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에릭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 라는 화두로 우리들에게 설득력 있는 질문을 던진 일이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작금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doing’ 와 ‘어떤 사람인가? being’ 가 또 화두가 되어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를 받고 있다. 직장을 얻지 못해 안절부절 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냐? 의 문제보다는 분명 무엇을 하고 있느냐? 가 우선적인 질문의 대상임에는 분명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슨 일을 하느냐?’ 자체가 무시 될 ...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준을 말하라면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이웃에는 분명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아동 보육 기관에서 아동들의 인권 침해 사례가 드러나면서 또 한 번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가정과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을 보호해 주고, 양육해 주겠노라는 마음은 천사의 마음이다. 자기 자식처럼 돌보아 주고 뒷바라지 해 준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
사람은 스스로 독한 마음을 먹으면 자신의 생명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무섭기도 한 존재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의지대로 끝내 버린, 그래서 우리 곁을 떠나버린 사람들도 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얼마나 괴롭고 아팠으면 그랬을까?’ 하며 연민의 정을 보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았어야지!’ 하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사람의 목숨은 스스로 끝내기에는 너무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생명을 파탄 내는 사람이나, 또는 남의 생명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에 대한 일그러진 모습...
‘너무 어이없는 일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사람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말 못할 억울함이 있었을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전방 부대 GP 총기 난사 사고에 대한 충격과 놀람에 대한 만나는 사람들 마다 나름대로의 반응들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사고를 일으킨 그 원인이나 동기를 단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가슴만 멍할 뿐이다. 아직도 모두가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례식도 끝났건만 가...
20대 부부가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4개월 된 딸이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죽어있더라는 뉴스를 접했다. 그들 부부는 평소에는 두 시간 정도 하던 게임을 그날따라 네 시간을 했다고 한다. 두 시간만 하고 집에 돌아올 것을....후회한다고 한다. 20대 부부라는 말의 뉘앙스 속에는 무엇인가 좀 가볍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가볍기 때문에 가정생활도 가볍게 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부부 생활도 가볍게 즐기면서 했을 수 있겠고, 아이도 가볍게? 낳았을 수 있겠고, 그리고 아이 양육도 가볍게 했을 수...
며칠 전, 하늘나라로 가신 95세 된 할머니의 입관예식이 있었다. 예식을 집례하기 전에 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려고 입관하는 현장에 들어갔다. 생전에 그렇게 깔끔하고 정결하셨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단편적으로 편집하여 생각을 해 보며 추모했다. 그러던 내 눈에 문득 영안실 안쪽 옆 벽면에 걸려있는 칠판이 들어왔다. 그 칠판에는 영안실로 들어 온 주검의 순서와 이름과 나이. 사망시간, 그리고 사망 장소를 기록할 수 있도록 칸이 만들어져 있었다. 전부 8명을 기록할 수 있는 칸이 있었는데 ...
주일 오전, 교회로 들어가기 위해 서재를 나설 때였다. 나의 서재가 있는 교육관 4층 건물에는 현관과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 외에는 창문이 없다. 그런데 참새 한 마리가 현관으로 날아들어 왔다가 현관 3층 창틈 사이에 끼어 퍼덕이고 있었다. 문제는 내 손목이 굵어 참새를 꺼낼 수 없었다는데 있었다. 아무리 요령을 부려 봐도 나의 큰 손을 가지고서는 구제불능의 상태였다. 그 때 마침, K선생이 어린이 교실로 올라오고 계셨다. 도움을 요청했다. K선생의 부드럽고 자그마한 손이 참새를 결국 건져내어 넓은 세상으로 돌려보낼 수 있...
‘하루는 부부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숨을 죽인 채, 아버지와 어머니가 거실에서 싸우는 소리를 마음 졸이며 듣고 있었다. 부부 사이에 점점 더 언성이 높아지더니 급기야 화를 이기지 못한 아버지가 쫓아가더니 주방에 있는 가스밸브를 틀었다. 그리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말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 안에 불길이 크게 치솟기 시작했다. 방안에 있던 아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방문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나와서 보니까 거센 불길이 아파트 안에 ...
내가 나를 보는 것을 자아관(自我觀, self image), 또는 자아개념(自我槪念, self concept)이라 합니다. 인간의 자아관에는 부정적 자아관과 긍정적 자아관이 있습니다. 자기 관리를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성공적인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가지 요건을 성실하게 실천함으로서 가능합니다. 그 첫째가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며, 둘째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며, 셋째는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듬는 것이며, 넷째는 자기를 온전하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
대중가요 가수 중 이효정 가수가 있다. 그가 부른 노래 중에 〈우리 어머니〉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그 가사를 보면 이렇다. 〈긴 머리 땋으시고 은비녀 꽂으시고 옥색치마 차려입고 사뿐사뿐 걸으시는 천사처럼 고왔던 우리 어머니 여섯 남매 배곯을까 치마끈 졸라매고 가시밭길 헤쳐 가며 살아오셨네. 헤진 옷 기우시며 긴 밤을 지새우던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어 대면은 어머님도 울었답니다./ 긴 머리 빗어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 분단장 곱게 하고 내 손잡고 걸으실 때 마을 어귀 훤하셨네. 우리 어머니 여섯 남매 자식걱정 밤잠을 못 이루고...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의 문제는 인류 역사가 존재하는 한에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과제일 것이다. 어떻게, 얼마나 투자하고, 가르치고, 먹이고, 입히고, 건강하도록 키워야 하는 것은 부모 된 모두의 관심사일 것이고, 그렇다면 기왕이면 남들보다 더, 더, 더 잘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녀들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자녀들은 부모가 원하는 방향, 원하는 수준으로만 성장해 주지 않는데 부모의 딜레마가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의도대로 성장해가는 인간 로봇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리고 아직은 세상적인 경험이 부족하지...
일전에 독서그룹에서 김승옥님의 ‘무진기행’ 읽기로 했다.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들을 둘러봤으나 결국 권수를 채우지 못하고 말았다. 잔뜩 ‘무진기행’ 에 들떠있던 아줌마 학생들에게 약간의 미안한 감이 들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더라면 인원수에 맞도록 책 권수를 구해 올 수도 있었을 터인데 나의 게으름과 나태함이 한 몫을 하는 통에.... 그러나 몇 해 전에 읽었던 ‘무진기행’에 대한 남다른 나만의 감동을 그대로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었기에 그 게으름과 나태함이 오히려 나의 위로함이 되었다. 시내 세 군데의 서점을 둘러보면서 ...
봄의 축제가 한창이다. 너무 아름답다. 살아있다는 것이 마냥 감사한 계절의 절정에 서 있다. 신비롭고 오묘하게 피어오르는 봄의 세계가 가슴 설레게 한다. 어디를 보아도 희망만 솟아오르는 것 같아서 그 감동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계절마다 주는 의미가 다르겠지만 그 중에서 봄이라는 계절은 살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는 의지를 불어넣어 주는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계절에게는 붙여주지 않고 유일하게 봄에게만 붙여주는 말, 이다. 단순한 봄이 아니라 이다. 지금 땅위에는 봄의...
마사회의 전직 회장 2명이 대(代)를 이어 뇌물 파티를 벌였다니 충격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고석구 당시 수자원공사 사장이 역시 뇌물 수수 혐의로 걸려드는 등 연이어 터지는 공기업 비리를 대하는 국민으로서는 마치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겨 놓은 듯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는 꼴을 계속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기업의 구조적인 비리를 발본색원할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마사회의 윤영호 전 회장과 그의 후임인 박창정 전 회장이 시설관리용역업체 등에서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으며 이들...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의 공통점은 피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나면 “피곤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합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거의가 다 정신적 긴장과 무력감 때문에 신경성 설사를 하게 되고 아니면 소화불량과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호소를 많이 듣게 됩니다. 무엇 때문에 모두들 그렇게 바쁜지 모릅니다. 바쁜 것으로 말하면 한국인보다 더 바쁜 민족은 없다고들 합니다. 해외 여행을 하면서 경험하는 것이지만 모든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연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빨리 빨리”입니다. 무엇이...
며칠 전, 갈증 때문에 생수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늦은 밤, 편의점 안에는 대학생같이 보이는 여종업원이 카운터에서 “어서 오세요”라며 눈길은 주지도 않고 형식적인 인사를 했다. 그 곁에는 같은 또래의 남학생 둘이 함께 있었다. 그들은 재미있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는 생수를 찾으러 편의점 냉장고 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 때 언뜻 들려오는 말이 “니네 엄마 용돈 많이 주잖아. 그런데 뭐 하러 취직해서 눈치 보면서 피곤하게 살려고 그래. 취직하지 말고 알바-아르바이트-하는 데나 알아봐. 그게 훨씬 좋아. 내가 주유소...
‘물의 날’이 지났다. 언뜻 지나면서 들었던 뉴스보도를 통하여 듣게 된 내용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내용들이었다. 물 부족 국가라는 것과 우리나라의 물 소비량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많다는 사실은 쉽게 흘러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았다. 중동지역에는 오래 전부터 물 전쟁이 있어왔다고 한다. 물을 차지하는 국가가 결국 부를 차지하게 된다는 원리에 충실하고 있단다. 그래서 역사 속에 있어왔던 전쟁들은 물 전쟁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의 날이 지난 후, 어...
사람이란 누구나 나름대로 삶의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자신의 인생을 기준삼고 평가하고 저울질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을 살아 갑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분명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사람이란 자기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은 이 삶의 법리(法理)를 상관치 않으면서 인생의 거래금(去來今)을 계수하려 합니다. 모든 불행은 거기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삶의 질문 하나를 받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떻...
며칠 전인가 보다.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는데, 골목길과 인접한 주택에서 젊은 아주머니의 소리가 길가로 흘러 나왔다. 언뜻 듣기에 아이를 야단치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직장생활을 하는 분 같았고, 아이 둘은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런 가정으로 보였다. 듣기에는 아이가 자기 어머니에게 무슨 거짓말을 한 것 같았고, 아주머니는 엄마로서 교육차원에서 아이 둘을 닦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를 속일 생각하지 마라.”는 것이 말의 핵심이었다. “엄마가 보지 않아도 너희들 뭐하는지 다 알고 있다.”는 논...
우리 주변에는 극한 어려움과 상황 속에서도 삶에로의 의지를 가지고 내일을 꿈꾸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이 있다. 사람의 목숨은 생각보다 그리 간명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약점을 가지고서도 장점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사람은 살고자 하는 것만큼 살아지는 법인 것이다. 장래가 유망한 스물하고도 다섯 살 된 여배우가 스스로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또 다른 우울함을 안겨준다. 왜 죽어야만했을까? 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