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대외적인 상황 변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코 ‘미·중 간의 갈등’일 것이다. 그런데 조금 시각을 달리하면 미·중 갈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국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라 할 것이다. EU, OECD, 아세안 등 어느 권역권을 막론하고 중국과 미국은 제1의 혹은 제2의 교역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가 되어줄 산업이 하나 있다. 바로 ‘해운’업이다. 해운이란 선박이라는 운송 수단을 이용해 화물이나 사람을 운송하는 산업을
2024 청룡(靑龍)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백호, 주작, 현무와 함께 국토의 동서남북을 지켜주는 영물이다.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용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용은 물을 다스린다.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 용왕이다. 상선약수라고 물(水)은 최고의 정의이다. 꿈 중의 으뜸은 용꿈이다. 대표적인 길몽이라는 돼지꿈은 재물복뿐이지만 용꿈은 권력, 재물, 건강을 모두 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용은 웅비와 희망 그리고 호국(護國)의 상징이다.새해는 새로 바꾸고, 새로 다짐하고, 새로 채우는 날이다. 새 공부, 새 생각, 새 몸짓, 새 다짐하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주제를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본,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관계 맺기의 책임”이라고 적은 한 인터넷 해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내용은 차치하고 문장형식에서부터 비문(非文)입니다. “관계 맺기에 요구되는 책임을 강조하는 작품이다”를 어법적으로 ‘관계 맺기의 책임’으로 축약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관계 맺기’가 주체(주어)가 되거든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도 잘못된 표현입니다. “진짜 소중한 것들은 수치나 계산, 책 속의 지식으로는 포착되지 않을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는 우리 독자들도 푸른 용과 함께 승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 드리며 글을 시작한다.다사다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인 만큼 시작은 단순한 주제로 정하였다. 아마도 2024년 한 해 동안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상당수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꼽을 것이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하는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한 사실이지만 가끔 영어가 이해를 돕는데 유용한 경우가 있
어느덧 2023년의 마지막 주이다. 연말(年末)이라는 표현이 어느 때보다 잘 어울리는 주간이다. 연말이 되면 꼭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데, 정말 2023년처럼 다사다난했던 해는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생성형 AI인 ChatGPT를 위시한 여러 종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학계와 산업의 판도를 뒤집어놓기도 했다. 인문학 분야에서는 디지털 인문학(DH) 분야가 약진했고, 주변에서 AI와 무관한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미국의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진짜(authentic)’를 선정한 것, 그리고 영국의
넷플릭스에서 (박훈정, 2021)을 또 봤다. 이번에는 태구(엄태구)가 죽고 재연(전여빈)이 복수하는 장면만 봤다. 몇 번을 봐도 암흑가의 실력자 마(馬)이사(차승원)는 여전히 ‘낭만적 허위’이고 양아치 건달 양사장(박호산)은 여전히 ‘소설적 진실’이다. 이 영화의 재미는 마이사의 허풍이 책임지고 이 영화의 교훈은 양사장의 비굴이 떠맡는다. 마이사는 전편을 통해 능력 있고 잔인하지만 분별 있고 의리 있는 ‘형님’으로 나오지만 현실의 인물이 아니다. 그는 ‘이야기 전통’ 안에서만 살아있는 인물이다. 그와 반대로 양사장은
한국의 출생아 수는 1982년 85만 명에서 2022년 25만 명으로 40년간 3분의 1 이하로 감소하였다. 올해는 지난 3분기까지 태어난 아이가 17만 명대를 기록하여 역대 최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총 출생아 수는 추세를 반영하면 23만 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출생아 수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면서 사회적으로 만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한국은 인구소멸국가 1호로 인구성장률은 OECD국가 중 최저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50년 후 노인 인구는 유소년 인구보다 7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을 제외
오는 2023년 12월 22일, 더 정확히는 당일 12시 27분에 이르면 2023년의 마지막 절기인 동지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자연스레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위한 나름의 시간과 의식(ritual)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동지 전에 일 년 동안 진 빚을 다 갚는 법이다’라는 옛말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자 하는 연말연시의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옛 선조들은 경제적인 빚만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한해 동안 묵은 갈등도 해소하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는 화해와 연대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앞으로 백 번만 더 만나자.”어제 친구들 모임에서 제가 한 말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이니 한 10년은 더 만나자는 말이었습니다. 아주 더운 날이나 명절이 끼인 달에는 건너뛰기도 하니 1년에 열 번 정도 만나는 사이입니다.“중간에 포기하지 말고.”그런 말을 하게 된 연유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몇 사람(집)은 사정상 불참하고 다섯 집만 모였습니다. 늘 그래 왔듯이 남녀 좌석을 분리해서 담소의 편리를 도모했습니다.여행 이야기, 영화 이야기, 자식들 이야
세상 아래 더는 새로운 것이 없다. 융복합이 삼는 모토이기도 하다. 새로움이란 것이 기존의 것을 ‘서로 잇고 연결하고 조합하는’ 편집과 큐레이션을 통한 재가공일 뿐이라는 것이다. 창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므로 생성과 창의를 위한 핵심 원리인 것이다. 세상의 변화와 전환의 목표이자 방법론적 도구로서 융복합이 강추되는 이유이다.융복합! 두 가지 이상이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거나 그렇게 합하여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때는 참으로 생소한 용어였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서로 이질적인 것들과의 혼성으로 보다 큰 혜택과 이익
한 해가 저물어간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은 청룡의 해다. 신령스러운 짐승의 힘찬 기운을 받아 국민들의 기가 펄펄 살아나면 좋겠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기를 염원한다.때마침 연말연시를 맞아 좋은 소식이 들린다. 청년을 위한 뉴스다. 정부가 고립 청년과 은둔 청년들이 바깥세상에 나오도록 돕기로 했다. 청약에 당첨되면 2%대 금리로 40년간 빌려주는 정책도 시행한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저마다 청년 정책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썼다. 청년이야말로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청년의 기
2023년도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2023년을 보내면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성공을 이룬 경우보다는 실패했거나 못내 아쉬웠던 경우가 마음속에 남는다. 상황을 잘 판단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했더라면 실패를 막고 좀 더 나은 성취를 이루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국가 차원에서 따져보니 올해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2030엑스포 유치 실패, 새만금 국제잼버리대회 운영 실패, 정권의 인사 검증 실패가 떠오른다.2030엑스포 유치 실패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
국립안동대학교 해양문화연구원이 올해 초에 개원했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해양문화자원과 해양문화콘텐츠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거점 기관의 필요성이 경상북도 차원에서 제기되었고, 국립안동대학교 해양문화연구원이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개원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포항 지역 어촌계를 중심으로 해양문화자원에 대한 현지 조사 및 문헌 조사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그 중 포항 어촌 마을의 ‘전설’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전설은 ‘증거물’과 함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증거물은 주로 산, 돌, 나무 등 마을의 자연물인 경우가 많다.
글쓰기는 마법이 사라진 시대의 유일한 마법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누구나 글 쓰는 동안은 ‘나 아닌 나’를 경험합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되고 싶었던 ‘나’, 그동안 통 눈길을 받지 못하던 내 안의 ‘나’들이 글쓰기 마법을 통해 확연히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렇게 온전한 변신의 기회를 주는 것은 오로지 글쓰기뿐입니다. 둘째는 현실적인 벼락치기 신분상승입니다. 좋은 시나 소설은 무명인을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시킵니다.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고 큰돈을 벌게 합니다. 지방 대도시에서 헌책방 점원으로 살던 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는 1989년부터 OECD회원국 및 신흥공업경제지역(NIEs)를 대상으로 매년 국가경쟁력을 평가하여 공표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21년 23위, 2022년 27위 그리고 올해는 28위로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교육경쟁력은 2021년 30위, 2022년 29위 그리고 올해는 26위로 연차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육경쟁력은 주로 GDP대비 정부재원 총 초·중등 교육비. 초·중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 중등학교 취학률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가경
지난 9일 한미일 국가안보실장 회의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일본의 이카바 다케오(秋葉剛男) 국가안전보장국장은 3국 안보실장 회의를 한 뒤 공동 브리핑을 열어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중지 의무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세 나라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는 지난 8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Camp D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날 때면, 이를 소개하는 기사 아래 익숙하게 발견되는 댓글이 있다. 바로 “AI 판사로 대체하자.”라는 댓글 말이다. 생성형 AI가 새로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과 같은 지능정보기술을 사법체계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대중의 요구는 더 강화된 듯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사법불신을 해소하고 사법에 대한 신뢰(confidence)를 회복해야 한다는 사법정책의 목표를 새삼 깨닫게 된다.지능정보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이루어지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제주도에는 네 번 다녀왔다. 30대에 한 번, 40대에 한 번, 50대 초에 한 번, 50대 말에 한 번이다. 세 번은 단체로 한 번은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평생 여행에는 아주 인색한 편이었다. 국내, 국외 합쳐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 통틀어서 열 번이 안 된다. 30대 때부터 계속 쫓기듯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저 막신일호(莫神一好·한 가지 일에 열중하자)에 집착했다.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의 출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다. 카프카의 말처럼, 그때는 자유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출구만이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2015년 굴지의 지상파방송 예능 촬영 과정에 여성 출연자끼리 주고받은 대화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논란의 상황은 이랬다. 겨울바다 물질 촬영 후 밖으로 나오는 선배 출연자에게 후배 출연자가 안부를 물었다. “언니, 춥지 않아요?” 이 자연스러운 안부에 굳은 표정의 선배 출연자는 느닷없이 날 선 반응을 보였고, 급기야 상스러운 욕설로 응수했다. 이에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후배 출연자가 직감적으로 던진 촌철살인 “언니, 저 맘에 안 들죠?!”. 촬영 카메라에 담긴 이 대화는 ‘네탓내탓’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을 서두른다고 한다. 출입국 관리와 외국인 수급 업무를 전담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올해 안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및 국회와 막판 조율 중이다. 경상북도를 비롯한 지방정부를 상대로도 여론 수렴하면서 정책협의에 나섰다.정부 구상대로라면 머잖아 우리나라는 이민국가 대열에 합류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다민족·다문화사회가 된다. 그동안 우리는 외국인에게 상당히 인색한 편이었다. 자랑스러운 단일민족의 순혈에 흠집이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국민 정서가 한 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