을 느낄 즈음에 ‘인지조망능력’이라는 생소한 말이 나를 끌어 당긴다.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2세에서 7세까지가 자아 중심적 사고의 발달단계라고 한다. 이때 에 타인을 배려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평생 습득할 수 없다고 한다. 자아 중심적이란 이기적인 것과 다른,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다. 에릭슨의 또 다른 이론에 의하면 1세까지 신뢰감이나 불신감을 형성하고, 3세까지 자율성이나 수치심을, 5세까지...
어느 왕국에 달님을 몹시 갖고 싶어하는 어린 공주가 있었다. 공주를 끔찍이 아끼던 임금은 온 나라 안에 명령을 내렸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수학자 등 나라안 최고의 두뇌들까지 다 모였으나, 달까지는 엄청난 거리여서 갈 수 없다거나 너무 커서 딸 수 없다는 이야기만 할 뿐 달리 해결책이 없었던 것이다. 이 때 광대가 나타나, 공주는 달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공주가 생각하는 손톱 만한 달을 금으로 만들어주고 해결했다. 하지만 다시 밤이 되고 뜨는 달에, 공주에게 검은 안경을 씌우자느니 온 궁전을 검은 천으로 가리자...
유가의 경전이나 유대인의 율법서 탈무드에 나타난 경구를 보면,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양육에 관한 것보다는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孝)와 공경에 관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고, 독일 격언중에도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기를 수 있으나, 열 아들이 한 아버지를 봉양키 어렵다”는 말이 전해진다. 과학과 경제의 눈부신 발달로 현대문명은 번성해졌으나, 사람들은 왜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걸까. 자식을 버리는 부모의 얘기는 이제 흔한 세상이 됐다. 어느 날 조간...
우리나라의 고질(痼疾)인 정치부재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차기 정권을 노리고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고, 여당은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럴 때 대통령이라도 중심을 잡고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할 텐데 그렇지도 못한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는 장점도 적지 않은 사람이다. 어깨 힘주기 식의 유치한 권위주의를 멀리하고, 재벌이나 여러 국가권력과의 유착을 통한 갈라먹기 식 권력유지도 지양하고, 자기만이 할 수 있다는 독선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이 이번에는 복제 개(犬) ‘스너피’를 탄생시켰다. 지난 5월에는 맞춤형으로 환자의 줄기세포를 복제했다고 발표했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 복제 개를 탄생시키면서 또 하나의 개가를 이루었다. 세계 최초로 고양이 복제를 성공했던 미 텍사스 A&M대학교 마크 웨서신 박사조차도 수년간 시도했다가 포기했을 정도로 개의 복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한다. 개는 사람과 생리학적으로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장병 등의 연구를 위한 실험동물로 많이 활용되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노화 및 기타 질병의 연구용 맞춤형 ...
정치권에서 대형할인점의 영업시간과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안은 대형할인점의 영업시간을 오후 8~10시까지로 제한하고, 대형할인점 진출도 인구 10만~15만 명당 1곳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현대화?대형화의 조류에 휩쓸려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중소상인과 지방상권의 처지에 대해 정치권이 뒤늦게나마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두가 목도하는 바와 같이, 대형할인점은 인구 5만 명의 지방도시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런 결...
황우석 박사 팀이 다시 세계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하였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복제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본인이 의학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각종 난치병치료에 복제기술을 이용한 연구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이미 인간 복제가 가능한 현실에서 이러한 연구를 어디까지 진행시켜야 옳은가 하는 딜레마를 심각하게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미 이에 대한 많은 윤리적인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을 제도적 장치가 ...
불법도청을 의미하는 ‘X파일’이 온통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하긴 X파일이랄 것도 없다. 불법도청은 늘 있었던 일이고 자고나면 터지는 부정부패에도 이 나라 백성이라면 어지간히 면역이 되어있다. 정경유착의 검은 커넥션이 한국정치의 치부란 것도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미 다 짐작했던 일들을 두고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요란을 떨고 있다. 다만 신물 나는 정치인들의 속임수와 돈 얘기는 이제 지겹다. 썩은 하수구같이 오염된 악취를 풍기는 정치판이니 한강에 빠진 사람 중에서 제일 먼저 건져내야할 사람이 정치인이란 ‘비아냥거림’까지...
삼복 한가운데인 7월의 마지막 날 이른 새벽, 어린 손주들과 해변으로 갔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마냥 좋아하던 동해로 차를 몰아가는데, 그런데 마음은 이전같이 핑크빛이 아니었다. 예년같이 피서객들의 무질서한 행락물결에 시달리고 찢겨져 있을 악취나는 해변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차량들로 그득한 해변 도로를 비집고 나가 한 수련관이 자리하는 비교적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웠다. 해변을 산책하기 위해 천막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백사장을 건너가는데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더미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프로판가스 빈 통에다 얼음과...
지난해 대구교대에서 교육혁신위원회 주최로 교육에 대한 현안을 경청하는 간담회를 한다고 연락을 받고 참석했다. 회의장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전교조·시민단체·젊은 교수 등 주로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단체대표들이 많았다. 너무 한곳으로 편중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해서 올바른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평소 존경하는 위원장께서 하시는 말씀도 영 못마땅했다. 전국 학교현장을 다니면서 학교 문제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참고로 간담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청취한다는 투의 ...
올해의 중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가 ‘전원생활’이다. 그러나 도시민들의 보편화된 생활형태로 정착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세월과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들의 고정관념에는 ‘전원생활’하면 경제적으로 넉넉한 부류와 예술인 등 어느 특별한 층에서 가진 생활문화이라고 생각하는 층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전원생활하면 먼저 별장문화를 떠올리고 진작 본인과는 거리가 먼 생활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그동안 잘못된 전원생활의 한 형태인 별장문화로부터 온 의식이다. 우리나라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
학생이 모자란다. 2000학년도만 해도 국내 대입 응시자수는 약 87만명으로 정원인 71만명을 훨씬 웃돌았으나 2002년도가 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2001학년도 대학들의 정원 미달율은 1%대였으나, 2003년에 이르자 일반대학의 경우 9%, 전문대학의 경우 18%대에 이르렀다. 지방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방대학들의 경우 몇몇 특성화 대학이나 국립대 등을 제외하면 충원율이 50%에 못 미치는 대학이 많다. 입시성적과 관계없이 무조건 입학자격을 주는 ‘묻지마’ 입시도 나타나 학생선발이 아니라 유치 전쟁을 방불케 ...
1990년대 미국의 번영을 주도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퇴임후 그의 자서전 “나의 인생”의 서언에서 앨런 라킨이 쓴 “시간과 인생을 통제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중요도에 따라 자신의 인생 목표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설정하며 살아왔다고 술회했다. 성공한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대부분 나름대로의 인생 목표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까뮈는 “인간이 자기 목표를 정하고 살아가지 못한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고 실존주의적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세상에서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거나 의지가 강한 탁월한...
방학과 함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인지 지역 인근의 해수욕장들이 붐빈다. 불볕이 쏟아지는 해변, 끝 없이 펼쳐진 검푸름, 넘실대는 파도. 여름바다는 역시 젊음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생명력과 역동성은 바로 젊음의 본질과 가까운 것 아닌가 싶다. 역동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명과학의 한 분야는 아마도 면역학일 것 같다. 면역학은 병원미생물의 감염을 예방하고 감염성질병에 대항하는 면역작용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병원미생물이 침입하면 이에 대항하는 면역세포들을 신속하게 증가시켜 침입자를 제거하고, 상황이 종료되면 즉시로 ...
어찌 된 일인지 군의 사고가 한 번 일어나기 시작하니 그칠 줄 모르고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안 일어난 일들이 공교롭게도 계속해서 일어나는지, 과거에도 일어났지만 언론에 안 나타났을 뿐인지 모를 일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 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라고 훈련병 시절에 목이 터지도록 불렀던 그 군가를 “부모형제 내 걱정에 단잠을 깨운다”로 부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지경이 되었다. 훈련소에서 ‘인분’이니 뭐니 해서 인권유린...
지금 동아시아 문화의 주류는 한국문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류 열풍이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는 물론 대중문화의 선두주자였던 일본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군사강국이나 경제강국보다 문화강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름다운 세상과 인류의 평화를 보장하는 것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문화의 힘이기 때문이다. 이제 김구 선생의 소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듯하다. 중국은 우리와 사대관계에 있었던 유교문화권의 중심국가였지만, 지금은 우리 기술상품과 더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