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말했다.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위대한 예술은 피륙을 짜는 행위라고. 삶의 기본적 요소인 의식주 중에 의생활은 오직 사람만 간직한 문화. 직조가 처음 시작된 것은 신석기 시대로 추정한다.적도 부근에서 벌거벗고 지내던 인류는 고위도로 옮기면서 옷을 입는다. 추위를 피하고자 함이었다. 지금도 열대 원주민은 거의 맨몸으로 생활한다. 제일 손쉽게 획득한 옷감은 털가죽. 사냥해 고기를 먹고 남은 껍질은 의복으로 썼다. 대충 몸에 두르고 끈으로 묶는 치마 형태다.역사상 국제 무역의 중요한 통로는 비단길과 모피길. 중
사람이 동물과 구분되는 것 중의 하나가 말(언어)이다. 동물도 소리로 소통을 하고 있겠지만 사람의 말과는 다르다. 동물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인데도 ‘말도 안 되는 소리’, ‘말 같지 않은 말’이 있다.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더러 있는가 보다. 말만 앞세우거나 쓸 말이 적어 탈인 경우도 더러 있다.말을 조리 있게 잘하면 모두들 우러러본다. 옳지 못한 일에 항거하지 못하고 입 다물고 있을 때 앞장서 할 말을 하면 지도자감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막힘없이 물 흐르듯 말하는 좋은 구변을 구약현하(口若懸河), 폭포수처럼 시원하다고 추켜세우기
명품은 글자 그대로 뛰어난 물건을 뜻한다. 요컨대 향수를 간직한 스토리와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인, 그리고 은연중 발산하는 사회적 지위가 존재의 가치다. 내공이 쌓이듯 오랜 세월 각별한 이미지가 축적돼 그 반열에 오른다.이는 신분 제도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소위 권력과 재력을 지닌 특정인이 사용한 물품이 일종의 럭셔리. 그 역사가 유구하다. 기원전 800년 무렵 아시리아 제국 기록에도 나온다. 호랑이 모피 8000장을 인도에서 수입했다는 내용. 오늘날 버버리 외투 무역에 비견된다.장건이 개척한 실크로드를 통해 로마에 전래된
조선 영조 때 호조 아전 김수팽이란 청백리가 있었다. 지금의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호조의 서리로 청렴결백하게 살아서 많은 일화를 남긴 분이다.그의 아우도 혜민서의 아전이었는데, 부인이 살림에 보태려고 부업으로 염색하는 일을 했다. 김수팽이 아우의 집에 들렀다가 뜰의 항아리마다 가득 담긴 물감과 줄에 늘려있는 천들을 보고 물었다. “저게 무엇에 쓰는 것이냐?” “집사람이 물감 들이는 일을 합니다.” 김수팽이 항아리를 발로 차며 아우를 꾸짖었다. “우리 형제가 모두 녹봉을 받아 구차하지 않게 사는데 이런 일까지 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오늘날과 같이 물질 만능에 소비문화가 조장된 사회에서는 어떤 모습의 인간이냐 하는 것보다 어떤 일을 하는 인간이 더 강조되고 있다. 평등사회라고 하고, 일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의사·판사·교수·연예인·정치인 등 하는 일에 따라서 평가와 대접이 달라진다. 그러나 인간은 모름지기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어떤 모습의 인간이냐 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 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삶이 소중하다. 유대경전에 ‘어느 겨울날 눈이 수북이 쌓여 있을 때 만약 당신이 길을 만
중국사에 등장한 첫 번째 여장부가 여태후다. 사마천이 ‘여태후본기’에서 강직하고 굳세다고 한 여인이다. 아버지 여공은 딸의 비범함을 눈여겨보아 귀인에게 시집보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패현에서 건달에 가까웠던 유방을 보고 단박에 딸을 시집보낸다. 그러나 딸이 귀인이 되기까지는 힘겨운 투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방이 하급관리일 때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농사를 지었고, 항우와 치열하게 싸울 때는 포로가 되었다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석방되는 고초를 겪는다.여태후의 진면목은 한나라 개국 후에 드러난다. 일등공신 한신과 팽월을 제거하여 고조
인간의 고뇌를 해결코자 태동한 종교가 남녀 차별적이란 사실은 아이러니다. 세계 삼대 신앙인 기독교·불교·이슬람교 공히 그러하다. 그 경전인 성경과 불경과 코란엔 남자는 귀하고 여자는 천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렸다.태초의 아담과 이브 얘기부터 그런 구절을 담았다. 또한 가톨릭교 여성은 신부가 되지 못하고, 불교의 비구니는 남성 승려인 비구의 말을 따르게 정했다. 이슬람은 놀랄 정도로 엄격하다. 심지어 말을 듣지 않는 아내는 때려도 좋다는 내용도 들었다. 당시 시대 상황이 반영된 탓이다.오늘날 종교 경전은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재해석되
말은 씨앗이 되어 어디론지 날아가 무럭무럭 자라서 열매를 맺고 뱉었던 당사자들에게 돌아가 독이 되기도 하고 달콤한 과즙이 되기도 한다. 어느 시댄들 다르랴마는 지금 세상에 험악한 말이 너무 많이 날아다닌다. 덕담은 날개가 없는지 악담이나 험담만 날아다니는 것 같다. 해마다 입시 정보를 보면 서울대를 비롯해 모든 대학에서 법대에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 이 수재들이 법을 공부하여 판사도 되고, 검사도 되고, 변호사가 되었을 것이다. 많은 법조인들이 그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계에 투신하여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다. 오히려 법
엊그제 저녁 후배 몇 사람과 술자리를 같이했다. 후배라 하지만 모두 일흔을 넘긴 친구들이다. 한 후배가 자신보다 두어 살 적은 친구의 말에 ‘꼬닥거리지 마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깜짝 놀랐다. ‘꼬닥거리다’가 “자꾸 경솔하고 방정맞게 행동하다”는 뜻의 사투리다.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경멸하는 뜻이 담긴 좋지 않은 말이다. 아무리 손아래 사람일지라도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말이다. 분위기 나빠질까 봐 얼른 수습하여 화제를 돌렸다. ‘까불거리다, 까불대다’는 말도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말인데 ‘꼬닥거리다’는 사투리이지만 더 심한
플라톤의 저서 ‘향연’은 인간의 자웅 동체에 관한 우화를 전한다. 이는 한 개체에 암수 생식 기관을 동시에 갖춘 것을 말한다. 그에 의하면 인류는 본래 공처럼 생긴 구형이었다. 하나의 목에 얼굴은 반대 방향으로 둘이고, 팔과 다리와 귀는 제각기 넷을 가졌다. 물론 음부도 둘이다.이들은 세 가지 성이 있었다. 남성과 여성 그리고 자웅 동체라 일컫는 제3의 성이 그러하다. 기세가 넘친 동그란 인간은 신들을 마구 공격했다. 분노한 제우스는 그들을 둘로 쪼개 응징했고 반쪽의 몸들은 다른 반쪽을 그리며 헤맸다.당초 여자인 사람은 여자를, 남
며칠 전 3월 하순에 청도교육지원청에 잠시 들린 적이 있었다. 정문 옆 정원의 큰 돌에 ‘道不拾遺淸道敎育支援廳’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청도교육지원청을 새 청사로 옮긴 기념으로 세운 자연석 비였다. 색깔도 깨끗하고 모양새가 그럴듯한 암석에 왜 이 문구를 새겼을까를 생각해 보았다.도불습유(道不拾遺).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라가 잘 다스려져 태평하고 살림이 넉넉함을 뜻하기도 한다. 진나라 효공이 위나라 출신 공손앙(상앙)을 등용. 두 차례에 걸쳐 변법을 실시하여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게 된다. 법가에 속했던
나에게는 아주 부끄러운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 6·25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된 1953년에 초등(국민)학교 1학년이었다. 운동장에서 전사한 국군용사들의 화장한 유골함 전달식을 보았고, 삼촌의 유골함을 안고 땅을 치며 통곡하는 할머니와 젊은 숙모, 어머니의 모습을 그저 멀거니 보고 서 있었던 기억도 부끄럽고, 폭격으로 학교 건물의 지붕이 날아간 맨봉당에 앉아서 공부하면서도 즐겁기만 했던 자신이 지금 생각해도 참 한심했구나 싶다. 3학년이 되어서 처음 마룻바닥이 있는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학령 아동보다 몇 살씩 많은 형
탄산음료는 18세기 말엽 독일에서 처음 출시됐다. 짜릿한 청량감이 일품인 콜라와 사이다는 그 대표 선수다. 미국의 경우 약용수로 분류했고 맛을 더하는 시럽이 첨가됐다. 당시 약국은 각종 음료를 제조해 팔았다. 소다수도 그중의 하나이다.약국 주인인 펨버턴은 코카나무와 콜라나무 액즙을 조합해 마실 거리를 만들었다. C자를 되풀이하면 홍보에 좋을 것이라 여겨 ‘코카콜라’ 명칭을 떠올렸다. 그는 ‘최초의 무알코올 국민음료’라는 카피로 선전했고 문자 그대로 대박 상품이 됐다. 오늘날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코카콜라(Coca-Col
‘뜬금없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읍내에는 5일마다 장이 섰고, 소나 돼지 같은 가축과 농산물을 이 장에서 사고팔았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일정한 가격이 없으므로 흥정하여 금을 매기고 값을 정한다. 흥정하여 값을 매기는 것을 ‘뜬금’이라 한다. 일정하지 않고 시세의 변동에 따라 그날의 장판에서 정해지는 값을 말한다. 뜬금 없이 라는 말은 ‘장마당에서 공론화되어 매겨진 값도 없이’란 뜻으로 보통 사람들이 분위기나 주제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쓰는 말이다. 전혀 예상 밖의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쓰는 말이다.‘자다가 봉창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족과 기쁨을 누릴 때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다. 행복이란 굴러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어르신의 복지증진을 위한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은 여가 문화를 즐기며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경북도에서 2019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걸어온 발자취의 시곗바늘을 되돌려 보았다. 여가프로그램 운영을 하다가 1개월 만에 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경산이 직격탄을 맞았다.그러나, 경산시는 흔들림 없이 경로당 어르신을 위한 건강, 여가 문화 활동 지원과 복지 코디네이터 역할, 생활 방역 소독, 실
미시시피강은 미국의 중부 지역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하천이다. 무려 31개 주가 포함될 정도로 유역이 광대한 미합중국 최대의 강이자 세계 네 번째로 길다. 중국의 황허강이 그러하듯이 북미 대륙의 젖줄로 불린다.고유 명사 ‘Mississippi’는 특이한 철자를 가졌다. 시적인 조합 같은 반복은 원어민도 헷갈려 실수가 잦다는 낱말. 우연히 두 차례나 그런 경우를 보았다. 영화 ‘미시시피 버닝’은 흑백 갈등과 정의파 수사관 활약을 다룬 작품으로, “i가 네 개인데 못 보는 것은 뭐냐”는 물음에 “미시시피”라고 답변하는 대사가 나온다
설은 설레는 마음으로 맞는 날. 1년에 한 번 새로 지은 옷 설빔을 입어볼 수 있는 날. 어머니가 목화로 실을 뽑고 베틀에 올려 베를 짜고, 까만 물을 들여 지어주신 설빔이었다. 새로 산 운동화를 머리맡에 두고 만져보고 또 만져보며 잠을 설쳤던 설. 설 전날 밤에 잠들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 걱정했던 날. 세배를 하고 차례를 지내고 온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다녔던 날. 세뱃돈이란 것이 있는 줄을 까맣게 몰랐고, 집집마다 인사 다니는 것이 의무인양 한 집도 빼놓지 않고 다니면서 각종 강정을 대접받는 날. 좋은 꿈을 꾸었느냐는 덕담
미국에 가면 어린 꼬마도 영어를 잘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독일의 골목에 벤츠가 널렸듯이 말이다. 언어라는 면에서 인체의 뇌는 신비로운 블랙박스. 영국서 태어나 자라면 영어로 장착되고 일본서 성장하면 일어로 채워진다.이는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어떤 공동체에 속할지 그리고 무슨 책을 읽을 지가 정해진다. 사회를 형성하고 사고방식을 이룬다. 인류 진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났다. 대략 400만 년 전에 최초의 조상이 출현한 이래로, 직접적 시조인 호모사피엔스는 10만 년쯤 전에 나왔다.장구한 변천의 역사에서 가장 근
말은 씨앗이 되어 어디론지 날아가 무럭무럭 자라서 열매를 맺고 뱉었던 당사자들에게 돌아가 독이 되기도 하고 달콤한 과즙이 되기도 한다.지금 세상에 험악한 말이 너무 많이 날아다닌다. 어떨 때는 지겨워진다. 덕담은 날개가 없고 악담이나 험담만 날아다니는 것 같다. 해마다 입시 정보를 보면 법대에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 이런 수재들이 법을 공부하여 판사도 되고, 검사도 되고, 변호사가 된다. 정치계에 투신하여 활동하는 분들도 많다.그런데 희한하다. 오히려 법질서는 어지러운 것 같으니 말이다. 법이 밀가루 반죽처럼 늘어나거나 줄기도 하
설 명절 전후에 좋을 꿈을 꾸라는 덕담을 많이 하고 많이 받는다. 평소에도 젊은이들에게 꿈을 지니도록 당부를 한다. 허황한 꿈이 아니라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을 지녀야 하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곤 한다. 이 꿈은 잠자면서 꾸는 꿈이라기보다 자신이 세운 삶의 목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명절에 좋은 꿈 많이 꾸라고 덕담할 때는 행운의 꿈과 생활실천의 꿈의 의미가 복합되어 있을 것 같아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잠을 자야 꿈을 꾼다. 잠은 몸과 마음의 휴식시간이다. 낮의 노동은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