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태어나면 제자가 됩니다. 살면서 많은 스승들을 만납니다. 간혹 운이 따르면 제자로만 살지 않고 스승으로 살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최초의 스승이라 일컬어지는 공자에게도 여러 스승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이가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그의 아들 주공(周公)이었습니다. 문왕은 주나라의 토대를 닦은 이이고(주역의 편찬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주공은 어린 조카를 도와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끈 사람입니다. 그들은 문화영웅들이었습니다. 공자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하늘이 문화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문왕의 도를 이은 나를 버리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 소프트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자선활동가 빌 게이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는 IT기업을 이룩해 낸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는 그들은 난독증으로 학업에 문제를 가졌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는 한국이라면 낙오자로 낙인될 수 있는 대학 중퇴자이다.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역시 난독증에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겪었다고 한다. 어쩌면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단점으로만 보일 수 있는 상황을 극
지난 6월 1일부터 코로나19 팬데믹 방역 체계가 엔데믹 체계로 전환되었다. 코로나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어지면서 확진자의 격리 조치가 해제되었고 대형병원과 요양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3년 4개월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우리 모두는 방역을 위해 통제된 삶을 살아야 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낯선 초유의 경험이었다.팬데믹 시대 우리는 생활공간과 관련된 많은 용어에 접하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신조어를 비롯하여, 격리, 봉쇄, 폐쇄라는 단어뿐만 아니라 원
어제 학생들과 종강모임을 가졌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바로 본가로 돌아간 학생들이 많아서 많은 인원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한 학기동안 있었던 일을 공유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순간 깨달았다. 이제 방학이구나! 기말고사를 채점하고, 성적을 입력하고, 밀려있는 잔업을 처리해야 하는 등 아직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직장에 다니는 지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그 시간이 돌아온 것이다.방학(放學)은 학업(學)을 잠시 놓는(放)다
옛날 학인(學人)들은 자기 집이나 방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알리곤 했습니다. 물론 자기 자신에게 다짐을 놓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런 방 이름 중에 유재(留齋)라는 방 이름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귀양살이 중이던 완당(阮堂)이 제자의 방 이름을 짓고 그 뜻을 밝히는 4행시를 적은 현판으로 특히 유명합니다(여러 개의 모각 현판이 존재합니다). 그 마지막 행 ‘유부진지복이환자손(留不盡之福以還子孫, 내 복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한다)’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불운했던 당대의 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등록 학교에서 2년간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합격증을 소지하면, 세계의 많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국제바깔로레아 제도다.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창의적 문제해결력에 방점을 둔 것으로 교육부 10대 개혁정책에도 포함되어 있다. 시험과 점수의 블랙홀로 흡입되는 현재의 입시 제도는 미래적 인재 양성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는 자성에 대한 대안으로도 거론된다.지식을 얼마나 잘 소화해서 ‘내 생각’을 표현하고 정교화해낼 수 있는가를 강조한다. 이른바 ‘열린 교육’ 혹은 ‘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가 통합해서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게 된 것이다. 지역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선물과 숙제를 함께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관행처럼 행해지던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 방식을 끝내면서 지역의 일을 지역이 책임지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한 건 선물이다. 지역에서 5년 단위로 발전 계획을 세우면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진행 과정을 지원한다. 지역 간에는 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풀어야 할 숙제다.지방시대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두 분야의 성
필자는 가족과 함께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우리 가족의 첫 강아지를 너무나 허망하게 잃었을 때,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첫 강아지를 쏙 빼닮은 아이를 우연히 만나고 너무나 당연한 듯 가족이 되었다. 온 세상을 품으라는 의미로 순우리말인 “누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 이름에는 먼저 간 강아지와 달리 천수를 누리다 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다. 올해만으로 열네 살이 되는 누리는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84세라고 한다. 시니어에 속하는 나이대에 들어선 이후부터 건강에 이상이 발견되고 지속적인 치
어느 시인이 자신의 시 안에서 “담쟁이가 겁쟁인 것을 알겠다”라고 말해서 그걸 읽다가 속이 뜨끔한 적이 있습니다. 한평생 겁쟁이 콤플렉스에 붙들려 살아온 탓일 겁니다. 혼자서는 위로 씩씩하게 뻗지 못하고 남의 담에나 붙어서 기어올라야 살 수 있는 식물이 담쟁이입니다. 시인은 담쟁이의 ‘쟁이’와 겁쟁이의 ‘쟁이’를 한 맥락 안에서 강하게 한 번 부딪치게 해서 우리 안에 있는 못난 겁들에 대해서 질타했습니다. 생각이 있는 자라면 진지하게 자기 안을 한 번 들여다볼 것을 촉구했습니다. 당연히 겁쟁이인 저도 제 안의 겁에 대해서 자의반 타
최근 유명정치인 자녀의 학교폭력문제를 놓고 정치인들과 시사해설가들의 갑론을박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학교폭력은 어떠한 정당성도 가질 수 없으며 일탈행동을 넘어 심하면 범죄의 영역으로까지 연결되어 있다. 청소년기 한순간의 객기로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것이 또한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문제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와 교육당국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폭력 및 예방에 관한 법률」이라는 관련 법률을 만들고 문제 발생 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의 자녀들이 ‘아빠찬스’를 이용하여 경력직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채용되어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두 사람 외에도 여러 명의 선관위 직원들이 자기 자녀나 형제의 선관위 경력직 채용과정에 손을 쓴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선관위의 채용특혜 의혹이 특히 문제 되는 것은 그 비리가 우발적이고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이다. 선관위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선관위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 협력체로서 2021년 10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서 첫 구상을 발표했으며 2022년 5월 23일 출범했다. 산업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 디지털 경제, 무역 원활화, 탈탄소·청정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참여국 간의 협력 구축을 목표로 미국, 한국, 일본,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뉴질랜드, 브루나이, 피지로 구성된
지난 5월 30일 권순태 안동대 제 8대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었다. 이제 다시 평교수의 삶으로 돌아온 것이다. 돌이켜보면 정말 다사다난한 4년이었다. 2019년 총장에 임용된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비대면이라는 예외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며 안동대 학생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분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안동대는 최악의 신입생 충원율을 기록하며 존폐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금년으로 강단에 선 지 44년이 됩니다. 10년이면 혼자서 서고, 20년이면 남을 가르칠만하고, 30년이면 일가견(一家見)이 생긴다고 하는데, 거기에 10년을 넘게 보태어도 ‘십리 안이 오리무중’입니다. 아무래도 자질 부족인 것 같습니다. 근자에는 스무살 청춘들에게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그들에게 적합한 교수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동료 교수들은 코로나 세대인 그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야 될 내용이 나오면 그들은 이내 시무룩해진다고 합니다. 집중하지 못하고
예나 지금이나 평범한 시민들의 술자리 단골메뉴는 ‘정치’다. 가십과 스캔들을 상 위에 올려놓고서는 이리저리 들추고 젓가락질하고 꼭꼭 씹고 맛을 음미한다. 마음 편한 자리에서 반찬 삼기에 딱 좋아서다. 느긋이 시간 보내기에는 이만한 게 없다.요즘 술상 밥상에 자주 오르는 정치 안주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이 향기롭지 않은 냄새를 풍긴다. 시민들은 너무 오염돼서 심각하게 상해버린 안주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때로는 분기탱천해 고함지른다. 정치인의 낯 두꺼운 언행에 몸서리치면서 철면피한 이기심에 혀를 차기도 한다. 양심과 상식을 가진
의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들이 결합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이해된다. 최근 의료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은 물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지능정보기술의 활용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진단 보조 시스템, 의료영상 진단 시스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의료 인공지능(Medical AI)이 상용화됨에 따라 의료 인공지능의 윤리적 쟁점 역시 주목받고 있다.먼저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의료서비스가 사회적 평등에 기여할지 오히려 사회적 약자의 차별을 공고히 할지
얼마 전에 읽은 신문의 한 기사가 제 심금을 울립니다. 『전쟁의 슬픔』(바오닌)이라는 베트남 소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타벅스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며칠 전 대구 시내에 나가 일을 보다 중간에 비는 시간이 생겼다. 쉬어갈 공간이 필요했고, 자연스레 ‘스타벅스’를 검색했다. 눈에 보이는 주변에 언뜻언뜻 커피하우스가 보이긴 했으나, 스타벅스의 간절함이 발동된 모양이다. 커피만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아뿔싸! 주변 300미터 이내에만 다섯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검색되었다. 그 흥행과 인기를 모르는 이가 누가 있겠냐만, 도심을 감안하고라도 놀라웠다. 일반점부터 리저브드점에 이어 드라이브스루점까지 차별화된 매장이 고르게 검색되었다.
최근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일부 강성지지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송영길 전 대표의 측근들이 2021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한 민주당의 전통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최근 코인 투자를 둘러싸고 드러난 김남국 의원의 민낯은 더욱 경악스럽다.김남국 의원이 누구인가? 지난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현황을 보면 김 의원은 지난해 3억3014만 원
지난 23일 안동시와 안동시의회는 안동대학교와 ‘천원의 아침밥 협약 MOU’를 체결했다. 각 기관이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을 통해 아침밥을 먹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사업 수행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안동시의회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확보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조했다. 안동대학교는 이미 지난 2일부터 재학생을 대상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지만, 국립대학육성사업비 등을 포함한 기존의 정부 지원금으로 진행한 것이었기 때문에 예산 면에서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