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 말했다.인류의 미래는 두 가지 방향으로 갈 거라고. 다중행성 종이 되거나, 한 행성에 국한된 채로 남아 있다가 결국 멸종하거나.그리고 또 말했다.자기가 죽기 전에 인류가 화성에 착륙하지 않는다면 매우 실망할 거라고.어느 하루 잠잠할 날이 없는 M의 행적이 나의 평화를 깬다. 재수 없는 인간 같으니라고. 이런 말을 마구 지껄이는 M의 나이는 52세. 내 나이의 딱 두 배다. M에 대한 짜증은 잠시 접어둔 채 핸들에 부착된 휴대폰으로 다음 배달 장소를 검색한다. 점심시간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 나는
정부가 내년에 단순 기능 외국인 근로자 16만5000명을 국내로 들여오기로 했다.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일할 외국인 인력을 역대 최고로 많이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의 인력난과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관리가 문제다.경북 영주시의 필리핀, 베트남 국적 계절근로자 도입 실태를 보면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지난해 영주시에 108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는데 이 중 33%에 달하는 36명이 무단이탈했다. 이들이 무단이탈하는 것은 정해진 체류 일정보다 더 길게 일하기 위해
포항시가 ‘제철보국(製鐵報國) 도시’에서 ‘전지보국(電池報國)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세계적인 배터리 소재 도시의 명성을 쌓고 있다. 프랑스 주요 경제지에서 취재를 올 정도로 포항의 배터리 소재산업이 이미 정착돼 가고 있다.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포항시는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생산, 매출 100조 원, 고용 1만5000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생산, 기술, 인재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2차전지 메가클러스터’ 건설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차전지 특화단지
사계절 철 따라 변해가는 산(山) 하(河) 들(野)의 형형색색, 갖가지 자태는 천지조화에 의해 긴 세월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풍광은 신비롭고 희귀하여 보면 볼수록 볼 때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자연박물관이 청송이다.청송군 전체(846㎡)가 24개 지역 명소이며 청송국가지질공원(2014년, 환경부)인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2017년, UN)을 비롯하여 주왕산국립공원, 국제슬로시티, 아이스클라이밍성지, 산소카페 브랜드도시로 명품 사과의 고장답게 청송은 생태관광지로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농촌 자연관광지로 주목
어릴 때는 춤에 대한 생각이 단순했다. 그저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춤이었다.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속으로 빨려들 것 갗은 작은 동작들, 떨림들, 웅숭깊은 울림들, 반복되는 움직임이나 생각들도 그에 속했다. 가령, 뒤집혀진 매미나 거북의 버둥질이라든가, 바람이 불면 찰랑대며 흔들리는 포플러나무 이파리들의 손짓, 홍수 난 강의 흙탕물이 보여주는 덩실거림 같은.비가 오면 지렁이들이 어둔 흙에서 기어 나와 바깥나들이를 했다. 질퍽한 흙에는 지렁이들이 기어간 자국들이 이리저리 긴 금으로 이어져 있
대구경북 신공항사업 시행자 특수목적법인(SPC)의 민간부문 주관사를 삼성그룹이 맡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간부회의에서 “공공부문에는 한국공항공사, 민간부문에는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재무적투자(FI), 건설투자(CI)를 하게 해 주관사를 중심으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같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또 “중앙의 메이저 건설사와 함께 중심적 역할을 하는 지역의 건설사는 지분을 많이 할당하고, 나머지 지역 건설업체는 동등하게 지분을 갖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홍 시장의
보건복지부가 비대면 초진 대상 지역과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시범사업으로 전환했지만 사실상 중단됐던 것을 15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경북 15곳과 대구 1곳 등 전국 98개 응급의료 취약지역에 초진인 경우에도 야간이나 휴일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게 된다.그간 ‘재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보험료 경감 고시’에 규정된 섬·벽지 지역은 초진인 경우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섬·벽지 외에도 의료 인프라 부족 지역이 많고 야간, 휴일 등
내 자리에서 의자를 돌려 앉으면히말라야시다 침엽 사이로빗금처럼 쏟아지는 햇살그 햇살에 묻어온상념의 꼭대기에 걸터앉은 여린 기억들저녁연기처럼 피어 오른다밥 짓는 내음 곁에서장독대 닦던 어머니가 반들반들 보고 싶다풋 냄새 아련한 그 머슴애첫사랑의 기억에 달라붙은 달콤함이여태 객지를 떠돈다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엉키는덤불 같은 세월에다 호미질 하다나는 어느덧 여기쯤에 있다잊고 지냈던 배롱나무 간지럼 같은추억을 데리고세월의 이랑 사이를 걷고 있다자꾸 뒤돌아 본다
옷장을 열면햇살을 입고 싶은 깃들손 끝에 달려드는 외출들살갗 찢어진 불안한 하반신은공간의 틈을 멋으로 메우고젖고 구겨진 낡은 어깨도툭툭 털어 햇빛에 깃을 세우며저 만의 풍경을 갖는다동그란 하루를 내려놓는 저녁이면하나씩 버려지는 깃털들오늘을 벗어 넣은검정 비닐봉지를 툭, 던졌다터져버린 피로수거함에 들지 못한 깃털 하나가축 늘어진 하반신을 뚫고 나와날개를 잃고 허공을 부유한다수거함을 열면웅크린 깃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올 것 같은절룩거리는 밤,어두운 벽에 창을 낸다
닳아버린 굽과 구두 밑창을 뚫고 들어오는빗물, 흙먼지 그리고 가끔의 바람길을 걷다 돌아오면 발바닥이 시큰거렸다매일 돋아나는 상처를 외톨이처럼 키우며일 년에 한두 번씩 구두창을 갈았다 그때마다한 움큼의 세월이 고린내를 풍기며 혀를 날름거렸다타인의 사무실에서 인파속의 거리에서 후미진 골목길에서구두 속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하던무언가 썩어가는 냄새나를 데리고 다닌 날들의 흔적너무 가까우면 잘 보이지 않는 법이지사랑도 우정도 그리고 미움마저도흐려질 대로 흐려져 버린 세월은이제 구별을 하지 못하네누구도 상관없이 가깝거나 혹은대수롭지 않은 사이
어머니는 멀리 가셨다고 말했다가먼 데 가셨다고 고쳐 말한다돌아가신 아버지를 찾는 전화다멀다, 라는 말은 참 유용하다멀면 갈 생각을 않거나체념하기 좋은 거리이니까알고 보면 사람들은 그 먼 곳에자신을 영영 숨기거나 체념을 맡기곤 한다아버지 친구분은 돌아오는 날짜가 있는 먼 곳을 묻고어머니는 돌아오는 길이 없는 먼 곳을 설명하느라통화가 길어진다그 사이, 멈칫거리던 곳은소실점 하나를 뚝 끊고 사라진다어머니는 먼 곳으로 가고 있고아버지 친구분은 자꾸만 이곳으로 오고 있고너무 멀어서 안 돼, 라는 말처럼너무 아득해서 언제까지 따라갈 수 없는
경북 경주에서 지난 30일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서 규모 2.0 이상 99차례, 3.0 이상 지진이 14차례나 발생했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집중돼 있는 경북 동해안이 위험하다.30일 지진은 지난 5월 강원 동해시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4.5)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 발생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날 지진은 경주와 포항 등 경북뿐만 아니라 울산, 경남, 부산 등 남부지역 대부분 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을 정도다. 특히 경주시민들에게는 7년 전 경주
경북일보는 한국신문협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연말연시를 맞아 희망 2024나눔캠페인 성금 모금을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정성으로 모금된 성금은 우리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소중하게 쓰여집니다. 나눔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이어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성금 접수를 원하시는 독자께서는 아래 성금 모금 계좌로 직접 송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문사에서는 성금을 받지 않습니다)△모금기간: 2023년 12월 1일(금) ~ 2024년 1월 31일(수)△예금주 및 계좌번호 : ▷사회복지공동모금회대구 =
“운명하신 게 아닙니까?”적문의 목소리는 떨렸다. 명주수의를 입고 떡갈나무 관 속에 누워있는 노인의 눈이 가늘게 움직였다. 노인 아내가 손등으로 콧물을 닦으며 적문에게 다가왔다.“스님, 우리 집 양반이 어찌나 조르던지 스님을 모셨심더. 결례라는 것도 알지만 우야닌 교. 꼭 그만한 사례는 각오하고 있심더.”그러자 숯 검댕 묻은 아들도 다가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적문은 한걸음 물러서서 난감해하는데 노인이 번쩍 눈을 떴다.“스님,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고 살아있는 매일이 심심 함니더. 한번 죽어보자고 결심했고 죽고 나면 어떻게
국민의힘이 ‘메가 서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서울-부산·경남 메가시티 ‘양대 축’ 메가시티 구상을 냈다가 다시 광주·전남권을 묶어 서울과 부산, 광주 ‘3축 메가시티’ 구상을 밝혔다. 그러자 또 충청권이 반발하자 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프로젝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대전시청을 찾아 “충청권 메가시티 논의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충청권 메가시티 구상에도 손을 들어주었다.이처럼 여당의 메가시티 구상이 ‘양대 축’에서 ‘3축’, ‘4축’으로 논의가 확대되고 있지만 ‘경북·대구 메가시티’ 구상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볼록한 젖 몽우리 부풀고 부풀더니불꽃처럼 활짝 터져 감당 못할 넉넉함맙소사팜므 파탈의 치명적인 신여성혜성처럼 나타나 온 마음 뺏은 여왕끊어내듯 후두둑 꽃잎을 떨구던 날아서라그리움 하나 던져놓고 간 여인온 마음 아리도록 기나긴 침묵 끝에약속처럼 다시 핀 검은 줄기 낙양화오로지한마음으로 별을 낳는 꽃 중의 꽃
인부들이 벗어 놓고 간손바닥이 빨간 장갑들 여러 켤레가고단한 손바닥들 같다하루의 일이 묻은 손을 저렇게벗어서 돌돌 말아 놓을 수 있다면손은 평생의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빈손을 씻고 또 씻은 손의 이율배반노동이 없는 손은 정말 행복한 손일까하는 생각이 드는 일이지만매일매일 일 끝에 아무리손을 씻어도 직업은 씻겨지지 않는다숙련이란 이름의 직업들물집으로 또는 자잘한 상처와흉터들로 손을 떠나지 못하는앙숙과 필요불가결의 관계가 오래 될수록서로 닮은 흔적들을 만들어내는천직이라는 직업들지친 위로도 없이 아무런 채비도 없이일이 떠난
늦은 밤 이불을 비집고 나온 아버지의 자서전을 읽는다힘겨운 문맹의 생애는 또렷한 글씨로 남길 수 없어한 획의 선이나 기호들로 새기고바다를 많이 뱉어낸 아픔들을 읽게 되면자식의 가슴이 찢어질까눈길 닿는 자리마다 놓아둔 몽돌눈에 고이는 바다의 찡한 갯내 코끝을 찔러파도치듯 들썩거리는 어깨주먹을 처박아 막아도자꾸만 갈매기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입내 자식이 태어나등이 휘어져 보고서야 해독하게 된풍랑을 휘갈겨 놓은누렇게 탈색된 앞장을 뒤집어 보니해준 거 없다 던진 가시들 까뭇까뭇 박힌 뒷장잠 속에서도 풍랑을 만났을까 뒤집히는 이불침몰하는
머리맡에 오래된 이름이 드나드는낡은 필름을 두고 잤다꿈은 바늘 끝처럼 날카롭다지나간 말을 부려놓은 곳에잠그지 못한 울음들이 엉켜 있다오래된 붓을 담그면 물방울들이 길을 연다그 아득한 풍경에 닿아있는 숨혼자 숨어 핀 꽃들의 자리에 바다의 심장이 있다물속에 핀 꽃들이 노랗게 울렁거린다어떤 봄은 용기를 내서 울어야 사용할 수 있다가라앉은 손들이 울컥 게워 놓은슬픔마저 빠져나간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들껴안았던 날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미안하다는 말이 돌아오는 봄기일에 만난 우리들 말 속으로 끼어드는두고 와서 미안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EXPO) 개최지 부산 유치가 불발됐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투표에서 부산은 총 165표 중 29표를 받는데 그쳤다.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를 얻어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유치 무산으로 국민적 실망감이 크지만 도전의 의미가 크다.부산시의 엑스포 유치 도전을 통해 경북·대구(TK)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 TK는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부산 엑스포 유치 도전에서 배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