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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저물어간다. 부안 명기 이매창의 시조가 생각난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여라” 이른 봄 날 배꽃이 비처럼 흩날릴 때 애인은 의병에 나갔고, 낙엽이 날리는 계절이 되도록 소식 한 자 없다. 그저 꿈에서나 천리길을 혼자 오락가락할 뿐. “나뭇잎이 땅위에 떨어지네/ 아주 조용한 소리로/ 곧 겨울이 오겠지/ 하늘은 음침하고 무겁다/ 황금색 찬란한 가을빛은 어두운 갈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곧 흰눈이 은색 털외투처럼 대지를 덮겠지/ 지금의 음울...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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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 속도가 경악할 수준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경제의 목을 죄고 있다. 수출기업의 70%가 출혈선적으로 돌아섰다.10년전 일본은 ‘엔(高) 광풍’을 처절한 원가 절감 노력으로 극복했다. 현장 근로자의 아이디어를 과감히 채택하는 등 노사합심으로 이뤄낸 ‘도요다 방식’은 전설적인 귀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외환시장의 분석과 예상은 대부분 弱 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달러 하락을 억제하기 위한 인위적 노력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막대한 재정·무역 적자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 환율 급락 추세가 계...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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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스피드 카메라’는 자비심 없기로 유명하다. 장관이든 총리든 한번 찍히면 사정 없이 벌금을 물어야 하고, 고속도로에서 순찰차로 근무중인 교통경찰까지도 규정된 속도를 위반했을 때는 “범인을 추적중이었다”등 합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여축 없이 벌금고지서가 날아온다. 뉴질랜드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2002년도부터 지금까지 13명의 장관이 스피드 카메라에 21회나 찍혀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마이클 컬렌 부총리는 2차례, 피트 혹슨 교통장관과 해리 더인호반 교통안전장관도 각각 2차례 과속운전을 하다가 벌금을...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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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은 이(齒)의 낮춤말로 동물의 이를 지칭한다. 이빨 하면 ‘핵주먹’ 타이슨이 언뜻 떠오른다. 97년 WBA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시합중 상대 선수 홀리필드의 귀를 두 차례나 물어뜯어 ‘인간상어’란 오명도 남겼다. 주먹 하나로 벌어들이 수만금의 재산을 문란한 사생활로 탕진, 막다른 골목에 몰린 타이슨은 막파식 잔인성을 발휘, 흑인사회에 먹칠을 했다. 이(齒)는 동물들의 생존 도구다. 이빨은 주로 음식물을 씹는데 쓰이지만 때로는 공격과 방어의 수단이 돼 ‘힘의 상징’도 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엔 이빨이 왕위를 정하는 기...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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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 중에 ‘감옥에 가기 위해’ 고의로 범죄행각을 벌이는 청년이 있다. 취직은 안되고, 먹고살 길은 막막한데, 감옥에 가면 의식주가 해결되고, 바닷속 감옥은 여름에 시원하니, 거기를 가야 살겠다는 것. 그러나 그의 범죄행위는 좀처럼 죄로 ‘인정’받지 못한다. 빵을 훔치면,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하고 용서해주고, 경찰관을 두들겨패면,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라며 놓아준다. 청년은 절망감에 빠져 있다가 문득 어느집 유리창문을 들여다본다. 가족들이 모여 크리스마스파티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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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의 왕손 카누트2세는 11세기 덴마크 왕으로서 영국을 지배한 최초의 왕. 카누트 주변에는 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용비어천가’를 읊어대는 권력실세들이 많았다. “폐하께서는 이제까지 그 어떤 왕보다도 더 위대하신 왕입니다” “폐하보다 더 강한 왕은 없읍니다” “폐하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읍니다” 영명한 왕인 카누트는 아첨꾼들을 깨우쳐주기 위해 문무백관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갔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짐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욍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세상에서 폐하와 견줄 왕은 없읍니다” 왕...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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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江蘇(강소)성 泗陽(사양)현은 ‘탐관오리 지역’으로 손꼽혀왔다. 당·정간부 수십명이 직권남용, 공금횡령, 뇌물수수로 파면되고 감옥에 갔기때문. 그래서 사양현은 극약처방으로 ‘청렴공시제’를 시행하는데, 자신의 부패상을 스스로 고백하는 ‘부패 자술서’를 써서 ‘反부패기관’에 제출하면 거기서 ‘정직하고 출실히 썼는가’를 심사한 후 신문, 방송, 게시판에 올려 주민들이 그 진위를 다시 점검하게 한다. 최근 3년간 12개항목에 걸쳐 부패행위가 있었는지, 어떤 내용인지를 밝혀야 하고, 내용이 부실하거나 구체적이지 못하고, 숨긴 ...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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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1월9일 베를린을 가로지르는 국경이 개방됐다. 동서독 젊은이들이 브란덴부르크 관문앞 장벽 위에 올라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외치면서 38년 분단의 벽을 부셨다. 이듬해 독일은 재통일을 이룩했다.‘냉전의 속박’을 벗은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을 동독의 엘바강에서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로부터 15년후 정부위탁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는 동독지역 경제 평가 작업을 벌였다 “1조5천억 유로를 투입한 동독경제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분배위주의 계획경제에 함몰됐던 지역에 경제적 경쟁...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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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페인 국민대중은 ‘공화정부’를 세웠지만, 1936년 프랑코가 대지주, 자본가, 가톨릭교회, 군부를 등에 업고 반란을 일으켰다. 독일 나찌 히틀러와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가 프랑코에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지원했다. 내전 초기 민중의 저항은 대단했다. 이들의 편에 선 사람들은 세계적인 지성인들과 문학예술인들이었다. 앙드레 말로,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 오웰, 스티븐 스펜스, W·H 오든 등등을 비롯한 수만명의 외국의 명사들이 스페인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칼은 펜을 이겼다. 1938년 1월 바르셀로나가 반...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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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먹은 유일한 돌이 소금이다. 사람의 체액은 0.9%가 소금물이다. 지금은 겨울에 눈이 쌓이면 길바닥에 뿌릴 정도로 흔한 소금이지만, 한때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던 시절도 있었다. 고대 이집트 미라의 방부제에서부터 중국의 만리장성 축성비용, 프랑스혁명, 미국 독립전쟁에 이르기까지 ‘하얀 금’ 소금은 역사의 중요 고비마다 지대한 역할을 했다. 고대 로마문명을 ‘소금에 절여진 문명’이라고도 한다. 대로마제국 형성에 소금의 뒷받침이 컸기때문이다. salary(봉급), soldier(병사), salad(샐러드) 등은 모두 라...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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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테일러박사는 중학교 졸업후 고등학교에 가지 못했다. 외국어시험에 늘 낙방했기때문. 캐나다출신인 그는 대학에 갈 꿈도 꾸지 못했는데, 미국 앨버타대학이 그를 받아주었다. 과학에 엄청난 재능을 보인 그를 그냥 썩힐 수 없어서였다. “대학에서 라틴어와 독일어를 이수할 것”이라는 ‘조건부 입학’을 시킨 것. 그는 간신히 턱걸이로 외국어시험을 통과했다. 그는 14살때 이것저것 약품을 섞어보다가 폭발해서 손가락 3개가 날아가고 팔뚝에 유리파편이 박히고 얼굴은 피투성이가 됐다. 어머니가 한사코 ...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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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자 막료 조참이 재상에 올랐다. 전쟁에 도가 터였지만 정치엔 문외한인 조참은 노자의 정치철학을 공부한 한 도인에게 ‘재상이 해야 할 일’을 물었다. 도인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작은 생선을 굽듯 살살 달래가며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며 노자가 말한 ‘治大國 若烹小鮮(치대국 약팽소선)’을 당부했다. 참견을 줄이고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말라는 뜻이었다. 宰相의 宰자는 ‘요리하는 사람’. 주방칼로 막중대사를 재단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 그래서 아무에게나 칼을 잡게해서는 안되며 칼을 마구 써서도 안된다....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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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태고종이 얼마전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합동득도수계산림(合同得度受戒山林)을 열었다. 스님이 되는 기초훈련인 이 과정을 마치면 ‘사미계’를 받고 3~4년을 더 공부하면 정식 스님이 된다. 지난해 전 KBS 사장 박현태씨가 바로 이 과정을 밟아 지금 벽련사 주지스님이 됐는데, 기자와의 대담에서 “세상을 버리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고 했다. 올해 28회째의 합동교육에는 ‘사상 최대의 인원’이 참가했다고 한다. IMF직전인 1999년에는 199명이었는데, 올해는 281명이 참가, 264명이 수료했다. 세상을 등지고 싶은 사...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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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돈놀이꾼’ 조지 소로스가 돈보따리· 도시락 싸들고 재선 저지운동에 나섰고, 반전파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화씨 911’을 제작해 ‘STOP BUSH’를 외쳤으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투표함에 담긴 표심은 테러 응징, 대량 살살무기 확산 방지 구상(PSI)을 외치는 ‘미국 안보사령관’ 부시 재임용이었다. 미국의 44대 대통령 선거가 부시의 승리로 일단락되자 한국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파장을 분석하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네티즌들의 대체적인 분석은 ‘김정일에게는 악재’·‘노무현 대통령에겐 곤혹일 것’으...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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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0년 산업혁명은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가혹했다. 손으로 양말을 짜던 수공업 노동자들은 직물기계가 나타나면서 실업자로 떨어졌다. 수십명이 하던 일을 한 두명이 기계로 해버리니, 실업자가 대량 쏟아져나왔고, 절망에 빠진 노동자들은 비밀결사를 조직해 도시게릴라가 됐다. 공장주를 협박하고 기계를 파괴하고, 결국 유혈극이 벌어지고, 주동자들은 투옥되고 교수형을 당했다. 20세기 말에도 ‘기계·기술 파괴운동’이 나타난다.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지경이 될 것...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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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끝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밤비노의 저주’는 풀렸으나 아직 미국 야구에 풀리지 않는 저주가 몇 있다. 그중 하나가 ‘염소의 저주’. 1945년 시카고 커브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맞붙었다. 시카고 팬인 빌리 시아니스는 염소를 몰고 구장에 들어가려다 직원들의 저지로 쫓겨났다. 그는 “시카고가 홈구장에서 다시는 월드시리즈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시카고는 그 해 디트로이트에 3승4패로 졌고 그 59년간 월드시리즈에 한번도 못나갔다. ‘맨발의 저주’란 것이 있다. 1906년과 191...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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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미국에서는 금주운동이 맹렬히 벌어졌고, 급기야 이것이 ‘금주법’을 제정하는데까지 이어졌다. 미국이 당시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하고 있었는데, “식량도 모자라는 판에 곡물로 술을 만들다니. 죽기 살기로 일을 해야 할 戰時에 술취한 자들이 많으니 작업능률이 떨어진다. 독일놈들이 맥주에 빠져 있는데, 우리도 그래야 하는가. 금주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금주법을 만들자” 이런 소리가 높아지자, 마침내 미국은 연방헌법 제18조에 “미국 영토내에서 알코올음료를 제조하거나, 판매, 운반하거나, 수출입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란...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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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사회를 말할때 ‘라그나그 현상’이란 것이 있다. ‘걸리버여행기’에 나온 말로, 걸리버가 대인국 소인국을 두루 여행하던 중 ‘죽음을 소망하며 살고 있는’ 라그나그국에 들렸다. 이 나라에 사는 주민들은 고독, 우울증, 치매에 시달리면서 아집과 완고때문에 생기는 갈등으로 아비규환상태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어 사람들은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와같이 고령화는 진행되고 있는데 고령으로 빚어지는 불행에 아무런 대비가 없는 것이 ‘라그나그현상’이다. 한국이 급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증...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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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는데, 국무총리가 남의 나라에 가서까지, 특정 신문들을 비난하고 특정 정당을 비하하는 ‘정치적 막말’을 내뱉어 벌집을 쑤셔놓더니, 급기야 독설마당이 펼쳐진다. 朴弘서강대 이사장은 ‘젊잖은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 한 포럼에서 “소위 386붐을 타고 국회의원이 됐지만 공부 안하고 데모나 한 사람들이라 지식도 별로 없으면서 목에 힘주고 다닌다” 했고, 진보세력에 대해 “이들은 반미와 친북을 주도해 남한의 내부전쟁을 일으켜 북이 점거하도록하자는 것”이라 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중...
삼촌설
경북일보
200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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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급히 먹은 밥에 체한다. 차면 넘친다고 한다. 빨리 하려고 하면 도달하지 못한다. 즉 어떤 일이든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일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최근 성매매특별법 후폭풍이 선조들이 남긴 ‘삶의 지혜’를 되새이게 한다. 경제정책 총괄부서인 재경부가 성매매특별법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나 떨어질 것을 예상하면서도 대놓고 후유증을 걱정 못해서 끙끙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전체 생산활동인구 4% 수준 1백여만명의 향락산업 직간접 관련자들 수입이 연간...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