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년 퇴계선생이 풍기군수를 지낼때 거기 ‘백운동서원’이 있었다. 고려 유학자 ‘안향’선생을 모신 祠堂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學舍가 있는 ‘조선 최초의 서원’이다. 퇴계는 明宗에게 “明賢을 제향하고, 청소년을 교육·교화하는 일에 국가적 지원이 긴요합니다” 상소를 했고, 왕은 이를 마땅히 여겨 ‘紹修書院’이란 현판을 친히 쓰고, 노비와 書冊들을 내렸다. 이러한 서원을 ‘賜額書院’이라 하는데, 소수서원은 사액서원의 효시다. 서원은 지방私學이지만, 정부가 지원하면 졸지에 ‘공립학교’처럼 되고, 그런 서원에 다니는 유생들은 기세가...
중국 수도 북경 천안문광장의 국부(國父)모택동 대형걸개 초상화가 인민들의 행렬을 내려다 보고 있다. 모택동은 ‘자본주의 길을 걷는 반동(走資派)’들이 권력을 잡아 일군 경제대국의 위업을 어떻게 해석할까. 극좌(極左)에서 극우(極右)로 방향전환을 수긍하면서 격하운동이 벌어지지 않는 것을 대국(大國 )의 금도(襟度)로 여길 것이다. 모택동의 아내 강청 등 4인방 축출이 후 권좌에 복귀한 등소평의 ‘10년 대란(大亂)’문화혁명의 폐해를 정리하는 ‘역사회의’를 열었다. 모택동의 ’공(功)은 60%, 과(過)는 40%’로 비교평가하면서...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서 돈을 빌리면서 “기한내에 갚지 못하면 살 1파운드를 베준다”는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그는 채무이행을 못해 법정에 선다. 그때 친구의 약혼녀 포샤가 법관이 돼 명판결을 내린다. “그의 살 1파운드를 도려내라. 그러나 그리스도교인의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 안된다” 재판장의 이 명령을 수행할 수 없었던 유대인 샤일록은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명령받는다. 16세기 말에 발표된 셰익스피어의 5막 희극 ‘베니스의 상인’ 줄거리다. 독일 나치 히틀러도 ‘혈...
“滄浪(창랑), 아무리 살펴봐도 우리당의 대들보는 海公과 維石이야. 대통령 후보는 둘 중에서 골라야할 것같네. 尙山과 海葦, 그리고 말수 적은 雲石의 뜻은 어때? 朗山 藝齊 玉溪 海岩도 다른 의견 없겠지” 60년대 말 인기있던 라디오드라마 ‘정계야화’에서 三然 곽상훈이 자유당정권과 맞서는 야당 중진 앞에서 털어놓은 말. 창랑은 장택상, 해공은 신익희, 유석은 조병옥, 상산은 김도연, 해위는 윤보선, 운석은 장면, 낭산은 김준연, 예제는 윤제술, 옥계는 유진산, 해암은 박순천여사 등 기라성같은 당대 야당정객의 아호들이다. 이처...
‘똥’이란 말은 혐오스러운 용어이므로 언론에서는 ‘배설물’이란 말로 대체하라는 ‘규제’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독한 편견이고, ‘자연의 순환’을 거역하는 망발이다. 누에똥은 성인병 예방 치료제 원료가 되고, 하마똥은 물고기들의 영양식이고 곤충들의 서식처가 된다. 코끼리똥은 사자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고, 胎毒(태독)으로 어린아이 머리와 얼굴에 부스럼이 나거나, 어혈에는 잘 삭은 똥물이 응급처방약이다. 어린아이의 오줌 똥은 훌륭한 약재가 되고, 호랑이똥을 숙취 해소에 쓰는 사람도 있다. 하마는 하루 50kg...
아둔한 사람일수록 스스로 뽑내기 좋아한다. 진짜 명석한 사람은 모든 일에 겸허한 마음으로 임한다. 모자라는 사람들이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내세워 자신을 과시하려한다. 노나라의 한 모자라는 사람이 긴 장대를 들고 성문을 지나가려했다. 그는 장대를 곧추세우고 들어가려했지만 장대가 성문보다 길었다. 그래서 장대를 가로로 눕혀 들어가려했으나 또 성문에 걸렸다. 그때 평소 똑똑한 체하는 한 노인이 다가와 말했다. “자네는 미련하네. 장대를 두토막 내 들어가면 간단히 해결될 걸. 모든 일엔 머리를 써야하는거야” 노인의 말대로 장대를 두...
달라이 라마는 2년마다 미국에 간다. 하버드대, MIT의 첨단 뇌과학자들을 만나 자신을 실험용으로 내놓는다. 심층적인 질의응답과 뇌파검사 등 온갖 뇌검사를 다 하도록 허락한다. 뇌과학자들은 그의 신비로운 정신세계와 두뇌의 기능을 연구과제로 삼은 것이다. 검사결과를 본 뇌과학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뇌는 언제나 ‘명상상태’였던 것이다. 조국에서 쫓겨나 인도 북부 눈덮인 凍土에 망명정부를 세워 더부살이하는 팍팍한 현실, 그를 따라온 수십만명의 백성들은 추위에 떨고 굶주림에 말라간다. 자기 자신도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며...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경제를 연착륙(soft landing)시킨 주인공은 주용기 前총리. 지금은 4세대지도자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은퇴생활 즐기는 주용기는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청화大 전기과 출신인 주용기는 문화혁명당시 우파(右派)분자로 몰려 5년간 하방(下放)생활을 했다. 농촌에서 돼지분뇨를 등짐으로 져다나르는 중노동에 시달렸지만 짬짬이 혼자 영어공부를 하고 경제학 서적을 섭렵했다. 이때 사전 하나만 달랑 들고 갈고닦은 실력은 영어 원어민도 놀랄 정도. 극좌(極左)4인방이 축출되고 등소평의 개혁·개방시대가 열...
국민 80%가 농민이지만 식량난에 허덕이는 캄보디아. 15세기무렵 베트남, 태국 등 이웃나라들의 침공에 시달리다가 결국 나라꼴이 말이 아니게됐고, 프랑스 식민지로 죽어지내다가 1945년 간신히 ‘불완전한 독립’을 하기는 했으나, 먹고 살 형편이 못되어서 미국의 원조에 목을 매더니, 설상가상으로 ‘폴 포트’라는 희대의 살인광이 나타났다. 1975년부터 78년까지 3년간 그는 자국의 지식인 200만명을 학살하고, 300만명의 국민을 난민으로 만드는 ‘킬링필드’를 연출, 나라를 거덜내버렸다. 그러나 이 나라도 9세기 초 자야바르만2...
“자, 성과 탑을 쌓아 탑꼭대기가 하늘에 닿게하여…” 구약성서 창세기에 인류 최초의 마천루(摩天樓)인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인간이 신의 언약을 믿지 않고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기로 했다. 진노한 신이 사람의 말과 마음을 각각 다르게해버려 바벨탑 건설은 중도에 좌절됐다고. 중세이후 메소포타미아를 찾는 여행객이나 탐험가들은 곳곳에 우뚝우뚝 서 있는 ‘지규랏’을 보고 바벨탑을 연상했다. 마천루 하면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떠올린다. 1931년 4월30일 뉴욕 맨허턴 34번가에 102층 381m높이의 세계最高건물이 하늘을...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한성부(서울시) 종5품 판관으로 있을 때였다. 그때 전국적인 흉년이 들어 곡물값이 폭등하고 장안 부자들은 쌀을 매점매석하기 시작했고, 비싼 쌀값을 따라 곡물상들이 서울에 몰려들었다. 조정에서는 이를 다스리기 위해 ‘쌀값 억제 및 매점매적 금지령’을 내려야한다는 논의가 분분했다. 그러나 연암은 반대상소를 올렸다. “지금 이 법령을 시행한다면, 상인들은 장차 곡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고, 서울의 식량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朝廷은 이 의견을 받아들였고, 대거 서울에 몰려든 곡물로 인...
“배용준은 일본의 대중문화를 지배하는 미소년류가 모방할 수 없는 고전적 신사다. 그에 필적할 유일한 미국인은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퍼드지만 그는 이제 한 물 갔다” 지난해 일본의 사자성어로 욘사마(樣樣樣樣)가 뽑힐 정도로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군 배용준에 대한 일본팬들의 찬사다. “욘사마가 탄 KAL기가 방금 나리타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12월 배용준이 일본에 갔을때 나리타공항의 안내방송이다. 보통때라면 “방금 서울발 KAL기가 도착했습니다”로 끝낼 안내방송이 ‘배용준 도착’까지 알린 것은 그의 인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
남아시아 전해역을 초토화시킨 쓰나미를 두고 종교지도자들은 대체로 ‘신의 징벌’이라 해석한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인 인도네시아, 그중에서도 아체주는 유일하게 샤리아(이슬람율법)에 의해 다스려진다. 인도네시아 國法이 여기서는 맥도 못춘다. 그런데 이 아체주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이에 대해 이슬람성직자들과 주민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아체 사람들은 하루 다섯번의 기도의무를 잊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으며, 여자가 남자 곁에 앉고, 관광산업이란 명목으로 매춘이 횡행하고, 나체해변이 커졌으며,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아체 사람들...
“생물계는 너무나 복잡해서 진화했다고 볼 수 없고 초월자에 의해 계획적으로 창조된 것이 틀림없다.” 최근 미국 도버카운티 교육위원회가 ‘지적설계론’을 내세워 성서에 나오는 창조론을 가르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법적투쟁에 나섰다. 미연방대법원은 1987년 창조론에 대해 공립학교에서 과학적이론으로 가르치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미국에서 다윈의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나 이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이 세를 규합해 나가고 있다. 최근 인류의 대참사인 서남아시아 쓰나미 발생원인에 대한 논구(論究)가 한창이다. 지질학자들은...
20세기를 살았던 ‘앤서니 드 멜로’는 가톨릭 신부였다. 열린 마음을 가졌던 그는 교회의 허구까지 숨김 없이 드러내는 용기 있는 성직자였다. 그가 쓴 글 중에 ‘구루의 고양이’가 있다. 저녁기도를 드릴 시간마다 떠돌이 고양이가 나타나 분탕을 치는 통에 예배자들이 곤욕스러워했다. 구루는 “이 고양이를 묶여두시오!” 지시를 했고, 그래서 고양이는 매일 기도시간마다 묶여 있었다. 구루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저녁기도 시간에는 항상 고양이 한 마리가 묶여 있었다. 그 고양이가 죽으면 다른 고양이가 다시 묶여졌다. 수백년이 지난 후 구...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이 아흡글자는 태양의 주위를 도는 9개 행성을 태양에 가까운 순서로 나열한 머릿글자. 학창시절 이같은 방식으로 태양계 행성이름을 외웠다. 이 행성들은 각기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유래된 이름을 갖고 있다. 수성(Mercury)은 그리스신화의 ‘전령의 신’ 헤르메스(로마식 머큐리)에서 따왔고, 금성(Venus)은 ‘美와 풍요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식 비너스) 에서, 화성(Mars)은 ‘전쟁의 신’ 아리스(로마식 마르스)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Jupiter)은 주신 제우스(로마식 쥬피터)에서 따왔다. 토...
어떤 사람이 정신과의사를 찾아갔다. “침대위에 눕기만 하면 누군가가 침대 밑에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침대밑에 들어가면 누군가가 침대위에 있다 싶어요. 밤새 한 잠 못자고, 미칠 지경입니다” “한 2년 치료를 받아야겠군요. 매주 세번씩 오세요” 의사의 처방이었다. “치료비는 어떻게 되는데요?” “한 번 올때마다 2백달러 되겠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다시 의사를 찾아가지 않았다. 6개월후 거리에서 그는 의사와 마주쳤다. “왜 치료받지 않나요?” “벌써 다 나았는걸요” “어떻게요?” “내가 잘 가는 술집 바텐더가 단돈 10달러에...
‘대통령의 경제계획’의 저자 허버트 스타인은 루스벨트의 경제정책 핵심은 고용창출을 통한 신뢰회복이라 했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시장에 적극 개입 ‘뉴딜’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로 2,000만명의 빈민과 1,000만명이 넘는 실업자문제를 해결, 경제대공황을 극복하고 국민들을 불안과 두려움의 정신적 공황에서 해방시켰다. 소외계층은 물론 청소년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일의 동기를 부여, 성공적으로 불황을 이겨나가게 만들었다. 어느날 한 기자가 루스벨트대통령에게 물었다. “나라가 불안하거나 경제가 걱정스러울땐 어떻게 마음을 다스립니까” ...
미국 기상관측기관이 최첨단 장비를 들고 알래스카로 갔다. 북극의 기상을 관측해서 다음해의 강우량을 예측, 중국 농업의 흉풍을 짐작한다. 중국농산물이 세계곡물시장을 좌우하니 반드시 연구해야 할 일. 기상관측대원들이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데, 그 지방 에스키모들은 “내년에 비가 많이 올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첨단기기로 분석한 결과는 그 반대였다. 다음해에 나타난 결과는 에스키모의 말이 맞았다. 인디언마을에서 “올 겨울은 추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벌어질 무렵 ‘혹한’일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인디언은 이것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사회원로 165명이 적극적인 일자리 만들기를 통해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을 창출하자는 내용의 ‘범국민적 제안’을 6일 발표했다. 서명 참여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우리경제와 사회는 쓰러지느냐, 일어서느냐하는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자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시해 실업의 고통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를 만들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내수추락이 가속화되어 서비스산업경기 지표가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민초들의 삶이 피폐해질수록 소위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