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아래 더는 새로운 것이 없다. 융복합이 삼는 모토이기도 하다. 새로움이란 것이 기존의 것을 ‘서로 잇고 연결하고 조합하는’ 편집과 큐레이션을 통한 재가공일 뿐이라는 것이다. 창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므로 생성과 창의를 위한 핵심 원리인 것이다. 세상의 변화와 전환의 목표이자 방법론적 도구로서 융복합이 강추되는 이유이다.융복합! 두 가지 이상이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거나 그렇게 합하여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때는 참으로 생소한 용어였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서로 이질적인 것들과의 혼성으로 보다 큰 혜택과 이익
한 해가 저물어간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은 청룡의 해다. 신령스러운 짐승의 힘찬 기운을 받아 국민들의 기가 펄펄 살아나면 좋겠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기를 염원한다.때마침 연말연시를 맞아 좋은 소식이 들린다. 청년을 위한 뉴스다. 정부가 고립 청년과 은둔 청년들이 바깥세상에 나오도록 돕기로 했다. 청약에 당첨되면 2%대 금리로 40년간 빌려주는 정책도 시행한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저마다 청년 정책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썼다. 청년이야말로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청년의 기
2023년도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2023년을 보내면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성공을 이룬 경우보다는 실패했거나 못내 아쉬웠던 경우가 마음속에 남는다. 상황을 잘 판단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했더라면 실패를 막고 좀 더 나은 성취를 이루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국가 차원에서 따져보니 올해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2030엑스포 유치 실패, 새만금 국제잼버리대회 운영 실패, 정권의 인사 검증 실패가 떠오른다.2030엑스포 유치 실패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
국립안동대학교 해양문화연구원이 올해 초에 개원했다.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해양문화자원과 해양문화콘텐츠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거점 기관의 필요성이 경상북도 차원에서 제기되었고, 국립안동대학교 해양문화연구원이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개원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포항 지역 어촌계를 중심으로 해양문화자원에 대한 현지 조사 및 문헌 조사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그 중 포항 어촌 마을의 ‘전설’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전설은 ‘증거물’과 함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증거물은 주로 산, 돌, 나무 등 마을의 자연물인 경우가 많다.
글쓰기는 마법이 사라진 시대의 유일한 마법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첫째는 누구나 글 쓰는 동안은 ‘나 아닌 나’를 경험합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되고 싶었던 ‘나’, 그동안 통 눈길을 받지 못하던 내 안의 ‘나’들이 글쓰기 마법을 통해 확연히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렇게 온전한 변신의 기회를 주는 것은 오로지 글쓰기뿐입니다. 둘째는 현실적인 벼락치기 신분상승입니다. 좋은 시나 소설은 무명인을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시킵니다.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고 큰돈을 벌게 합니다. 지방 대도시에서 헌책방 점원으로 살던 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는 1989년부터 OECD회원국 및 신흥공업경제지역(NIEs)를 대상으로 매년 국가경쟁력을 평가하여 공표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21년 23위, 2022년 27위 그리고 올해는 28위로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교육경쟁력은 2021년 30위, 2022년 29위 그리고 올해는 26위로 연차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육경쟁력은 주로 GDP대비 정부재원 총 초·중등 교육비. 초·중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 중등학교 취학률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가경
지난 9일 한미일 국가안보실장 회의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일본의 이카바 다케오(秋葉剛男) 국가안전보장국장은 3국 안보실장 회의를 한 뒤 공동 브리핑을 열어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중지 의무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세 나라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는 지난 8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Camp D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날 때면, 이를 소개하는 기사 아래 익숙하게 발견되는 댓글이 있다. 바로 “AI 판사로 대체하자.”라는 댓글 말이다. 생성형 AI가 새로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과 같은 지능정보기술을 사법체계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대중의 요구는 더 강화된 듯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사법불신을 해소하고 사법에 대한 신뢰(confidence)를 회복해야 한다는 사법정책의 목표를 새삼 깨닫게 된다.지능정보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이루어지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제주도에는 네 번 다녀왔다. 30대에 한 번, 40대에 한 번, 50대 초에 한 번, 50대 말에 한 번이다. 세 번은 단체로 한 번은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평생 여행에는 아주 인색한 편이었다. 국내, 국외 합쳐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 통틀어서 열 번이 안 된다. 30대 때부터 계속 쫓기듯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저 막신일호(莫神一好·한 가지 일에 열중하자)에 집착했다.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의 출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다. 카프카의 말처럼, 그때는 자유가 아니라 오직 하나의 출구만이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2015년 굴지의 지상파방송 예능 촬영 과정에 여성 출연자끼리 주고받은 대화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논란의 상황은 이랬다. 겨울바다 물질 촬영 후 밖으로 나오는 선배 출연자에게 후배 출연자가 안부를 물었다. “언니, 춥지 않아요?” 이 자연스러운 안부에 굳은 표정의 선배 출연자는 느닷없이 날 선 반응을 보였고, 급기야 상스러운 욕설로 응수했다. 이에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후배 출연자가 직감적으로 던진 촌철살인 “언니, 저 맘에 안 들죠?!”. 촬영 카메라에 담긴 이 대화는 ‘네탓내탓’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을 서두른다고 한다. 출입국 관리와 외국인 수급 업무를 전담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올해 안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및 국회와 막판 조율 중이다. 경상북도를 비롯한 지방정부를 상대로도 여론 수렴하면서 정책협의에 나섰다.정부 구상대로라면 머잖아 우리나라는 이민국가 대열에 합류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다민족·다문화사회가 된다. 그동안 우리는 외국인에게 상당히 인색한 편이었다. 자랑스러운 단일민족의 순혈에 흠집이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국민 정서가 한 핏
지난 11월 19일 최강욱 전 의원은 무소속 민형배 의원 북 콘서트에 나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인용하여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비판했다. 대통령 부인을 ‘암컷’에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전날인 18일에도 조국 전 장관의 북 콘서트에서 “적어도 침팬지 사회에선 암컷이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최 전 의원은 참 이상한 사람이다. 본인이야 대통령 부인을 비판하기 위해서 ‘암컷’에 비유했다고 하겠지만 그의
어느덧 초등학생이 된 딸과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어떤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혼자 있을 때 모르는 어른이 말을 걸면 그 사람을 경계하고 되도록 대답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친구보다 낮은 성적을 받아오면 또래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서 친구와의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타인을 환대하라고 하면서 동시에 적대하라고 말하는 나의 모습을 설명하기에 모순이라는
“인생은 낯선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과 같다”, 마더 테레사의 임종 때 말씀입니다. 저도 나이가 드니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중국의 시선(詩仙) 이백은 일찍이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라는 시에서 대저 천지라는 것은 만물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요(夫天地者萬物之逆旅) 시간이라는 것은 백대의 손님일 뿐이다(光陰者百代之過客)라고 읊었습니다. 태어나 산다는 일이 하늘에 뜬 구름 한 조각의 행로와 같다는 것은 동서나 고금을 막론하고 하나같은 소감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나이 들어 만나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
한국사회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지자체 228개 중 118개의 지역이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속한다. 이 문제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심각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경상북도는 타 지역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경상북도는 전체 23개 지자체 중 20개 지자체가 소멸위험지역에 속한다. 경북 지자체의 87%에 해당한다. 이러한 위기에 대하여 경상북도는 2020년 ‘지방소멸대책특별위원회’를 결성하여 대응하고 있으며 시군 단위에서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다방면으로 상용화됨에 따라 사법절차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 역시 본격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법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은 분쟁해결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법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지능정보화의 정당성 및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로 ① 판결의 정당성 및 사법의 투명성 제고; ②법관의 업무 부담 경감; ③ 사법행정의 효율성 달성; 그리고 ④사법참여의 실질화를 통한 국민의 권익 실현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그 중심이 되는 개념이 바로 사법접근권(access to justi
'논어'에 보면, “아는 자가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가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論語』, 「雍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교양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공자님 말씀입니다. 교양인으로, 유식자(有識者)로 살아가려다 보면 어디서나 꼭 한 번은 듣는 이야기입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교양서적을 읽다가도 만날 수 있고(이 책에서는 “알아야 보인다”를 특히 강조합니다), 테니스나 검도나 골프와 같은 ‘요구 많은’ 도구운동을 배우다가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
술의 한자어 주(酒)는 물(水)과 익음(酉)이 합쳐진 것이다. 물이 익은 것이니 술술 잘 넘어간다는 의미다. 술은 본디 ‘수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물의 속성인 술을 마시면 취기가 오르는 것이 불을 쬐었을 때와 엇비슷해서라 한다. 그런 ‘수불’이 세월을 지나면서 ‘수울’로, 다시 ‘수을’로 그리고 오늘날의 ‘술’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단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을 둘러싼 이야기는 차고도 넘친다. 역사성과 문화성이 깃든 술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인문학적 소피아를 담고 있다. ‘일상의 희노애락과 동고동락을 다스리는 친구이자
부동산 관련 뉴스는 늘 솔깃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가장 경제적인 재산 증식 방법 중에 하나가 부동산 투자라는 신화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마침 사람들이 귀 기울일만한 부동산 뉴스가 쏟아진다. 다분히 표를 의식한 걸 테지만 그냥 흘려듣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예를 들자면 ‘1기 신도시 특별법’ 같은 거다. 이는 재건축과 재개발을 용이하게 하려는 정비지원특별법을 말한다. 적용 대상은 택지 조성한 후 20년이 지나고 면적 100만㎡ 이상인 전국의 모든 지역이다.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해당 지역은 ‘노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저서 『송영길의 선전포고』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건방진 놈’, ‘어린놈’ 등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욕설은 그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뒷방에서 하는 뒷담화도 아니고 수백 명의 사람이 모인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을 해댔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가 지껄인 욕설은 그의 학력이나 민주화운동 경력, 변호사와 국회의원, 인천광역시장을 지낸 이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송 대표의 발언에 뒤이어진 몇몇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한 장관에 대한 험담이나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