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록테테스(Philoktētē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이다. 본래 헤라클레스의 제자였는데, 헤라클레스가 네소스(Nessus)의 꾀에 빠져(헤라클레스의 아내를 겁탈하려다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죽는 순간의 간교한 거짓말로 훗날 헤라클레스가 독으로 오염된 자신의 피에 죽임을 당하게 한다) 결국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될 때 울면서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준 사람이 필록테테스다. 그 덕에 헤라클레스로부터 독사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과 활을 물려받아 불패의 무기를 가진 용사가 된다. 파리스(Paris)의 황금사과로 유명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인원을 증원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온 사회가 들썩거릴 정도로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의대가 소재하고 있지 않은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출신지역에 의대를 설치해야 한다며 특별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삭발까지 하면서 당위성을 강조한다. 어떤 광역지자체장은 자신의 관할 지역에 국립의대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장관은 자율전공·무전공으로 대학입학 후 의대진학을 제안하였다가 6시간 만에 대통령실로부터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는 공개 질책을 받고 다음날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러한 이상 현상은
2000년대 초반, ‘시민’과 ‘참여’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였고, 기존의 정치 공론에서 주변부로 비켜서 있었던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 주장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권이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human rights)’이기에 인권의 한정된 목록(list)은 존재할 수 없다.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인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 승인되었으며, 이를 구체화한 법적 권리를 통해 그 실질적인 보장이 이루어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법적 권리로 승인되지 않은 인권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법적 권리라 할지라도 보장의
묵수(墨守)라는 말은 본디 묵적지수(墨翟之守)의 준말이다. 묵적(묵자)이 성을 굳게 지켰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인데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을 굳게 지킨다는 뜻으로 전용되어 쓰인다. 흔히 전통이나 관습을 지나치게 존중하여 낡은 틀에 얽매여 있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좋은 뜻보다는 자기 안에 갇혀있는 고집불통 상태나 공연한 것에 집착하여 쓸데없는 것을 고수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원래 묵자(묵가 사람들)가 성을 잘 지켰기에 난공불락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다가 ‘언어의 역사성’이 그렇게 상반되게 발현되었다. 아무리 좋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란 개인의 능력치가 차고 차오르다가 어느 순간 빵 하고 터지는 순간을 말한다. 영국 출신의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동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이다. ‘10,000시간 정도 해야 한다.’ 뭔가 성공하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그의 주장이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가 만나는 지점이 ‘티핑 포인트’라는 얘기다. 20년 전의 주장이니 오늘날은 사뭇 다른 상황과 맥락을 반영한 ‘리:티핑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포스트모던이라는 새로운 트랜드와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전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리:티
정치와 권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역사적 시공간에 따라 엇갈린다. 사회문화적 토양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동서양은 이상적 정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서구에서는 사람들의 의지 실현과 갈등 해결에 초점을 맞추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한다. 하지만 동양적인 관점으로 볼 때 그런 서구인들의 정치관에는 뭔가 허전한 게 있다. 한계가 분명한 것 같다. 철저하게 자유로운 인간의 경지를 추구하는 동양에 비하면 그렇다는 얘기다.특히 노자가 말한 정치와 권력은 서구의 그것과 분명하게 차이 난다. 노자는 인위의 정치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무위의 정치를 앞세웠다
며칠 전에 올 상반기 장기요양보험 급여에 지출된 금액이 7조403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 15.6%가 늘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 고령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주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장기요양보험 급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6.3%에 이를 정도로 장기요양보험 급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우리 사회는 인구 고령화에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인구절벽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삼각형 인구구조를 갖게 되었다, 고령화는 보건의료 서비스와 돌
안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준비하면서 네 가지의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공대학’, ‘인문혁명’, ‘장벽파괴’, ‘지역상생’이 그것이다. 공공대학은 경북도립대학교와의 통합을 이룬 후 2025년 3월에 출범할 예정이며 현재 순조롭게 필요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장벽파괴는 대학구조를 혁파함으로써 유연한 학사 운영을 통해 학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학제 간 장벽을 허무는 데 목적을 둔다. 지역상생은 지역특화 문화·바이오·;백신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교-대학-기업-지자체’의 상생·발전 구조를 구축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
초등학교 졸업 무렵 대구에서 마산으로 이사를 갔다. 마산역에 내려서 인근에 새집을 구하고 세간 정리가 끝나갈 무렵, 어린 마음에도 “여긴 다른 세상이구나!”라는 느낌을 들었다. 난생처음으로 이방(異邦)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런 느낌의 선두에 자리 잡은 것이,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한꺼번에 달려드는 낯선 단어들(지명, 사건명)이었다. 그때 어렴풋이 세상에는 ‘땅의 주인임을 과시하는 단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테면 마산에서는 합포(만), 무학(산), 월영(대), 몽고(정), 3·15(기념탑), 양덕(동북종점), 석전(서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미래를 내다보는 큰 계획 아래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은 그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기간을 통해 서서히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눈앞의 성과를 추구하는 근시안적 안목보다는 장기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거시적 사고의 필요를 포함한다, 그런데 과연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안타까운 사실은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일일지대계(一日之大計)로 변한 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배운 것
누구나 한 번쯤 일간지 한 켠에 있는 에서 자신이 태어난 연도를 찾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이들은 역술원이나 철학관이라 이름 붙여진 곳에 방문해 본 적도 있을 듯하다. 필자도 역학에 흥미를 느끼고 사주팔자(四柱八字)에 대한 간명과 통변을 들어 본 경험이 있다. 누군가는 역학을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인 미신으로 치부할지 모르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과 관련된) 우주론적 지평, (역술인이 여덟 글자를 풀이해 주는) 해석학적 지평, 그리고 (개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 목표를 실현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장자(莊子)가 살던 시기에 혜자(惠子)라는 현인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장자에게 말했습니다. “위왕(魏王)이 큰 박씨를 주길래 그것을 심었더니 크게 자라 5석(石)이나 들어갈 정도로 큰 열매가 열렸소. 거기에 물을 담자니 무거워 들 수가 없고, 둘로 쪼개서 바가지로 쓰자니 납작하고 얕아서 아무것도 담을 수가 없었소. 확실히 크기는 컸지만 아무 쓸모가 없어 부숴버리고 말았지요.” 이는 장자의 주장이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는 것을 풍자한 말이었습니다. 그러자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선생은 큰 것을 쓰는 방법이 매우 서툴군요. 송(
지난달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열전으로 진행된 제19회 항저우(Hangzhou) 아시안게임이 10월 8일에 폐막했다. 원래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022년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월드컵과 개최연도가 겹치는 것을 피하려고 2023년으로 미뤄졌다. 더욱이 2019년으로 예정되었던 하노이(Hanoi) 아시안게임이 반납되어 18회 대회가 1년 빠른 2018년으로 앞당겨지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기존대로 2022년에 대회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내부의 코로나19 확산 및 군중통제
위기는 드러난 현상을 통해서 비로소 경험된다. 인구 위기나 기후 위기처럼, 오래전부터 축적되어 발현되는 탓이다. 즉각적인 대응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사실 위기가 아닌 경우도 다반사다. 대부분의 위기는 중장기적인 분석과 진단 그리고 처방과 대응이라는 성실한 접근을 통해서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교육 위기가 그렇다. 교실 붕괴! 2000년대 초반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하나의 사건이었다. 교실에서 벌어지는 무질서와 혼돈은 전국을 강타했고, 전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사회경제정치 담론에 몰
구미의 ‘올곧’이라는 업체가 미국에 냉동 김밥 250톤을 수출하고 현지 시장에서 품절사태를 빚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미국 전역에 많은 매장을 소유한 식료품 유통업체 트레이더 조(Trader Joe‘s)가 냉동 김밥 제품을 출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전 매장에서 품절되었다는 소식이다. 일상의 평범한 식품인 김밥을 냉동시켜 미국 시장에 수출하겠다는 기발한 발상을 어떻게 했을까 매우 궁금하다. 세계적인 한류 열풍 혹은 K-콘텐츠 열풍이 냉동 김밥 미국 수출의 대성공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존 사고
안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예비선정되었다. 글로컬대학30은 전국 300개가 넘는 지방대 가운데 30곳을 선정해서 5년간 3조 원, 대학당 천억 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정부지원사업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을 계기로 안동대학교는 경북도립대학교와의 통합을 통해 경북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는 K-인문 세계중심 공공형 대학으로의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때 ‘공공(公共)’은 사회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공익(公益)을 추구하는 가운데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기본적으로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책임지는 국립대학의 공
송골매는 오랜 동안 내 곁을 지켰다. 따라 부르기도 숱하게 따라 불렀지만, 최근까지도 내 차 연주곡 목록에 무리 지어 올라 있었다. 언젠가 딸아이와 사위가 내 차를 타고 함께 어디 간 적이 있었는데 딸아이가 자기 신랑에게 “나는 삼십 년을 똑같은 노래만 듣네”라고 말했다. 그때 그 ‘똑같은 노래’ 중에 송골매 노래가 몇 곡 있었다. 듣고 보니 좀 게을렀다는 생각도 들어 연주곡 목록을 대거 정비했다. 흘러간(?) 새 노래들을 대거 취입하고 구태의연한 곡들은 일제 정리했다. 그 와중에도 송골매의 ‘하늘나라 우리님’과 송창식의 ‘상아의
10년 전 이야기입니다. 저와 잘 알고 지내는 분 중에 종교와 관련해서 좀 특별한 분 두 분 있었습니다. 한 분은 지금도 자주 왕래하고 한 분은 잘 만나지 못합니다. 한 분은 수십 년 교회에 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장로님이 되지 못하고 있고, 다른 한 분은 이제 성당에 나가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가 몇 년 되지 않았는데 성경에 통달해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좋은 설교를 하고 다닙니다. 저는 우연찮게 교회와 성당 두 군데 다 나가본 이력이 있어서 이 두 분을 볼 때마다 속으로 “대단하다!”라는 탄성을 지릅니다. 교회에
학교는 능력, 경쟁, 통제 그리고 성공에 기초한 하나의 목적기관이다. 학교 내에서는 단지 가르치고 배우는 것만이 행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 진행되며 또 계획되어지는 곳이다. 학교의 주 기능은 교육을 통한 학생의 품질(Qualification), 능력평가를 통한 선별(Selection), 그리고 현실에 맞는 가치관(Values)을 심어줌으로써 현존하는 사회적 현실과 상황의 실체를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 기능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동시에 본래의 목적과는 상반된 사회화의 효과가
대개 ‘좌파’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성장보다 분배에 관심이 많다.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옹호하고 복지를 우선시한다. 명분은 경제적 약자들의 과도한 시장 의존과 빈곤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조화롭고 평등한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 개입과 공생 협력 논리와 분배 진보 담론을 앞세우는 좌측 시각이나 시장 기능과 경쟁 원리와 성장 질서 담론을 강조하는 우측 관점이 모두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나라에서든 좌파와 우파는 공존하기 마련이다.우리도 그렇다. 양쪽이 다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서 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