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공계출신들이 푸대접받는다는 푸념이 나온지 오래고, 고위직에 올라갈 수록 기술직 공무원 수가 현격히 줄어든다. 그런데 그 원인의 일부가 바로 이공계출신 자신에게 있다. 과학기술자들은 공식이나 계산에는 익숙하지만, 글쓰는 일에는 영 어두워서 엽서 한장 쓰는데도 진땀을 흘리는 수가 많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제안서, 보고서, 기획서, 투자유치서, 제품설명서 등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할 일이 많다.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그만 ‘무능한 사람’으로 찍히게 돼 있고, 심하면 직장을 잃는 수도 있다. 미국, 프랑스 ...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06
-
16세기 초 영국은 유럽의 후진국으로 국가부도 직전에 놓여 있었다. 종교분쟁으로 인한 심각한 내분, 화폐가치 급락, 급격한 인플레이션, 강국 스페인과 프랑스로 부터의 위협 등 내우외환이 겹쳤다. 그러나 영국은 이 모든 위기를 극복,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했다. 영국을 강대국으로 탈바꿈시킨 힘은 여왕 엘리자베스1세의 똘똘한 리더십에 있었다. 영특하고 박식한 엘리자베스는 리더의 자질을 갖춘 준비된 정치가였다. 정치, 인문, 종교 등 어느 분야든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었으며 철저한 르네상스적인 문화인이였다. 그리고 ...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05
-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위용은 외국인들이 입을 딱 벌릴 정도고, 월드컵경기장은 아름답기 그지 없으며, 최첨단 고속철도가 달리고 있다. 실로 ‘아시아의 허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설들이다. 그러나 외국인들 보라고 써붙여놓은 영어 안내문을 보고 폭소 실소를 금치 못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허우대만 멀쩡한 바보’를 보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휴지는 변기 안에 넣어주세요”라고 쓴다는 것이 “휴지는 변기 안에 있어요”란 영어가 되고, “카트를 밀고가려면 여러...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04
-
‘고향 표밭’으로 추석에 귀성한 의원들이 따가운 눈총세례를 받고 국회로 돌아왔다. 생활苦에 지친 민초들이 거침없이 쏟아내는 불만은 가히 경악할 수준. “소금을 확 뿌리고 싶다”는 것은 젊잔은 반응. “구데타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분노의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상류층에서 극빈층까지, 영남에서 호남까지, 계층과 지역구분없이 총체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하는 상황에 여권지도부가 화들짝 놀랐다. 이부영 여당의장은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당시책에 반영하겠다” “국보법 폐지문제도 국민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며 민심 다독거...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02
-
‘빛’은 善이고, ‘어둠’은 惡의 상징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수정돼야한다. ‘빛공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의 불빛때문에 은하수가 보이지 않고, 별들중에서 작은 별은 빛에 묻혀 자취를 감춘다. 반딧불이들은 꼬리에서 나오는 빛으로 서로 대화하고 짝을 부르는데, ‘인간의 불빛’이 너무 밝아 그 ‘효과’를 내지 못한다. 교미를 못하니 개체수가 자꾸 줄어든다. 도로변의 보안등·가로등때문에 농작물의 생장에 지장이 많다. 벼들이 꽃을 피우고 여물어갈때는 ‘짧은 햇빛’이 필요한데, 밤새도록 불빛이 내려쏟아지니 출수, 개화, 결실이 방해를...
삼촌설
경북일보
2004-10-01
-
“차라리 달리는 자동차바퀴에 뛰어들고 싶었다” 몬주익의 마라톤영웅 황영조의 고백이다. 이 말은 마라톤경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말해준다. 육상100m, 무제한급 역도, 그리고 마라톤을 올림픽을 대표하는 3대경기로 꼽는다. 이 3종목은 인간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42.195㎞를 2시간7분내에 완주해야 입상권에 들 수 있는 마라톤은 가장 힘든 레이스다. 100리길을 쉬지 않고 달려야하는 마라톤서 인간이 세울 수 있는 최고기록은 얼마나 될까. 마라톤은 기온 습도 바람 등 여건이 대회마다 다르고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30
-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委 주석의 전격 퇴진으로 중국은 본격적인 후진타오(胡錦濤) 시대를 열었다. 후진타오의 별명은 저조대사(低調大師: 낮은 목소리의 대가). 자기를 과시하지도, 주변을 깔보지도 않는 스타일이다. 후진타오는 권력의 정상에 오르기까지 ‘낮은 포복’으로 일관했다. 린뱌오(林彪)·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등 2인자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신중한 언행으로 일관, 12년여만에 최고 권력을 움켜잡는데 성공했다. 후진타오는 온화한 외모와 함께 ‘무서운 인물’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1989년 티베트...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5
-
탈북자 468명이 대거 입국하면서 앞으로 홍수를 이룰 공산이 크고, 이 일이 하나의 ‘사회 문제’를 만들 것이다. 이들은 입국후 1,2개월간 탈북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받고, 8주간 하나원에 입주해 심리치료와 직업훈련을 받고, 하나원을 퇴소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각 지역으로 배치돼 취업을 하게되며, 그후 5년간 각종 보호속에서 사회적응연습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보호가 해제되고 일반 시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된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고도 한국사회에 잘 적응해 살아가는 예가 많지 않다. 그 원인중 하나는 ‘북한 출신에 대...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4
-
엘리베이터 탈때 문이 열리고 닫히는 짧은 순간을 참지 못하고 ‘열림단추’를 눌러대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지하철 전동차에서 문이 열리면 옆사람을 밀어제치고 황급히 뛰쳐나가는 사람도 많다. 그들 대부분은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벌에 쏘인듯이 서둘르는데 버릇이 든 사람들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처럼 쫓기듯 급하게 할까. 교통사고 세계1위, 부실공사로 인한 각종 사고 다발 등은 과정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목적만 달성하는 ‘서두름증’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들이다. 휴대전화 사용시간 세계1위는 한국사람이 얼마나 성급하게 사는가를 반증해준다.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3
-
체코의 수도 프라하 대통령궁 부근의 한 맥주집에 허룸한 청바지차림의 청년 한 사람이 들어와 앉았다. 어떤 술꾼 하나가 그를 보고 연방 고개를 갸우뚱 고추 먹은 소리를 하다가, “당신, 하벨대통령을 많이 닮았구려” 했다. “내가 대통령을 닮은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나를 닮았겠지요” 하고는 “혹시 나 닮은 대통령이 뽑혔나요?”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바로 몇달 전에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선정된 ‘바츨라프 하벨’이었다. 체코가 소련의 압제밑에 있을 무렵인 1936년 그는 프라하의 부유한 건축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공산체...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2
-
지난번 존 케리를 대통령후보로 지명하는 美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은 케리보다 클린턴 전대통령의 날이었다. 이날 전당대회는 정작 주인공인 존 케리후보는 클린턴열기에 묻혀버리고 ‘빌러리(빌 클린턴과 힐러리 합성어)’가 떴다. 클린턴의 연설에 민주당원들은 아홉번이나 기립박수를 보냈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클린턴을 연호, ‘클린턴 향수’가 전당대회장을 채웠다. 대의원들의 입에서 “클린턴이 다시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르윈스키소동 등 끊임 없는 섹스스캔들로 ‘타고난 바람둥이’란 별명이 붙고, 씻을 수 없는 도덕적...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1
-
고대 이집트시대. 왕자 타미노는 커다란 구렁이에 쫓기는 몸이 된다. 그때 ‘밤의 여왕’의 시녀 3명이 달려와 왕자를 구한다. 여왕에게는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예쁜 딸이 못된 수도승 자라스트로에게 잡혀 있는 것이다. 왕자 타미노는 그 딸을 구하러 간다. 그러나 가서 보니, 자라스트로는 나쁜 수도승이 아니고 매우 덕성이 높은 성인이었으며, 나쁜 쪽은 오히려 여왕이고 그녀는 실로 ‘악의 화신’임이 드러난다. 타미노는 “잡혀 있는 공주와 맺어지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고, 수도승은 “몇가지 시련을 이겨내면 뜻대로 되리라” 한다. 왕...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20
-
미국의 작가 ‘댄 브라운’이 지난해 3월 출간한 ‘다빈치코드’가 800만부의 판매수를 기록하면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정도의 ‘다빈치코드 열풍’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에 발간된 이후 두 달만에 50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우며 베스트셀러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에서 후세를 위한 코드를 숨겼을까. ‘다빈치코드’에 따르면 예수의 옆에 앉아 있는 제자가 (예수와 결혼한)마리아 막달레나 수염이 없는 갸름한 얼굴, 흰 피부와 긴 머리는 영락없는 여성이다.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8
-
장례풍속중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멋스러운 것이 아마 바이킹의 장례일 것이다. 시신을 모시고 바닷가에 나간 상주들은 뗏목배에 나뭇단을 쌓고 그 위에 시신을 눕힌후 썰물을 따라 바다로 흘려보낸다. 뗏목이 저만큼 멀어져갈때 활 잘 쏘는 궁수가 불화살을 쏜다. 불은 나뭇단에 옮겨붙고 뗏목배는 불꽃에 휩싸인다. 불꽃배는 먼 바다로 떠나간다. 조문객들은 불꽃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고 서서 고인을 전송한다. 이것이 바이킹의 명예로운 장례식이다. ‘영원한 화약고’라 불리던 中東 사막지역, 어느 하루 전쟁 없는 날이 없을 때였다. 시체가...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7
-
’리더스다이제스트’지가 각나라 사람들의 ‘정직도’를 조사한 적이 있다. 돈지갑을 길에 떨어트린후 그 회수율을 집계해 순위를 매겼다. 회수율100%의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70%로 4위를 차지, 60%의 프랑스는 35%의 중국보다 정직도가 높았다. 한국이 정직도 상위권에 랭크된 것은 순전히 보통사람들의 양심덕분. 만약 정치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라면 결과는 판이하게 나타났을 것이다. 정치지도자에겐 정직성은 정치생명과 직결된다. 미국의 워싱턴, 링컨, 클리블랜드대통령은 정직성때문에 대통령에 뽑혔지만 닉슨은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6
-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에 있는 찬디모나마을 공립초등학교에는 5~9세 아동 91명, 교장·교사 3명이 있는데, 교장이란 자가 학생 급식에 술이나 대마초를 넣었다고. ‘달’이라는 된장국을 끓이면서 술도 넣고 대마초도 넣었는데, 관내 순시를 나온 행정관에게 학부모들이 고발해서 들통이 났다. “식사시간은 되도록 즐거워야 하고, 음식은 맛있고 짜릿해야하는데, 술과 대마초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교장의 급식방침이지만, 너무 많이 섞은 날은 아이들이 토하기도 했다고. 우리도 보릿고개시절 양조장에서 얻어온 ‘술지개미’로 끼니를 떼운...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5
-
로마의 영웅 시저는 자신의 대머리가 제일 고민이었다. 20살때부터 머리칼이 빠지기 시작했다. 뒷머리에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앞이마까지 끌어오느라 아침마다 오랜시간을 머리와 씨름을 했다. 머리카락은 얼굴의 윤곽이나 인상에 큰 몫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선 곱슬머리가 유행이었으며, 로마시대는 오늘날 못지 않게 다양한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다. 유행의 주기도 너무 빨라서 ‘사랑의 기술’로 이름난 시인 오비디우스는 “도저히 유행을 따라갈수 없다. 매일처럼 새헤어스타일이 출현한다”고 탄식했다. 사람의 머리카락 숫자는 10만~12만...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4
-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배달된 ‘2억원 굴비상자’때문에 한나라당 안상수의원이 곤욕을 치렀다. 의원회관 사무실로 항의전화가 오기도 하고, 안의원 홈페이지에 시퍼렇게 비난하는 글이 오르기도 한다. 신문 ‘動靜란’에 안시장 사진과 안의원 사진이 바뀌어 실린 예는 비일비재하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비슷해서 ‘이미지’가 중요한데, 때로는 ‘엉뚱한 덕을 보기도 하고, 엉뚱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 한나라당 박세환 현의원은 4성장군출신의 박세환 전의원과 이름도 같고 정당도 같고 국회상임위(국방위원회)도 같아서 우편물이 수 없이 뒤바뀌어 배달되...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3
-
최근 경제지(經濟紙)의 칼럼니스트가 서울 시중에 나도는 소담(笑談)을 소개했다. 6명의 전현직 대통령에게 소 1마리를 가져다 바쳤을 경우 반응의 형태를 상정한 우스갯 소리. 박정희: 3마리로 늘려서 몰고 오시게(증산 유도). 전두환: 당장 다 모여(하나회를 집결시켜 소를 잡는 큰 잔치를 벌이려고). 노태우: 누구 본사람 없어요(독식하려고). 김영삼: 현철이와 처리 방법을 논의하시게(차남에게 힘을 실어 일을 풀려고). 김대중: 1마리 더 없는가요(은근히 욕심을 부림). 노무현: 어떻게 처리할지 로드맵을 만들고 이 소의 과거를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1
-
우리나라 사람들은 3, 5, 7같은 홀수를 좋아하는데, 중국사람들은 6, 8, 9같은 짝수를 좋아한다. 중국에서는 휴대폰 가격이 번호에 따라 다르다. 보통은 한대에 60~500위안 정도 하지만, 여기에 8, 9, 6같은 ‘吉數’가 붙으면 가격이 뛴다. 뛰는 것도 보통으로 뛰는 것이 아니라 ‘폭등’을 하는데, 이런 숫자 한 두개만 들어 있어도 값이 100배로 치솟는다. 중국 북경 번화가에 있는 한 전자제품상사가 휴대폰 하나에 ‘38만위안’이란 정가를 붙였다. 우리돈으로 치면 5,700만원이다. 또 ‘28만위안’짜리 휴대폰도 ...
삼촌설
경북일보
2004-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