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세계문화엑스포 재단법인이 지난 2004년 공원의 상징물 설계 공모를 했다. 이 공모전에서 재일교포 2세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이타미 준(伊丹潤·1937~2011)의 작품이 가작인 우수상을 받았다. ‘이타미 준’이란 이름은 도쿄에 설계사무소를 내기 위해 만든 이름이다. 그는 평생 ‘유동룡(庾東龍)’이란 한국 이름과 한국 국적을 간직했던 사람이다.황당하게도 2004년 공모에서 가작으로 밀렸던 그의 설계와 2007년 완공된 상징건물의 형태가 거의 유사했다. 경주엑스포가 유 씨의 설계안을 무단 도용했던 것이다. 유 씨의 딸 유이화 I
지난해 12월 14일, 포항 영일만항에서 대대적인 축하 행사가 열렸다. 도지사와 시장 등 지역 기관단체장 300여 명이 참석한 ‘국제크루즈 시범사업 출항식’이었다. 참석자들은 영일만항을 출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을 돌아오는 5만7000t 크루즈 ‘네오 로만티카(Neo Romantica)’호를 배경으로 출발을 알리는 버튼을 힘차게 눌렀다. 네오 로만티카호는 1400여 명이 탈 수 있는 호화 유람선.언론에서는 ‘포항 영일만항 크루즈항으로 도약’, ‘영일만항 환동해 물류-관광 중심지로 뜬다’ 등의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이렇게 크루즈선
“군자는 사(士), 즉 귀족을 뜻하고 소인은 서인(庶人), 즉 평민을 뜻한다. 전쟁에 참가하면 귀족은 사(士), 평민은 졸(卒)이라 불렀다. 사는 참전도 하고 전투도 벌였으므로 ‘전사(戰士)’라 불렀지만 졸은 참전은 하되 전투는 하지 않고 뒤따라 다니기만 했으므로 ‘주졸(走卒)’이라 불렀다. 문자학자는 사가 ‘왕(王)’, ‘황(皇)’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반듯하게 앉아 있는 모양이며 단지 왕이나 황은 머리 부분이 더 클 뿐이라고 했다.”장기판의 ‘사(士)’와 ‘졸(卒)’의 역할 차이를 제대로 몰랐는데 중국 역사 고전 해설가 이중텐(易
오스카상을 석권한 ‘기생충’은 세계의 보편적인 시대적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다. ‘기생충’은 단순한 개인의 ‘욕망’이나 ‘계급’의 문제를 뛰어넘어 신자유주의 탁류에 떠내려가는 인간의 아귀다툼이 화두다. 그런 점에서 ‘기생충’은 한국적이면서 인류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다.빈부격차 심화로 공고해진 사회의 계급문제를 ‘블랙 코미디’로 쌓아 올려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코미디’라 했지만 스토리의 진지하고 치열한 전개에 웃음기가 증발된다.‘기생충’은 모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 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으로
일본 시가현(滋賀縣) 오오츠시는 일본 최대 호수 비화코(琵琶湖)의 남쪽 끝에 있는 큰 도시다. 7세기 한 때 수도이기도 했다. 일본의 천년고도 교토에서 고속철을 타면 10여 분 만에 갈 수 있다. 비와코를 둘러싼 도시들에는 고대 신라와 관련한 신사 두 곳이 있다.오오츠시의 절 ‘온조지(園城寺·다른 이름 미이데라·三井寺)’ 옆에는 ‘신라젠진도(新羅善神堂)’라는 신당이 있다. 일본에서는 신라를 ‘시라기’로 발음하기도 하지만 ‘신라’라고 그대로 발음하기도 한다. 신당에는 “신라명신은 산(山) 모양의 관을 쓰고 갈색 도포를 입었으며 흰 수
세계인들의 인사법은 다양하다. 마오리족은 사람을 만나면 먼저 악수를 하고 손을 잡은 채 “키오라” 하면서 서로 코를 두 번 비빈다. 에스키모도 뺨을 비비고 친한 사이에는 코를 비빈다. 아프리카 동부의 일부 부족은 상대의 발등에 침을 뱉는 것이 친근함의 표시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사람들은 주로 양쪽 뺨에 키스를 한다. 연인 사이가 아니면 그저 ‘쪽’ 소리만 낸다. 몽골인들은 서로 껴안고 상대의 몸 냄새를 맡는 것이 인사다.이들 나라 외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공적, 사적 만남에서 ‘악수 인사’가 일반화 돼 있다. 직접 신체 접촉이 없는
국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8명으로 불어난 5일 포항시가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 대한 방역작업을 펴고 있다.
우한(武漢)은 중국 후베이성 성도(省都)다. 중국 교통과 물류의 중심도시다. 이 때문에 인구 1100만 명의 중국 7대 도시에 든다. 철도와 도로, 고속도로 뿐 아니라 장강을 통한 물류까지 중국 대륙을 열십자(十)로 연결하는 ‘구성통구(九省通衢)’다. ‘아홉 개 성을 통하는 네거리’라는 뜻이다. 또한 ‘통천하(通天河), 즉 장강을 지배하는 자 천하를 지배한다’는 장강이 우한을 중심으로 중국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이 때문에 우한을 ‘중국의 시카고’라고 부르기도 한다.우한은 3500여 년 전인 하나라와 은나라까지 거슬러 올라
올해 경북의 유치원과 초·중학교 학생 수가 22만8360명으로 지난해 보다 2888명 줄었다.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로 경북이 유치원·초·중학생 수 20만 명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치원생 수는 지난해보다 826명 준 3만6671명이었다. 초등학생은 12만9114명으로 지난해 보다 3010명 줄었다.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지역에서 올해 초등학교 23곳, 중학교 1곳에 신입생이 한 명도 없다. 전국에서 가장 인구감소가 심각한 전남 지역은 올해 초등학교 39곳에 신입생이 없고, ‘나홀
문화권에 따라 기침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 동양인들은 밥상머리에서 코를 푸는 것은 기침을 하는 것 보다 훨씬 거북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서구인들은 기침하는 것을 코 푸는 것보다 더 거북스럽게 생각한다.서양에서는 기침을 하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6세기 말 전염병이 유럽을 강타한 이후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기침을 하는 것은 전염병에 걸린 신호라며 기침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이라 말해주라 권고했다는 말이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서구권에서는 어릴 때부터 기침 예절을
“수성못 상공을 가로질러 온 플라잉카(flying car)가 스카이포트(sky port)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플라잉카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구 시내로 가는 자율주행 셔틀에 올라탔다.” 2025년 대구의 풍경이다. SF영화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상상의 세계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권영진 대구시장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장을 찾아가 미래형 플라잉카를 선보인 현대자동차에 대구를 플라잉카 실증도시로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세종시와 함께 국토부가 2022년을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내 41명이던 환자 수가 닷새만인 22일 318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사망자도 9명으로 늘었다.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태국과 일본, 미국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나왔다. 지난 18일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은 여성이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돼 병원으로 이송돼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2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바이러스가 국제적 비상사태에 해
김성춘 시인이 13번째 시집 ‘아무리 생각해도 먼 곳이 가까웠다’(시와반시 기획시인선)를 냈다. 1974년 시 전문지 ‘심상(心象)’의 첫 신인상 수상자인 김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시집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슬픈’ 사연들이 많다.김 시인은 시집 뒤편에 붙인 김기택 시인과의 대화 형식의 글에서 “이번 시집에는 유난히 ‘먼 곳’에 대한 시편들이 많이 눈에 뜁니다. 그것은 제 나이 탓도 있겠지만 시에서는 무엇보다 슬픔에 비길만한 진실은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썼다.산모롱이를 돌아 사라진 기차와 벼가 시퍼런 여름, 들오리 한 쌍이
모든 국민은 법률로 정한 납세의 의무를 진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다. 하지만 내 주머니에서 세금이 많이 나가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18세기 러시아에서는 서양문물을 적극 받아들이기 위해 수염을 깎게 한 표트르대제는 ‘수염세’를 걷었다. 귀족들의 수염을 자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태양세’를 걷고 있다. 하루 1 유로의 이 세금은 관광산업에 재투자 된다니 이름은 황당하지만 이해 할만한 세금이다.영국의 자동차 산업 발달을 독일보다 뒤처지게 한 시대 착오적 규제의 상징인 ‘붉은 깃발법’과
수염은 상징성이 크다. 다윈은 성적 선택(sexual selection)이 수염을 진화시켰다는 가설을 세웠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다윈의 이 수염진화 가설을 받아들인다. 미국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남자들이 수염을 기르고 난 뒤 더 남자다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이런 심리 때문인지 수염의 길이는 권위나 권력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도 멋진 수염을 가졌다. 중국에서도 수염이 잘 나지 않았던 촉한의 개국황제 유비는 ‘말끔한 얼굴이 마치 엉덩이 같다’는 놀림을 당한 반면 수염이 풍성했
“오스카(아카데미상)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이니까.(The Oscars are not 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They’re very local.)”지난해 봉준호 감독(51)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미국 매체 ‘벌처’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국 영화산업의 꽃 오스카를 ‘로컬’이라고 표현한 것은 ‘전통적으로 보수적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비판과 함께 ‘미국 영화인들만의 잔치’라는 평을 들어 온 아카데미의 편협성에 대한 지적인 동시에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잘
대구경북통합신공항(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사전투표가 16, 17일 양일간 진행되고, 주민투표(21일)가 1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려했던 갈등(1월 08일 수요일자 경북일보 사설)이 빚어지고 있다. 공항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군위와 의성의 유치전이 과열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경북도와 대구시가 통합공항의 건설을 ‘상생’과 ‘화합’의 상징이라고 했는데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양 지역의 진흙탕 싸움으로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고소·고발전으로 번져 일각에서는 투표 결과에 대한 불복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어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84만 9861명이다. 지난해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63개 기초단체의 인구가 줄었다. 기초자치단체 10곳 중 7곳 이상에서 인구가 줄어든 것이다.평균연령은 2008년 통계 공표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주민등록인구 평균연령은 2008년 37.0세에서 지속해서 높아져 2018년 42.1세를 기록, 처음으로 42세 선을 넘었다.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의 평균연령은 42.6세로, 지난 12년 중에 가장 높았다.지난해 경북도민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등대가 배를 안내하는 것처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등대공장’이라 한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부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대상으로 등대공장을 선정, 매년 두 차례 발표하고 있다.등대공장에는 독일의 BMW,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미국의 존슨&존슨, 핀란드의 노키아, 프랑스의 르노그룹 등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등대공장으로 인정 받았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19년 7월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등재됐다.
사르트르는 존재는 인간에 의해 의식되든 않든 간에 그 자체로 본래부터 존재한다는 ‘즉자(卽自·an sich)론’을 펴 ‘실존주의 철학자’로 불린다.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사르트르가 선정됐다. 그는 “모든 공적인 훈장과 명예를 거부한다”며 상을 거부했다. 작가는 자신의 수단인 글을 통해서만 행동해야지 어떤 기관이나 제도에 편입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었다.사르트르 보다 앞서 1958년 ‘닥터 지바고’를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도 노벨 문학상 수상을 거부했다. 노벨상 제정 이래 첫 수상 거부에 스웨덴 한림원은 당황했다. 장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