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힘들고 아픈 시민에게 좀 쓰지”.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시복 의원은 속 시원하게 말했다. 지난 18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2018 회계연도 결산 승인 심사 때다. 경북일보 단독보도로 불거진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 개선안에 대한 이야기다.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동그라미 색상 두 개 바꾸는 데 3억5200만 원을 썼는데, 시민의 고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이영애 문화복지위원장도 “시민 항의전화가 빗발친다. 심각하게 고민할 사안”이라고 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의 생
최근 수년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산업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철강업계가 된서리를 맞았다.철광석과 원료탄을 정제한 뒤 용광로에서 1500℃가 넘는 초고온으로 오랜 시간 가열해야만 쇳물이 만들어 지고, 이 쇳물을 또다시 여러 차례 가공해야만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철강제품으로 탄생한다.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가히 천문학적이고, 모든 공정이 초고온상태에서 이뤄지다 보니 다양한 부생 가스가 발생해 대기환경오염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이런 가운데 올 초 용광로 정비를 위해 송풍을 중단할 경우
올해 연말 대구시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을 앞두고 대구 시내 각 구·군의 유치전이 점입가경이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 공론화 위원회의 경고에도 불구 하고 이들 자치단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을 올리고 있다. 북구를 제외한 중구·달서· 달성 3개 구·군은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위해 대구시의회가 만장일치로 가결해 만든 ‘조례’마저 뒤엎으려 시도하고 있다. 조례에서 공론화 위원은 20명 이내, 시민참여단은 250명 내외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는 이제 와서 시민참여단을 1000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며 상식 이하의 주장들을 서슴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 일컫는다.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경주시도 올해 노인 인구 비율이 20.39%를 기록,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고령사회가 되면 건강과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한 어르신 문제가 다양한 사회문제로 표출될 수 있다.흔히 빈곤, 역할상실, 건강 약화, 고독과 소외를 어르신들의 4고(苦)라고 부른다.나이가 듦에 따라 건강과 경제적 불안감에 따른 소외와 고립감의 증가로 쉽게 우울해질 수도 있다.아침에 일어나도 갈 곳이 없어 자연스레 집에 머물게 되고 상실감과
오월의 자연은 푸르다 못해 당당하다. 봄꽃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오월의 신록도 아름다움이 온 누리에 가득하다. 자지러지듯 쏟아지는 햇살, 연둣빛 자연은 짙어만 간다. 생명의 푸름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나뭇잎은 햇살에 반짝이고 가지는 허공으로 몸짓을 가르며 춤을 춘다. 오월의 세상은 푸름으로 가득하다. 생명의 기운이 넘쳐난다. 푸른 들판 가득 피어오르는 오월의 향기에 세상은 흠뻑 젖어든다. 찰나마다 푸름을 더해가는 신록은 생명의 기운으로 감싼다.그래서 오월은 축복이다. 오월의 자연은 땅 위에만 있지 않다. 오월의 짙은 생명력은 땅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6년 동안 유소년 오페라합창단에서 메조소프라노로 활동한 딸을 성악가로 키우고 싶었다. 소질이 보여서다.대구국제오페라 축제 때 ‘라 보엠’ 등에 아역 등으로 출연한 딸은 유수의 소프라노들과 함께 연습하며 종합 무대예술의 궁극인 오페라의 참맛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딸은 “아빠, 주인공 언니 노래 실력 소름 끼쳤어.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언니처럼 멋진 소프라노가 될 수 있겠지” 라면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최상의 성악가를 눈앞에서 마주하면서 연주실력을 직접 접할 기회를 얻은 딸은 몹시 기뻐했다. 대구오페라하우
우리나라 국회는 지난 4월 선거제 개정과 공수처법안 등 정치적 사안을 둔 패스트 트랙을 두고 사실상 개점 폐업하면서 민생을 포기해 버렸다.패스트 트랙이란 국회법 제85조의 2에 규정된 내용으로 발의된 국회의 법안 처리가 무한정 표류하는 것을 막고, 법안의 신속처리를 위한 제도를 말한다.‘안건 신속처리제도’라고도 하는 이 규정은 지난 2015년 5월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포함됐다.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정치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당연하였겠지만 국회는 국민의 뜻을 대변한 자리이지
문인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대구를 방문했다. 지난해 2·28 기념행사 때 이어 두 번 째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 2·28 때는 물론 오찬을 하기는 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행사만 치르고 갔다.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달성 국가산단에 있는 현대로보틱스 공장에서 ‘로봇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가 대구의 로봇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대구 로봇산업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
문을 연 지 40년이 넘은 보문관광단지가 신음하고 있다. 국제적인 종합관광휴양단지로 자리매김하며 한국관광산업을 이끌어 온 보문단지였지만, 흐르는 세월 앞에는 버틸 재간이 없었나 보다. 아름다움을 맘껏 뽐내는 보문호의 운치는 여전한데, 단지 내 일부 시설들은 흉물처럼 변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1975년 국내 관광단지 1호로 지정받은 보문단지는 그동안 최고의 종합휴양지로 명성을 이어왔다. 아름다운 보문호수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시설들은 고대와 현대가 잘 어우러지도록 조성돼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단지 내에는...
포항에도 봄이 왔다. 포항의 봄꽃은 울음 같은 붉음을 토해낸다. 공포의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도 봄꽃들은 어김없이 피어난다. 영일만에 해맑은 태양이 떠오르면 포항의 봄꽃은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켠다. 바다 저 멀리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봄바람에 꽃잎을 내민다. 그날, 지축이 흔들리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박완서 작가가 6.25 피난길에서 만났던 꽃들을 생각나게 한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0년대 초반, 작가 박완서는 피난길에 나섰다가 북한군을 피해 어느 시골 빈집에 숨어든다. 때...
대구시교육청 고위 간부가 일면식도 없는 기자에게 느닷없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다른 간부 공무원을 통해서는 항소심 첫 공판이 끝나면 “비판적 기사 말고, 드라이하게 써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 제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는 특정 정당 경력을 표시한 공보물 10만 여부를 발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교육감은 2월 13일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200만 원의 형을 받았다. 재판부의 판단이 과하다고 주장하는 보수 교육단체도 출범했다. 우동기 전 대구시교육감, 이영우 전 경북도교육감 등 80여 명의 교육계 보수인사가 ‘강...
‘우리도 소송하면 보상받을 수 있나?’ 지난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으로 인해 지진이 촉발됐다는 결론이 나온 뒤 시민들의 관심이 보상 여부에 쏠리면서 자칫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포항은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한 피해도 막대했지만 경주지진에 이어 또다시 두 차례의 잇따른 강진이 발생하면서 ‘지진도시’라는 오명 속에 시민들이 떠나고, 포항을 찾는 관광객마저 급감하면서 발생한 경제적 손실도 가늠하기 힘들 만큼 컸다. 여기에 지진 발생 이후 가뜩이나 불안한 마음에 수많은 학자와 언론...
최근 김해공항 확장 여부를 놓고 말(言)들이 많다. 부산은 김해공항 확장 불가론을 앞세워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경북·대구에서는 '그렇게 되면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K-2 공항만 옮기고 대구(여객)공항은 그대로 두자는 얼토당토않은 주장까지 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당선되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정치 이슈화를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6월 기존 김해...
겨울 산자락에 찬 바람을 달래던 따사로운 햇살이 붉은 노을과 함께 서산으로 넘어간다. 햇살이 떠난 겨울바람은 기세등등해지고 계곡에는 산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낮 동안 북적이던 등산객은 어둠이 내리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리고 겨울나무는 홀로 남는다. 또다시 긴 겨울밤을 인내해야 한다. 햇살의 눈치에서 벗어난 찬 바람은 더욱더 차가움으로 무장한다. 이윽고 어둠과 함께 홀로 남은 나무를 포위하고 위협을 한다, 다시는 태양이 떠오르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나무는 알고 있다, 내일이 쌓이다 보면 봄이 온다는 것을. 봄이 오면 가...
경주시는 지난해 1월 시 청사 계단에 청렴 문구를 활용한 ‘청렴 계단’을 조성했다. ‘경주시의 모든 공직자는 금품 향응을 받지 않습니다’, ‘청렴한 당신이 경주의 얼굴입니다’를 비롯한 다양한 청렴 의지를 담은 문구를 시청 내 모든 계단에 설치했다. 이는 공직사회의 관행적 부패를 척결하고 청렴도 향상과 청렴의식 함양을 위해서였다. 직원들이 일상에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면서 청렴 의식을 생활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추진한 것. 이 ‘청렴 계단’에는 시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도 청렴한 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나 새로운 1년이 시작됐다. 지난해 7월 27일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뒤 포스코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을 챙긴 그는 11월 5일 100대 개혁과제를 선정하는 한편 ‘기업 시민’과 ‘위드 포스코’라는 두 가지 기치를 내걸었다. 위드 포스코(With POSCO·포스코와 함께)란 말은 그리 새롭지 않지만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이란 말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기업시민이란 개인과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제8대 대구시의회가 올해 7월 출범한 지 6개월이 훌쩍 지났다. 내일이면 새해를 맞는다. 그동안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까지 마무리했다. 대구시의회는 전체 30명 중 재선 2명, 3선 2명뿐이다. 나머지 26명은 초선이다. 역대 어느 때 의회보다 초선의 비율이 높다. 이들 초선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은 공부하고 노력하는 흔적들이 엿보인다. 청년센터나 청년 팝업 레스토랑 등 청소년 정책을 현장 방문을 통해 증거를 들이대며 한 질문들은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또 컬러풀 축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예산편성의 허점을...
대한민국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만든 ‘법’(法)이 불신을 받는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은 원시시대를 지나 공동체를 이뤄 살면서 규칙이 필요했다. 공동체는 도시에서 거대한 국가를 이루며 날로 확장됐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살던 인간은 인간들만이 집단을 이루는 공동체 삶을 선택하면서 공동선(共同善)을 위한 ‘법’이 탄생했다. ‘법’은 일정한 예의범절의 도덕 수준에서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이 공동체 삶을 위협하면서 그 욕망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욕망이 다양해지면서 법의 그물도 그만큼 세밀해졌다. 복잡 다양한 법...
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의 남쪽 자락에 위치한 열암계곡 입구에는 탐방객의 편의를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공원지킴터와 넓은 주차장이 조성돼 있다. 이곳 주차장에서 출발해 신라인의 숨소리를 느끼며 산 정상부로 20여 분 걷다 보면 7부 능선쯤 탐방로 오른편에 비닐하우스가 하나 나온다. 비닐하우스는 시커먼 부직포로 둘러싸인 채 흉물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산 전체가 문화재로 장식돼 있어 노천 박물관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남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비닐하우스는 지난 2007년 5월 발견돼 ‘5cm의 기적’으로 세간을...
11.15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해 이맘때쯤 포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픔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총리와 관련 부처장관, 국회와 각 정당 대표 등 우리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부분 다녀갔다. 이쯤 됐으면 정신적인 부분은 몰라도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무언가 결말이 났을 것 같지만 공공시설물을 제외한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러면 포항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포항시는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소 유발지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