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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허허벌판에 한 소녀가 앉아 있다. 이 까만 소녀는 마를대로 말라 몸통보다 머리가 더 크게 보일 정도다. 굶주려 금방 쓰러질 것같은 어린 소녀 앞에 커다란 독수리 한마리가 내려앉았다. 독수리는 소녀를 노리며 다가오고, 어린 아이는 겁에 질려 있다. 사람의 시체를 많이 먹어본 아프리카 독수리의 위협적인 자세와 곧 죽음을 맞을 어린 아이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독수리와 소녀’란 제목이 붙은 이 사진은 뉴욕타임스의 캐빈 카터기자가 찍었고, 1994년 4월 퓰리처상 사진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 상은 캐빈 카...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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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에서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점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생물학적 性(sex)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18세기말이고,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세기 들어서였다. 그 이전시기는 신이 남과 여를 다르게 만들었고, 각각 다른 역활을 부여했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이때가 남성우월론의 황금기였다. 남성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일 먼저 동원된 학문이 ‘골상학’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지적으로 열등한 것은 작은 두뇌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학설은 곧 근거 없음이 드러났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란 법이 없...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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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이 최근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 아시아지역을 순방했는데, 그 행차가 퍽 쓸쓸했다. 3년전 클린턴 전대통령이 순방했을 때는 사진이나 같이 찍자고 정상들이 줄을 서고, 고사찰, 주택, 공장, 병원 등을 둘러보는 여유도 가졌었는데, 부시는 간단한 연설과 짧은 면담후 쫓기듯 돌아가며 ‘나와 아시아의 생각사이에는 시각차가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태국을 방문했을 때는 시민들이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탁신총리가 동원한 사람들이 환영을 ‘연출’했음이 들통났다. 탁신총리는 정상회담 기간을 공휴일로 정해 놀...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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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晋)나라에 ‘주의’라는 선량한 관리가 있었다. 하루는 친구가 찾아와 당대 현인으로 숭앙받던 악광과 비견된다면서 주의를 치켜세웠다. 겸손이 몸에 밴 주의는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어찌 내가 감히 악광과 비견될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마치 추녀 무염을 천하일색 서시에 비하는 격이다. 그런 비유가 서시에겐 얼마나 당돌한 짓인가” 했다. ‘당돌(唐突)’은 너무나 상식에 어긋날때 쓰는 말.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돌출성 언행을 보일때 당돌하다 한다. ‘당돌’과 ‘돌출’의 ‘突’자는 개(犬)가...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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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러시아 모스크바 한 극장에서 희한한 노래자랑대회가 열렸다. 법무부 산하 ‘후견인협회’와 한 음반제작사가 공동주최했고, 대회에 출전한 사람은 죄수들. 러시아 전역 90만명의 수감자중 지역예선을 거쳐 23명이 결선에 올랐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불렀는데, 입상자들은 ‘즉시 석방’이라는 賞을 받았다. “시인, 작곡가, 가수의 재능을 겸비한 죄수라면 자유를 주어 마땅하다”는 것이 이 상을 주는 이유였다. 최종결선장에는 국회의원, 문화위원장, 법무부 간부 등 수백명이 왔고, 세계교도소협회 유럽지부장도 초청돼...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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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90년 로마군에 의해 포위된 예루살렘은 최후의 순간을 맞고 있었다. 유대인들이 위대한 학자로 추앙하던 벤자카이는 예루살렘을 포위한 로마군들의 화톳불을 바라보면서 “이제 패배를 인정할 시기가 왔다. 로마인이 파괴할 수 없는 것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벤자카이는 미래의 유대인을 위하여 한알의 씨앗을 뿌리려면 로마군의 사령관을 만나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는 하인들에게 자기가 중병에 걸려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게 하고, 스스로 관속에 들어갔으며, 하인들은 그 관을 메고 예루살렘城 밖으로 나갔다. ...
삼촌설
경북일보
200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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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전쟁때 한 싱거운 사람이 ‘미군이 단숨에 이길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띄웠다. 이슬람교도들에게는 돼지고기가 ‘절대적 금기’사항이니, ‘폭탄에 돼지기름를 넣어서 아프간 군인들이 숨어 있는 동굴에 쏘아넣으면, 그들이 극심한 모욕감을 느껴 뛰쳐나올 것이므로 그때 잡으면 된다고. 미국 항공사들이 9·11테러 이후 심한 불황을 겪었다. 테러가 겁나서 사람들이 비행기 타기를 꺼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어떤 웃기는 사람이 ‘멋진 방안’을 내놨다. 女승무원들에게 비키니수영복을 입히자는 것. 이슬람은 여성의 벗은 몸을 도저히 볼 수 없으...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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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영화의 백미는 마론브란드가 주연한 ‘代父’이다. 이탈리아 시실리계 마피아두목 돈·콜레모네는 탓타리라피인의 마약사업을 비판했다가 저격을 당한다. 콜레오는 다섯발을 맞았으나 기적적으로 회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학출신인 막내아들 마이클이 조직에 가담, 탓타리아의 두목과 비호권력인 경찰간부를 사살한다. 그 일로 마이클이 외국으로 피신, 숨어다니는 동안 장남 소니가 암살당하고 콜레오네일가는 몰락위기에 몰린다. 급거 귀국한 마이클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자 라이벌들과 배신자들을 제거, 기반을 다진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 ...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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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의 오폐수는 끝없이 바다로 흘러든다. 이것이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쌓인다면, 바다는 이미 오래전에 썩어 악취를 풍기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개펄에는 여전히 빵게, 고둥, 모시조개, 낙지, 갯지렁이 등이 살고 있어서 바닷가 주민들의 생계를 받쳐주고 있다. 누가 이런 청소작업을 해주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전공학자 ‘크레이그 벤터’박사가 미세한 필터로 물속의 부유물을 걸러내 유전자분석을 해보았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지의 생물들이 물속에 있었고 이들이 ...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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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요리 빠지고 조리 빼먹고.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홍콩까지 바라지 않네요. 울릉도라도 보내줬음 좋겠네요” “확실하게 그냥 몇번 데이트만 한건지, 그 이상인지, 바보처럼 속정까지 홀랑 빼주지 말고…” “연애는 생활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야” TV드라마에서 성적 불만에 가득한 주부와 바람난 유부녀가 첫사랑 남자에 흔들리는 이웃집 주부에 하는 대사. 온가족 모두 불륜을 저지르는 콩가루집구석을 그린 영화 ‘바람난 가족’은 30~40대 여성관객들이 몰려 대박을 터트렸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제작사가 여성포털사이트 애용...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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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할머니들이 그 앞을 자꾸 왔다갔다 한다. 관심을 좀 끌어서 동무 삼아볼까 해서인데, 할아버지들은 본척만척이다. 할머니들은 ‘극약처방’으로 옷을 훌렁 벗고 그 앞을 지나갔다. “저 할망구들이 무슨 옷을 입은거야?” 한 노인이 물으니, 다른 노인이 “글쎄, 다림질을 전혀 안한 옷을 입은 모양인데…” 누드도 누드 나름이란 유머.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희한한 사냥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옷을 모두 벗고 운동화 하나만 신은 여자들이 도망을 가면 남자들이 게임용 페인트볼 소총으로 쏘아맞히는 놀이. 이 게...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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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은 천하통일 이듬해인 BC219년 동쪽으로 순행(巡行)했다. 태산에 올라 제단을 쌓고 천신과 지신에 제사를 올리는 봉선제(封禪祭)란 의식을 행했다. 봉선제란 天子가 천하를 통치할 운명과 명령을 천신과 지신 모두에게서 받았음을 선포하는 제사의례였다. 지난 16일 중국의 유인우주선 신저우(神舟)가 무사히 귀환했다. ‘신저우’란 이름은 도교신학에서 나온 것으로 천상과 지상, 지상과 수계(水界)를 이어주는 상상의 배 이름이다. 중국 지도부는 ‘신저우’의 귀환성공을 ‘공산당 통치는 天命에서 비롯된 것’으로 승화시켰다. ...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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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각 나라들이 다 그렇지만, 유럽 여러 나라들의 침략과 압제에 신음하다가 제2차세계대전 후 독립은 했으나, 끊임 없는 쿠데타와 政爭으로 편할 날이 없다.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의 경우, 북부는 이슬람지역이고 남부는 그리스도교지역이어서 그 갈등 마찰은 영원한 암초다. 이 나라는 산유국이어서 국민총생산량은 제법 괜찮으나 인구가 너무 많아 1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790달러. 지난번 대구U대회때 갖은 말썽을 다 부렸던 선수들이 나이지리아팀이었다. 당초 120명의 선수단을 보낸다 했다가 대회 1주일을 남겨두고 100여명만 참...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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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감숙성에는 ‘주천(酒泉)’이라는 곳이 있다. 한무제가 서역을 공략할때의 일이다. 그는 서역 정벌에 큰 공을 세운 지휘관에게 어주 한 병을 하사했다. 사막지대서 악전고투하면서 오랫동안 술을 입에 대보지 못한 장군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그 지휘관은 하사받은 어주를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오아시스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 오아시스물을 장병들과 나눠마셨다. 그때부터 그 지휘관의 부하사랑을 기려 그곳을 ‘주천’이라 불렀다. 1841년 미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터’를 졸업한 셔먼장군의 부하사랑도 극진했다. 그는 찌는 듯한 더위로부...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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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개나리가 피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었다. 포항시내에서도 겨울에 어쩌다 화창한 날씨를 보이면 개나리꽃이 오졸 없이 핀다. 경주 남산의 골짜기들 중에서 진종일 그늘이 져 있는 은적골의 진달래는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에도 철 없이 한두송이 꽃잎을 내민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철모르는 꽃들이 너무 많다. 부산시 동삼동에서는 태을풍 맞아 목련 잎들이 말라버렸는데, 다시 새잎이 뾰족뾰족 올라오더니 덩달아 봉오리도 같이 올라오고 지금은 화사한 목련꽃이 만개해 있다. 고령군 다산면 다산파출소에 있는 200년생 동백분재가 20여송이...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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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때 국면전환을 위해 ‘선위(禪位)파동’을 일으킨 임금이 더러 있다. 선위란 임금이 살아 있는 동안 후계자에게 양위하는 것. 태종, 선조, 영조 등이 선위파동의 대표자들이었다.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을때 정적을 제거하거나 국면 돌파를 위한 승부수가 선위였다. 태종은 재위 18년동안 4차례의 선위파동을 일으켰다. 1407년 재위 7년째되던 해 태종은 갑자기 양녕에게 선위한다고 했다. 원경왕후와 갈등을 빚고 있을 무렵 ‘외척을 제거하기 위한’선위파동이었다. 그때 태종의 나이 38세, 누가봐도 권좌...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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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는 주로 사람과 동물들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난다. 질기다고 질경이라 불리는지는 모르나, 어지간히 밟혀서는 눈도 끔쩍않고, 씨앗은 많이 밟힐 수록 좋다. 작고 납작한 씨앗은 발바닥에 붙기 좋아서 먼 고장으로 시집을 갈수 있다. 그것도 식물의 지혜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질경이를 ‘끈질긴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긴다. 얼마전 파리에서 한 ‘질경이 여인’의 사망40주기 기념행사가 있었다. ‘샹송의 代母’로 불리는 ‘에디트 피아프’를 기리는 추모행사였다. 프랑스영화에서 자주 들었고, “샹송이란 저런 것이로구나” 했던 그 귀에 익...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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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개혁·도덕성을 내세워 한국정치·사회의 기득권 구조를 깨는 일대 물갈이를 시도하는 ‘노무현 정치’가 벼랑에 섰다. 노대통령의 20년 집사가 11억 수재혐의로 구속됐다. ‘분단상황이 낳은 경계인’을 자처하던 송두율교수가 검찰의 집요한 신문을 받고 있다. 거액의 국고지원을 받는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가 1순위로 초청한 해외거주 민주화인사 송씨가 북한노동당 후보위원서열 23위란 거물급 공작원이란 사실이 국정원 수사팀에 의해 밝혀졌다. 법무장관이 엄호하고 문화장관이 감싸고 대통령까지 포용론을 폈던 송씨를 ‘법과 원칙’을 고수...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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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들이 요즘 좋은 세월 다 갔다고 탄식한다. 경기는 좀처럼 안풀려 환자수는 줄고, 건강보험료는 삭감되고, 開院醫는 늘어나니 경쟁은 갈수록 힘겹다. 그래서 의사들 사이에는 自嘲섞인 신조어들이 오가고 있다. 하루 종일 환자가 없으면 ‘퍼펙트게임’, 환자가 왔으나 이것저것 묻기만하고 그냥 돌아가버리면 ‘포볼’, 오는 환자란 사람이 친인척이거나 생활곤란자들이어서 돈 안되는 것은 물론 되레 차비라도 쥐여주어야 할 경우는 ‘데드볼’이라 한다. 환자가 줄을 이어서 코에 단내 나도록 바빴던 옛시절을 회고하는 造語들도 있다. 오전...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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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사건으로 ‘경계인(境界人)’이 요즈음 화두다. 이쪽에도 저쪽에도 끼지 못하고 경계선위에 서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부정적인 의미로 ‘기회주의자’혹은 ‘회색분자’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솝우화에 ‘경계인’의 속성과 운명을 말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갈가마귀 한마리가 어쩌다 자기가 몸집이 그중 크다는 이유로 자기종족인 다른 갈가마귀들을 경멸했다. 그래서 그는 까마귀떼에 끼어서 까마귀행세를 했다. 그러나 겉모습과 목소리가 생소한 갈가마귀를 미심쩍게 여기던 까마귀들은 그를 무리에서 쫓아내버렸다. 갈가마귀는 도리 없이 동족에게...
삼촌설
경북일보
2003-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