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어민 위령비’는 지금 사라지고 간략한 역사기록만 있을 뿐이다. 1948년 포격훈련중이던 미 공군연습기의 오인포격으로 독도 인근에 조업중이던 한국어민 30명이 사망 혹은 실종됐다는 것, 51년 6월 위령비를 세웠다는 것, 53년 2월 27일 독도가 연습기지에서 풀렸다는 것, 위령비는 53년 일본 어민들에 의해 파괴돼 물속에 빠졌을 것이란 정도만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독도어민위령비 제막식 장면을 찍은 사진들이 공개돼 그 전모가 드러났다. 이 사진은 이승만 전대통령의 영부인 프란체스카여사가 보관하고 있다가 며느리인...
소나무숲이 울창한 라이나섬 오솔길,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마우이섬, 화산분화구 할레아칼라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의 야외욕조, 카우아이섬의 외이메아협곡, 몰라카이섬의 할레울로노항구, 헐리우드 영화 러브신의 달골 촬영장인 오아후섬의 하나우마 베이, 몰로카이섬의 칼라우파라계곡, 카우아이섬의 나팔리코스. 최근 하와이의 관광청이 ‘키스하기 좋은 장소’로 선정 발표한 곳들이다. 낭만적인 키스를 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독일은 노을진 해변, 영국인들은 이글거리는 난로가, 스칸디나비아인들은 쏟아지는 빗속이라고. 키스라면 프랑스인이 단연 챔피언...
현 국제법상 독도는 ‘자연섬’이 아니라 ‘암초’로 돼 있다. 암초는 ‘주인 없는 바위덩어리’일 뿐이고, ‘섬’이라야 영유권의 대상이 된다. ‘자연섬’이 되려면, 나무가 자라고, 식수가 있으며, 경제활동을 하는 2인 이상의 주민이 거주해야 한다. 우리가 독도에 나무를 심고, 우물을 개발하고, 독도에 사람이 들어가고 하면, 일본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 그때문이다. 한국인들이 독도를 ‘섬’으로 만들어서 영유권을 주장하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 1948년 무렵 독도는 美 공군의 사격연습장이었다. ‘섬’이었으면 안되지만 ‘암초’여...
진나라 혜문왕이 촉나라를 치러가다 도중에 험준한 산이 가로막혀 회군하고 말았다. 혜문왕은 백성을 동원해 길을 닦으려하자, 한 신하가 “욕심 많은 나라 왕을 이용하면 힘 안들이고 길을 낼 수 있는” 계책을 내놓았다. 그 계책에 따라 왕은 큰 石牛를 만들어 그 배속에 보물을 잔뜩 넣고 방을 써붙였다. “이 돌소 배속에 천하의 진귀한 보물이 꽉 들어 있는데, 이것은 진나라 왕이 촉나라와 친교를 맺기 위해 촉왕에 선물할 소다” 이 소문은 곧 촉나라왕의 귀에 들어가 그는 보물소가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런데 진나라 사신이 보물소를 큰 ...
무궁화는 우리 민족정신과 매우 닮았다. 대구교대 김규선교수는 “무궁화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택하지 않고, 장대하고 오랜 누림을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민족정신과 상통한다” 하면서, 무궁화중에서 ‘너른 흰 바탕에 짙붉은 花心’을 가진 꽃을 최고로 쳤다. ‘지조론’을 쓴 조지훈선생은 “희디 흰 바탕은 이 나라 사람의 깨끗한 마음씨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연연히 붉게 물들어 마침내 그 한복판에서 자줏빛으로 활짝 불타는 이 꽃은 이 나라 사람이 그리워하는 삶”이라 했으며, 수필가 이양하선생은 “무궁화는 흰 무궁화라야 한다. 흰빛은...
1970년 12월 폴란드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서독총리는 바르샤바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또 양심이 살아있는 한 인간으로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죄를 올리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브란트 총리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폴란드 국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브란트 총리가 무릎을 꿇었던 광장은 ‘브란트 플라츠’로 명명되어 기념적 장소로 자리메김 됐다. 최고지도자의 무릎꿇기는 사과와 보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독일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독일의 진솔한 반성을...
나라마다 국민성이 달라서 이를 풍자한 유머들이 다양하게 지어진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지독한 구두쇠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제스추어가 너무 요란해서 손을 묶어두면 말을 한 마디도 못하고, 독일인은 규칙에 죽고살고, 프랑스인들은 연애박사고, 미국인들은 모든 것을 법적으로 해결하려든다는 둥. 국제적인 대기업의 회장들이 유람선에 함께 타고가게됐다. 그런데 그 배가 암초에 걸려 침몰하기 시작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뛰어내리시오!” 지시가 떨어졌으나 그들은 머뭇거리기만 했다. 할 수 없이 선장이 ‘심리학적인 설득’을 해야했다. 영국사람을...
중국 상해의 미국조계(租界)에 있는 동화양행에 김옥균이 투숙하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통감(通鑑)을 읽다가 잠시 책으로 얼굴을 덮었다. 그때 은행 간다며 나갔다 돌아온 홍종우(수구파가 보낸 자객)는 권총으로 김옥균의 오른쪽 뺨을 쐈다. 김이 벌떡 일어나자 배를 쏘고, 꼬부라지자 등을 쏴 확인사살했다. 1894년 2월 22일 희대의 풍운아 김옥균은 44세의 나이로 파란 많던 생을 마감했다. 박규수, 오경석, 유대치 등 개화사상의 선각자들로부터 사상적 영향을 받고 일찍부터 일본을 왕래하며 일본의 근대화를 목격했던 김옥균은 ...
조선시대는 신분제사회여서 양반, 양민, 천민의 구분이 엄했다. 양반은 그저 책이나 읽어야지 양민처럼 농삿일을 하거나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하는 것은 ‘체통’을 지키지 못하는 짓이어서 비난을 받았다. 대학자 서유구는 “우리 동방의 사대부는 10대조 이상에서 벼슬한 자가 단 한사람이라도 있으면, 손에 쟁기와 따비를 잡지 않는다. 한갓 문벌만을 빙자하여 공업과 상업에 대해 말하기를 부끄러워한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메뚜기처럼 곡식을 축내며 우쭐댄다”고 비꼬았다. 서유구의 후배 沈大允은 19세기를 살았던 대학자였다. 저서 ...
‘프렌치커넥션’, 71년 진해크먼과 로이샤이더가 주연한 미국 액션스릴러영화다. 프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이유의 뒷골목에서 한 형사가 피살되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뉴욕으로 마약을 대량 밀반입하려는 프랑스 범죄집단을 끌질기게 추적하는 두 형사 이야기다.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을 급습해 범인들을 체포한 결과 미국과 프랑스의 마피아조직이 연계된 프렌치커넥션임이 드러났다. 요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실종사건을 둘러싼 ‘한국판 프렌치커넥션’이 화제다. 1979년 10월 7일 오후 7시 김형욱이 실종된 후 사고냐, 살해냐를 두고 ...
얼마전 신세계그룹 임원 전원이 모인 가운데 ‘윤리경영워크숍’이 열렸다. 이때 “뇌물을 주면 기업이 살고, 주지 않으면 파산할 위기다. 뇌물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란 질문이 나왔다. 임원들은 “기업이 사라지면 윤리경영도 의미가 없으니 일단 뇌물을 줘서라도 기업을 살리고 봐야한다” 했다. 그러나 구학서 사장은 “뇌물을 줘서 살려야 할 기업이라면 차라리 죽이는게 낫다”고 했다. “고객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한 직원이 원칙을 고수했다. 그 고객은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요고객이다. 어떻게할 것인가”란 질문에 구사장은 “...
2명이상의 공범(共犯)이 분리되어 경찰관들의 취조를 받을 경우, 범행을 부인도 시인도 못하는 심리적 모순상태에 빠진다. 심리학에서 이러한 경우를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라고 한다.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자니 다른 공범이 형량감경의 조건으로 자백해 자신이 더 큰 피해를 당할까 두렵고, 그렇다고 범행자백을 하자니 선뜻 내키지않아 고심하다가 두명다 자백을 하게된다는 것. 즉 개인이 자기이득만 노리거나, 자기의 신념관철을 위해 의사결정을 고집할 때 사회전체에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는 것이다. 대형국책사업들이...
중국시장이 거대한 블랙홀로 등장한지 오래다. 세계 모든 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골몰한다. 중국인들의 ‘숫자관념’을 모르고는 장사 못한다. 8를 가장 좋아하고, 9, 6도 상위에 든다. 8은 發財(돈 많이 번다)의 發과 발음이 같고, 9는 久(오래산다)와 발음이 같고, 6은 流(잘 풀린다)와 같은 발음이다. 세계최대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7X7시리즈’를 내놓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는 ‘747’을 주로 팔지만, 중국에는 ‘787’을 판다. 8이 들어가야 중국인들이 좋아하고, 4는 死와 발음이 같아서 금기숫자. 중국인들의 八에...
어떤 신선이 욕심때문에 박터지게 싸우는 인간들에 실망, 욕심 없는 사람을 찾아내 상을 주기로 했다. 신선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말했다. “저 돌덩어리를 금으로 만들어 당신에게 주겠소” 사람들은 그 돌보다 더 큰 돌덩어리를 들고왔다. 신선은 마지막 한 사람을 더 만나보기로 했다. 그때 한 선하게 생긴 사람이 눈에 띄었다. “내가 저 바위를 금덩어리로 만들어주겠오” “싫습니다” “그럼 그 산 산을 금으로 만들어주겠소” “그것도 싫습니다” “참으로 욕심이 없는 사람이구먼” 큰 감명을 받은 신선이 말했다. “원하는 것 ...
구소련 연방국이던 ‘투르크맨공화국’의 대통령 ‘니야조프’. ‘최악의 독재자’로 찍힌 그는 정신나간 명령을 잘 내린다. “지방에 왜 병원이 필요한가. 아프면 수도 아슈하비트에 오면 되지” 그러면서 지방병원을 전부 폐쇄시켜버렸다. 그는 또 “지방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데 도서관이 왜 필요한가”라며 지방도서관을 전부 헐어버렸다. 지난해에는 온통 사막천지인 自國내에 “얼음궁전을 건설하라!” 명령을 해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됐고, 자신의 동상에 황금을 입혀 ‘우상화’를 촉진하고, 아시아 최대의 회교사원 건립을 추진, 국위를 선양할 작...
시인 김관식은 50년대를 풍미한 괴짜시인으로 많은 일화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부동산에 관한 일화는 특히 유명하다. 그는 시유지에 허가도 없이 마구 집을 지어 팔았다. “나라땅이 곧 백성의 땅인데 시유지 국유지가 어디 있단말인가” 큰소리 치면서 주변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무허가 가옥을 팔때도 자신이 돈을 받지 않고 고교 교사시절 가르쳤던 한 제자에게 일체를 맡겼다. 술집에서 한잔하거나 택시 타는 것까지도 제자가 따라다니며 셈해주었다. 집을 20여채나 판 돈을 술값으로 다 날리면서도 자신은 한푼도 만지지 않았다. 그...
아들녀석이 결혼상대라고 데려오는 아가씨마다 아버지는 딱지를 놓는다. “내가 지난 한때 바람을 좀 피웠는데, 저 아가씨는 네 이복 여동생이다” 이런 식이다. 아들은 답답해서 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신경쓸 것 없다. 네 아버지도 진짜 아버지 아니다” 미국 유머책에 있는 지어낸 이야기지만, 서양사회의 성풍속도를 말해준다. 뉴질랜드의 가족법에는 “親子를 확인하기 위해 DNA검사를 할 경우 반드시 부인의 동의서를 첨부해야한다”란 조항이 있다. 그러나 몰래 부인의 머리카락이나 침을 채취해서 호주로 보내 D...
어떻게 하면 부자(富者)가 될 수 있을까. 국내 처음으로 부자학 강의를 개설해 화제를 모은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의 처방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부자가 되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라는 것. 한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부자들은 모두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려고 초인적인 정성을 쏟은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한 개인이 거부(巨富)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영웅적인 노력을 쏟아야 가능하다면, 한 나라를 부국(富國)의 반열위에 놓으려면 지도자의 노력은 어떠해야 했을까. 중국의 개혁·개방의 설계자 등소평은 죽음을 무릅쓰고 주자...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지자 宣祖는 함경도로 피난을 갔고, 정문부가 의병 7000여명을 이끌고 일본 가토 기요마사軍을 8번이나 격퇴한 전공을 세웠다. 그후 숙종 33년인 1707년 함경도 北評事 최창대가 길주군 임명에 전승비를 세우니 그것이 ‘북관대첩비’. 1500자로 돼 있는 비문에는 당시의 전과가 자세히 기록돼 있고, 피난온 선조의 아들 2명을 왜군에 넘긴 반란자 ‘鞠敬仁’을 잡아 처형한 전말도 적혔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이 지역에 주둔했던 미요시 중장이 주민들을 동원, 이 비석을 파내 일본에 가져갔고, 군국주의...
한 유대계 미국여성의 ‘아름다운 용서’가 지구촌을 감동시킨 바 있다. 아버지에게 총격을 가한 팔레스타인 테러범을 12년 추적 끝에 범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교도소에 수감중이었다. 미국 여성은 그 테러범의 가석방 탄원서를 제출하며, 이렇게 말했다. “물리적 복수보다는 용서함으로써 범인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하는 것이 참다운 복수라 생각했다” “네 원수가 굶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주라. 그것은 그의 얼굴에 모닥불을 피워주는 셈이다” 성서 잠언을 그녀는 실천했던 것이다. 1981년 한 터키 과격파 회교도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