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Jazz),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서 미국의 흑인 음악에 클래식, 행진곡 따위의 요소가 섞여서 발달한 대중음악 장르다. 역동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운율의 독특한 리듬감이 강조되는가 하면, 즉흥적 연주를 중시한다. 다양한 요소들이 섞이고 혼재되면서도 서로 이질적인 음악적 요소들이 절묘한 리듬과 화음으로 어우러진다. 저마다의 음악 장르가 가진 정통성과 역사성에 새로운 트랜드가 가미된 혼종성을 추구하며, 정형화된 패턴보다는 변형과 변화 가능성을 추동하므로 재즈는 가히 열린 음악이다.열림은 곧 수용이다. 수용은 다름에 대한
며칠 전 돌아가신 은사님의 사모님이 어느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면회하러 갔다. 병실 면회는 감염병을 우려하여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다. 용역업체 직원이 방문자를 일일이 확인하였다. 등록된 간병사나 가족보호자가 아니면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다. 나는 면회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 대학의 명예교수임을 내세워 면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끝내 면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 순간 내 안에서 특권의식이 작동하고 있음을 깨닫고는 조금은 부끄러웠다.우리 사회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내가 낸 데’ 하면서 특별한 대접을
지난 28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안동대학교 게시판에 “개강하면 흉기로 사람을 찌르겠다. 다들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글이 업로드되었다. 개강을 앞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글을 올린 학생이 하루 만에 자수를 함으로써 다행히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1학년으로 알려진 이 학생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관심받고 싶어서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 살인예고 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안동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스물세 살, 마침내(?)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하숙집 건물이 팔려 폐업을 하게 되어 새 하숙집을 구했습니다. 도청 근처라 공무원 하숙생들이 많은 깨끗한 2층 양옥 하숙집이었습니다. 사람도 집도 다 좋았는데 한 가지가 불편했습니다. 퇴직 공무원이었던 주인집 아저씨가 자식 같은 저를 보고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밤마다 찾아와서는 마작(麻雀) 배우기를 권했습니다. 룰도 모르고 취미도 돈도 없다고 하니까, 자기가 금방 가르쳐 줄 거니까 염려 말라는 거였습니다. “선생님 같은 분들은 두어 판만 해 보면 금방
대구한의대 평생교육융합학부는 학생이 성인과 재직자로 이루어진 학부이다. 2015년 학부과정에 최초로 성인학습자 전용 학과인 평생교육융합학과를 시작으로 2018년 한 해 모집 단절 후 2019년부터 재개하여 2020년엔 학부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따른 성인학습자의 학위과정 교육 수요가 증대되면서 2020년부터 평생교육융학학부를 기반으로 하는 성인친화형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융합대학’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1개 학부와 3개 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내년부터는 전국 최초로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전문학과인 청도인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됐다. 1999년 처음 논의가 시작된 후 24년 만에 역대 최다 의원이 제도적 뒷받침을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국회의원 261명이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법안 발의에 동참한 것이다.달빛고속철도는 지역 화합과 국토 균형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교통망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의미가 아주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광주,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대구 등 6개 시·도를 통과하는 동서횡단 고속 인프라다. 이번에 특별법 발의를 성사시키는 과정에는 영호남 정치권과 경제계, 학계,
2022년 개봉한 ‘성덕(fanatic)’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나도 누군가의 팬이었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때 내 전부를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좋아했던 연예인이 한순간 범죄자로 전락해버린 후, 한때는 ‘성덕(성공한 덕후)’이었던 팬들이 여러 가지 감정과 소회를 나누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자신의 우상(idol)이었던 존재가 그를 응원했던 이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있었다는 분노와 배반감, 그리고 왠지 모를 죄책감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영화 곳곳에서 그들의 팬심에 담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1세대 아이돌의 전
예수는 “나는 여자의 아들이다”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모성에 대한 존중과 함께 그 말은, ‘세상 낮은 사람으로서의 여자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고대 히브리에서는 사람을 셀 때 여자는 세지 않았습니다. 그런 낮은 존재에게서 난 이가 자기라고 예수는 말했습니다.얼마 전에 신약성서에 나오는 인물인 막달라 마리아(Mary Magdalene)가 주인공인 영화를 봤습니다. 이라는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성경에 등장하는 여성 중 성모 마리아 다음으로 신앙적 비중이 높은 여성인물입니다. 기록
트로트 열풍이다. 너무 거센 나머지 방송에서 타 장르 음악을 접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창궐하는 COVID-19로 꺾여버린 심신을 달래기에는 트로트의 꺾기만 한 것도 없었으리라. 전 국민 대상 신인가수 발굴 서바이벌 ‘슈퍼스타 K’와 기성 국민가수 대상 경연 백미 ‘나는 가수다’에 이은 히트상품, ‘미스트트롯’ 덕분이다. 클라스가 다른 원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트롯’은 임영웅의 발굴로 대한민국을 트로트 열광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미스트트롯’에 감춰진 키워드가 있다. 패스티시(pastiche)다.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박근혜 정부 탓을 많이 하더니 윤석열 정부도 직전 정부를 탓하는 모습이 그에 못지않은 것 같다. 방금 끝난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진흙탕 위의 야영장과 엉망진창인 화장실 등은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참가한 외국인들과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 때문인지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와 전라북도의 부실한 준비를 탓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계속해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2년 차를 맞이한 신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교권(敎權)의 몰락이라는 사회적 담론과 함께 현직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어떤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하나의 일상으로서 ‘견뎌내 왔던 삶’이 적나라하게 조명되고 있다. 그 가운데 교사들을 향한 여러 종류의 갑질 사례가 보도되었고, 카이스트 박사 출신의 부모라든가 왕의 DNA를 운운한 공무원이라든가 하는 인물들이 사회적 질타를 받기도 했다.그 계기는 너무 극단적이고 마음 아픈 누군가의 ‘죽음’이었지만, 그동안 사회의 이면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고통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절기는 착오가 거의 없다. 순서대로 제때에 찾아온다. 올해도 입추·말복이 지나더니 어느덧 이른 아침에는 바람 냄새가 다르다. 어딘지 모르게 가을이 묻어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한반도를 긴장시키고 있다.문제는 계절의 질적 변화다. 그냥 변화가 아니라 급변이다. 이제는 외신을 통해서 듣고 보던 여름철의 폭우와 폭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고 있다. 올여름만 하더라도 지난 한 달 보름 남짓 사이에 비와 불볕더위에 따른 재해가 극심했다. 특히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극단적으로
대한민국은 치안이 확보된 나라다! 그렇다. 세계적으로도 먹히는 통념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까? 서울의 신림동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3일 만인 8월 4일 경기도 성남의 분당역에서 다시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나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5일에는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제자가 은사에게 칼부림 난동을 벌이는 사건이 터졌다. 그 자체로도 큰 충격이지만, 인터넷과 SNS상으로 유사한 사건을 예고하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공포가 극으로 치올랐다: 전주에서, 경산에서, 서면에서,
필자가 법학입문 강의 중 꼭 가르치는 주제 중 하나는 ‘법과 경제’로, 법이 개인의 경제적 행동을 보호하고 시장의 전제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제 분야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지식도 경험도 없이 살아왔던 것 같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시대에도 그저 월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은행에 저축하고, 예·적금으로만 자산을 증식해 왔으니 이 시대의 진정한 개미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학문적으로도 경제적 합리성에 기초해 행동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의
백악관은 오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State of Maryland)에 있는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이 첫 단독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Joseph Biden) 대통령이 지난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만나 워싱턴에서의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지 약 3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 등의 대응에서 협력 강화 기조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주역’이 8괘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8괘’라는 말은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닌 말입니다. 8괘의 사전적 의미는 “중국 상고 시대에 복희씨가 지었다는 여덟 가지의 괘. ‘주역’에서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음양을 겹치어 여덟 가지의 상으로 나타낸 건(乾: ☰), 태(兌: ☱), 진(震: ☳), 손(巽: ☴), 감(坎: ☵), 이(離: ☲), 간(艮: ☶), 곤(坤: ☷)을 이른다.”입니다. 건은 하늘, 태는 연못이나 늪, 감은 물, 리는 불, 진은 우레, 손은 바람, 간은 산, 곤은 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청소년 사이의 마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대검찰청이 최근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이 지난 5년간 4배 급증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7년 119명에서 2022년 481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의 2.6%를 보여준다. 특히 20대는 5천 804명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31.6%를 나타냈다. 30대는 4,703명으로 25.6%를 보였다.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것은 30대 이하가 전체의 59.8%인 1만 988명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청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중학생이었던 자기 아들과 나눈 이야기를 인용해 남은 수명(여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으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1대1 표 대결을 하나”라고 물었다고 한다.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금 민주당에 요구되는 혁신과는 무관할 뿐 아니라 연령차별(ageism), 더 나아가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이나 강령과도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인문학은 오늘날 이미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쿤(Thomas Kuhn)의 유명한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언급되었듯이, 패러다임은 어느 일정한 시기에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문제와 풀이를 제공하는 보편적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문학은 학문적 효용성의 측면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모색하여 사회에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어느덧 인문학은 보호받아야 할 기초학문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제도적으로 보호의 대상이 되었던 전통과 예술 분야를 보면, 외부로부터의 원조를 통
『주역』은 동양의 대표적인 수신서(修身書)이자 점복서(占卜書)입니다. 최초의 스승으로 불리는 공자 이래 수 천 년 동안 『주역』은 ‘마지막 공부’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름난 ‘공부의 신’들은 마지막에는 꼭 『주역』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주역 안에 다 있다”라는 독후감을 남겼습니다. 개중에는 “내가 너무 일찍 주역을 읽었다”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이도 있었습니다. 주역을 알 만한 나이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주자(朱子)가 그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최근에 영화 (이준익, 2021)로 널리 알려진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