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인간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신이 프로메테우스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주어 문명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 대가로 코카서스 절벽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고통을 나날이 겪는다. 다 쪼아 먹히고 나면 다시 간이 생겨나 독수리가 쪼아 먹고, 다시 간이 생겨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계속된다. 그 불의 힘으로 인간은 문명을 창조해 왔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새로운 창조자요, 구원자였다. 불은 창조력의 상징이었고, 무서운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인간 문명의 원천이었다.불은 문명성장의 지속적인 동력이었다. 부
기원전 55년 8월 26일 오전 10시경, 로마 제국의 장군 카이사르가 이끄는 선단이 브리타니아 해안에 상륙한다. 정치가 처칠은 평했다. 대영 제국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된다고. 미개한 섬나라가 선진 문명의 세례를 받는 극적인 순간을 나타낸 한마디. 처칠은 언어 구사력이 탁월했다.카이사르는 루비콘 도하로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가 암살된 후에 신격화된다. 후계자 옥타비아누스는 그의 저술을 전부 폐기 처분한다. 신으로 승격한 인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 애인과 나눈 연애편지도 많았다고 전한다.다행히 전쟁 문학의 걸작인 갈리아 전쟁기와
안동의료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제1기생으로 4박 5일 과정의 금연 교육을 받았다. 나 자신이 캠프 생활을 통해 금연 의지를 확고히 다져 금연을 실천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되어 다른 흡연자들에게 길라잡이가 될까 싶어 간략하게 소개한다.나는 1946년생으로 만 76세가 되는 남성이다. 젊었을 때 생각 없이 흡연한 지가 50년이 넘는다. 그동안 금연을 두어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작심삼일로 실패했다. 어쩜 애연가, 애주가라 불리는 것을 즐겼는지도 모르겠다.그러다 이제 새삼 금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 것
세계사를 즐겨 탐독한다. 특히 대제국을 이룬 웅대한 서사는 경이로우면서 다이내믹하다.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나라는 고대 로마와 현대 미국이 아닐까. 양국 공히 광활한 영토와 법치에 기초한 공화제로 번영을 이뤘다. 작금 미국은 2000년 세월을 건너뛴 새로운 로마에 비견된다.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소설적 상상력이 가미된 역사 평설로 공감을 얻는다. 필생의 역작인 ‘로마인 이야기’는 초대박 스테디셀러. 1992년부터 해마다 한 권씩 무려 15년 동안 집필한 대작으로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뤘다.로마는 기원전 753년 건국됐다. 매
고대 로마의 언어인 라틴어 ‘팍스’는 평화란 의미다. 팍스 로마나는 로마의 평화를 뜻한다. 그리스 민족은 수많은 개념을 창조했으나 정작 ‘평화’란 이념은 만들지 못했다. 전쟁이 다반사였던 탓이다. 기원전 8세기 150개 폴리스는 싸움을 멈추고자 4년에 한 번씩 올림피아 경기를 열었다.그리스인은 서양 문명의 모태이자 민주주의 창시자다. 역사 평설로 유명한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저서 ‘그리스인 이야기’ 집필 동기를 말한다.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민주 정치를 이끄는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를 탐구코자 그리스 서사를
경주 서남산 남쪽 자락의 마석산 용문사를 다녀왔다. 작은 암자지만 절의 왼쪽 바위 앞면에 계시는 부처님을 보고 싶어서였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지 않고 멀지도 않아 혼자서 운동 삼아 자주 오르는 곳이다. 이번에는 지인 몇 사람과 함께 올랐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조금 오르면 천왕문(일주문)이 나온다. 천왕문이 아니라, 사각의 큰 바위가 빗겨 누워, 바로 서 있는 큰 바위에 기대어 직삼각형의 공간이 생겼고, 계단으로 된 길이 나 있어 천왕문 구실을 하는 곳이다. 속계에서 불계로 들어가는 관문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돌계단을 잠시 걸어
밀을 가공해 만든 대표 음식은 빵과 국수다. 이는 여러 면에서 대비되는 식품이기도 하다. 서양과 동양, 고급과 저급, 그리고 귀족과 서민으로 나뉘는 이미지가 그러하다. 물론 엄밀하게 구분되진 않는다. 오늘날 양자 공히 일반 대중이 즐기는 먹을거리가 됐다.세계 각국이 자랑하는 빵의 종류는 다양하다. 특히 유명인 일화가 간직된 경우도 많다. 이들 스토리텔링은 그 가치를 한층 특별하게 만들고 유명세를 더한다. 무굴 제국 시대부터 무슬림 평민들 아침 식사였던 ‘난’은 인도식 빵이다. 인도 요리가 세계화되면서 덩달아 국제적 인기를 누린다.도
세월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나이에 따라 지루함과 게으름, 빠름과 느림의 순간들이 있다. 강물에도 빠름과 느림이 있다. 늙은이의 삶은 느리다. 슬로우 라이프다. 자연과 더불어 느리게 사는 것, 한가로이 거닐며 사는 것이 늙어가면서 생활하는 ‘느림의 미학’이다. 속도의 세계에서 여유의 삶으로, 평안한 느낌이 드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게으름을 피우며 사는 삶, 게으름도 하나의 능력이다. 느긋하게 즐기는 삶이 나쁘지 않다. 속도에 중독된 사람들을 향해 게으름을 찬양하자는 것이 아니고, ‘느림의 미학’도 나름 살아볼 만하다는
그리스어 ‘카타르시스’는 정화를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저서 ‘시학’에서 언급했다. 비극을 보며 흘리는 눈물이 마음을 순화해 평정심을 갖는다고 말한다. 인간의 심상에 깊은 울림을 주는 기제가 희극이 아닌 비극인 점이 흥미롭다. 웃음보단 슬픔이 원초적 본능이란 의미일까.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시인으로 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가 꼽힌다. 또한 대문호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작품은 햄릿·리어왕·맥베스·오셀로다. 한결같이 주인공을 축으로 펼쳐지는 애틋한 스토리가 공감을 자아낸다.사람이 정서적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춘추전국 시대 진나라 재상 상앙(商앙)은 엄격한 법치주의로 형법, 토지법, 가족법 등, 대개혁으로 제국을 강국으로 만들었지만 결국 반대파인 유가(儒家)로부터 반역자로 몰려 처형되었다.상앙은 자기가 만든 법령에 의거 사지가 찢기는 거열형(車裂刑)에 처해 진 것이다. 뒤떨어졌던 진나라를 일거에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인물이 상앙(商앙)이다. 중국 역사에서 상앙의 변법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만이 성공을 거두었다. 중국 역사상 개혁자들은 개혁의 정통성과 합법성을 중시하면서 변법(變法)이라 했다.개혁이란 합법성을 담보로 해야 한다. 개혁
인류가 주식으로 삼는 가장 중요한 곡물은 밀과 쌀이다. 이어 옥수수와 감자가 뒤를 잇는다. 밀은 제일 많이 생산되고 쌀은 최초로 경작된 곡식. 또한 가장 먼저 기른 동물은 늑대로 추정한다. 이는 개로 진화해 사냥에 도움을 주고 잔반을 얻어먹었다. 대개 무리의 사회성을 지닌다.인간은 오랜 세월 수렵 채집 생활을 하였다. 10만 년쯤 전부터 지구촌 곳곳을 누볐다. 당시 빙하기 한랭 환경은 동물들 서식지로 적합해 사냥하기에 좋았다. 석기인은 시간이 여유로워 소위 ‘석기 시대의 풍요’를 누렸다.오스트레일리아 고고학자 차일드는 선사 시대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란 TV프로에 이번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나와서 한정식과 보쌈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았다.두 후보가 음식을 먹는 스타일은 달랐지만 맛있게 먹으며, 식객 허영만 화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 후보는 미천했던 어린 시절과 부인을 등장시켜 현재의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음식을 맛보고 대화에 응하는 모습이 산들바람처럼 가벼운 느낌, 개울물처럼 변화에 능한 모습이었다. 지자요수(知者樂水)에 가까운 처세였다.다른 한 후보는 몸집만큼이나 듬직한 모습, 젓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영미권 국가들 주도로 설립됐다. 물건과 서비스에 대한 공정 조절을 기하는 국제연합에 비견된다. 이를 본받아 상임 이사국과 비상임 이사국을 두었고 한국을 포함한 162개 회원국이 가입됐다.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각국은 표준의 가치를 절감한다. 이윽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한층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과 영국은 나사산 각도가 달라 상호간 부품을 빌리지 못했다. 이것은 동맹국 공동 작전에 어려움을 야기했고 양국은 군수품 호환을 위해 협의를 벌인다.독일 공습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은 나사산 각도를 미국 표준으
교통 신호등과 표지판은 자주 접하는 장치이자 사회 질서의 표상이다. 또한 아라비아 숫자처럼 만국 공통의 기호다. 적색은 서라는 뜻이고 녹색은 가라는 의미다. 이는 국제 협약에 의한 세계 표준으로 각국이 동일하다.한데 서로 다른 도로 표시 체계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정지 표지판’이 주인공. 한국의 경우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글씨로 ‘정지(STOP)’라 쓰인 팔각형 형태다. 유엔에서 정한 표준 양식임에도 상당수 국가는 노란색 팔각형을 쓴다. 그 사연이 황당하다. 일순 쓴웃음이 나온다.20세기 초엽에 미국은 육로 이동 표준화를 마련
많이 들은 이야기 중 하나. 어느 대학교수가 강의 도중 갑자기 10만 원짜리 수표를 꺼내 들고 “이거 가질 사람 손 들어 봐요”라고 했다.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다. 교수는 다시 10만 원짜리 수표를 꼬깃꼬깃 구겨서 “이거 가질 사람 손 들어 봐요” 했다. 역시 모든 사람이 손을 들었다. 교수는 그 수표를 발로 밟고 흙을 묻혀서 “이걸 가질 사람” 했더니 역시나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구겨지고 더러워져도 십만 원짜리 수표의 가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나’라는 인간의 가치도 구겨지고 더러워질 때가 있어
가끔 세계 전도를 펼치고 지구촌 지리적 공간을 살펴보곤 한다. 과거 여행한 도시를 추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는 ‘구글 어스’를 통해 한층 쉽게 접속할 것이다. ‘스트리트 뷰’ 서비스로 현장감 있는 거리 모습도 관찰하리라.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는 산줄기가 거대하다.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티베트 고원 일대엔 해발 7000미터 넘는 고봉이 죄다 모였다. 히말라야를 비롯한 산맥들은 자연적 경계를 이루고 건조한 기후대와 불모지를 형성한다.특히 나의 눈길을 끄는 점은 한때 제국을 이뤘던 국가다. 여전히 제국으로 존재하는 나라도
우리말에 ‘본데’라는 말이 있다. 보고 배운 예의범절이나 솜씨, 지식 등을 뜻한다. 젊거나 어린 사람이 경우 있고, 눈썰미 좋고, 재바르면 ‘본데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교양 있는 가문에서 보고 배운 바가 있다는 뜻, 보고 배워서 예의를 잘 차리고 어긋남이 없는 것이다. 지식과는 거리가 있다. 역으로 ‘본데없다’는 보고 배운 바가 없다, 어른들이나 주위로부터 보고 들어 배운 예절이 없다는 뜻으로 버릇없이 굴거나 건방을 떨 때 쓰는 말이다. “어디 어른 앞에서 본데없이 구느냐?,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왜 그리 본데없이 구는가?”
사마천이 집필한 ‘사기’는 중국 역사상 중요한 기록이다. 흔히 ‘25사’라 일컫는 중국 정사의 선두 타자이자 분서갱유로 사라진 고대사 연결 고리인 탓이다. 또한 새로운 편집 체제인 기전체 효시로서 중국사 3대 명저로 평가된다.사기는 방대한 분량이다. 도합 130권으로 53만 자에 이른다. 그중 백미는 ‘열전’이다. 인간성 본질을 예리하게 탐구한 정수. 평범한 인재도 다루었다. 사마천은 다섯 명을 선택해 ‘자객 열전’을 편성했다.언젠가 중국은 자객 열전을 드라마로 제작할 경우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조사했다. 제일 멋진 자객은 ‘형가
시골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있었다. 얼마간의 시일이 지난 뒤 경로당에서 나온 평가들, 그 사람 참 괜찮더라. 인사성이 있고, 바지런하고, 어른 대접할 줄 알고, 이웃과도 잘 어울리더라. 동네 궂은일에도 앞장서더라. 이런 평판을 받았다.이 사람은 틀림없이 좋은 사람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도 있고, 꼭 있어야 할 사람도 있고, 없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도 있다.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도 있고, 맡겨진 일만 겨우 해내는 사람도 있지만 주어진 일도 하지 않으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사무실 쓰
중앙아시아는 다양한 고대 민족이 혼합돼 이루어졌다. 특히 튀르크 부족은 오늘날 튀르크 어와 이란어 집단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은 튀르크 계통 국가이고,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이란계 나라다.유목 민족이 혼재한 연유로 역사상 하나로 통합된 적이 없다. 영토가 아닌 사람을 지배한 탓이다. 동양과 서양의 가교로서 여러 종교가 접촉한 공간. 과거엔 문명 세계 주변부로 여겼으나 현대엔 유라시아 역사 중심축으로 여긴다. 근대 이전에 거대 제국이 출현한 곳이기 때문이다.중앙아시아는 스텝 거주 알타이어 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