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F+3S+T=총점. 이게 무슨 공식인가. F는 1위 표, S는 2위 표, T는 3위 표다.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점수 계산 공식이다. 공식이라 할 것도 아니지만 해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32명의 투표 결과를 이렇게 산정해 수상자를 선정한다.메이저리그 팀을 보유한 30개 도시에서 2명씩 선정된 기자단(아메리칸리그는 총 28명, 내셔널리그는 32명)이 각기 1~3위 순서대로 투수 이름을 적어 넣는 방식이다. 즉, 한 명의 선거인이 1, 2, 3위 세 명의 이름을 적고 1위에게는 5점, 2위에게는 3점, 3위에게는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15
-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대체로 아름다움의 범주에는 숭고미와 우아미, 골계미가 있다. 또 한가지 ‘비장미(悲壯美)’라는 것이 있다. 숭고미는 장엄하고 거룩한 초월적 아름다움, 우아미는 조화와 균형 통일성의 아름다움, 골계미는 풍자와 해학의 아름다움으로 대충 뭉뚱그려진다.‘비장미’는 현실 세계를 비극적으로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주어진 여건을 극복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 비장미의 근본 바탕이다. 비극적인 것이 아름답다고 하면 모순적일 수 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14
-
“일본의 노벨상 숫자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기반과학과 기술의 수준이 당장 따라 잡을 수준이 아닌 것들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대책 민관정협의회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박 회장의 말대로 일본은 1901년부터 상을 주기 시작한 노벨상에서 2018년까지 24명의 수상자를 냈다. 물리학상이 9명, 화학상이 7명, 생리의학상 5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이며 경제학상 수상자는 아직 없다. 일본 국적인 아니지만 일본 출신 수상자도 3명이나 된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12
-
-
“어렸을 때 자동차보다 비행기를 먼저 봤어요. 책에서 보니까 프로펠러 모형 비행기가 있었어요. 그걸 만들어 보겠다고 강가에 나가 미루나무 가지를 잘라 바짝 말린 다음 숫돌에 간 낫으로 프로펠러를 만들었어요. 줄기차게 만들었지만 그 때마다 고무줄을 감아 땅에 놓으면 날지 않고 그저 땅에서만 맴돌았어요. 그 때 형님이 비행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라고 말씀하셨어요”안동시 길안면(현재 임동면) 지례에서 태어난 김영길 전 한동대 총장이 한 인터뷰에서 한 형 김호길 전 포스텍 총장과의 어릴 때 이야기다. 김영길 총장은 비행기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07
-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본색이 또 드러났다. 해방된 지 7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일본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금 일본은 비행기로 2~3 시간이면 날아갈 수 있는 나라지만 10시간 넘게 날아가야 하는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거리가 먼 나라다.한국과 일본은 조상이 같고, 얼굴빛이 같아서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세계적 경제 대국인 일본이 이렇게 탐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그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해가 서로 다른 나라와 교류할 때는 먼저 상대를 이해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05
-
세월의 굴곡 속에 고유 지명들이 많이 바뀌었다. 신라식 발음의 지명을 한자식으로 바꾼 신라 경덕왕 때의 일은 아득해서 덮어 두더라도 일제 강점기의 일은 쉽게 근원을 찾을 수 있는데도 아직 그대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 일제는 사람의 성과 이름을 일본식으로 고치게 한 ‘창씨개명(創氏改名)’에 앞서 지명을 일본식으로 바꿔 ‘창지개명(創地改名)’이라 할 수 있는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과 명칭 변경을 단행했다.일제는 1914년부터 1918년까지 한반도 전역에 대한 평판측량을 실시해 지도를 작성했다. 지도 제작사업과 동시에 행정구역 통폐합을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8-01
-
‘우리’는 ‘나’와 ‘너’의 결합이다. ‘나’보다 ‘우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좋게 해석될 수 있다. 이기적이기보다 공동의식과 공동의 운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내 집’, ’나의 가족’, ‘내 나라’는 ‘우리 집’, ‘우리 가족’, ‘우리 나라’라고 해야 따듯한 피가 흐르는 것이다. 심지어 ‘내 아내’라고 해야 할 것을 ‘우리 아내’라고 쓰기까지 한다. 영어로 직역하면 ‘our wife’가 되는데도 말이다.‘우리’라는 말이 유명하게 쓰인 예가 있다. “우리가 남이가!”이다. 1992년 제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31
-
“나의 호는 석파(石坡)다. ‘석’자를 떼어 너의 호를 ‘석재’로 지어준다. 우리나라에서 오직 너의 재능만은 그 누구도 깨뜨릴 사람이 없을 것이란 뜻이다”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1820~98)이 시와 글씨, 그림, 거문고, 바둑, 장기, 언변 등에 뛰어나 ‘팔능거사(八能居士)’라 불린 석재(石齋) 서병오(1862~1935)에게 호를 지어주면서 한 말이다. 석재의 재능이 서울의 구중궁궐 운현궁에까지 들렸던 모양이다. 글씨와 그림 등 풍류에 일가견을 가진 석파가 1879년 자기보다 42살이나 아래인 18살 석재를 운현궁으로 불러 자기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29
-
“재부를 증진시키는 근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하게 인의도덕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올바른 도리로 얻는 부가 아니면 그 부는 아름답지도 않고, 영원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 동떨어지도록 방치한 ‘논어’와 ‘주판’을 일치시키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임무인 것입니다”일본을 경제 대국으로 이끈 불멸의 상경(商經)으로 불리는 ‘논어와 주판’을 쓴 시부사와 에이치는 논어로 대변되는 ‘도덕’과 주판으로 대변되는 ‘경제’의 합일설을 설파했다. 시부사와는 진정한 부는 인의도덕에 기반을 두지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25
-
지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중국 송나라 때였다. 몽골 기마병의 기습을 막기 위해 지뢰를 사용했다. 지뢰는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에 전해져 수성전(守城戰)에 사용됐다. 지뢰는 가장 비인도적 무기로 지탄받는다. 평화협정을 맺으면 전쟁은 끝나지만 땅 속에 묻힌 ‘지뢰전’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것이다.전 세계 곳곳에 깔린 지뢰는 1억1000만 발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마다 지뢰 폭발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1만여 명에 이른다. 한반도도 그야말로 세계적인 ‘지뢰밭’이다. 합동참모본부 자료에 의하면 비무장지대(DMZ) 내 786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24
-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아베 정부가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한국 법원 (배상)판결에 따라 국제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한 청구권협정 때문에 1월 협의를 요구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이 응하지 않고 있다. 중재위 설치 제안도 응하지 않았다. 국제법 위반 상태를 지금 하고 있는 것은 2차 세계 대전 후 국제 질서를 근저에서 뒤엎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이 19일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놓고 이 같은 일방적 주장을 전했다. 1951년 전후 처리를 위해 승전국(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22
-
“인간이 본디 욕망 덩어리인데, 그 모든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 때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 내가 이 세상에서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거다. 급성 우울증이 온 거다” 정두언 전 의원이 2016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극단적 행동을 했던데 대한 회상이다. 우울증을 앓아 온 정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 온 배우 전미선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었다.우리 사회는 수많은 불안 요소들에 의한 정신적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18
-
1928년 봄, 서울 인사동 조선극장에서 팔도 명창경연대회가 열렸다. 조선극장은 단성사, 우미관과 함께 당시 3대 극장 중 하나였다. 전국의 명창들이 다 출연하다시피 한 이날 공연에서 재창, 삼창의 ‘앙코르’를 받은 당대 최고 ‘명창’이 있었다. 그는 당시 24살의 박록주였다.이날 공연이 끝난 뒤 수많은 관객 가운데 두 사람이 박록주를 찾았다. 한 사람은 전 부통령 김성수의 아버지 김경중 영감이었고, 한 사람은 당시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다니고 있던 새파란 문학청년 김유정이었다. 김경중은 수운동에 3000원 짜리 집을 사주며 박록주를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17
-
-
‘더러운 곳을 가리는 행위’를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부 미백이 유행하면서 ‘화이트 워싱’의 원래 뜻을 변형해 피부를 희게 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비백인 역을 백인이 맡는 것을 ‘화이트 워싱’이라 부른다.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성행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부터 ‘화이트 워싱’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고증의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경우 영화에서의 주연배우는 전부 백인이었다. 그러다 21세기 들어 ‘화이트 워싱’이 비판받기 시작했다.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나 인형, 애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11
-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풀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히 일본행 비행기를 타던 7일 귀를 의심케 하는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 내에는 분명히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부류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부류가 한국사회 내 힘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하구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을 평균 이상으로 좋아 하는 부류들의 일관성’이란 제목으로 7일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글이다. 박 의원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미흡한 대비를 비판하는데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10
-
도산서원에 들어서면 반듯한 화강암 비석 하나가 서 있다. 비석에는 예서체로 ‘鄒魯之鄕·추로지향’이라 써 있다. 공자의 고향인 노나라와 맹자의 고향인 추나라, 즉 공자와 맹자의 고향이란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곳이란 뜻이다. 1980년 도산서원을 방문한 공자의 77대 종손 쿵더청(孔德成, 1920~2008년)이 쓴 것이다. 중국에서 희미해진 유학이 안동에 그대로 보존되고, 기려지고 있어서 존경하고 추모하는 마음을 쓴 글귀다.2012년 3월과 2017년 12월에는 공자와 맹자의 후손이 나란히 안동을 찾기도 했다. 공자 79대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08
-
울산시를 관통해 흐르는 태화강 상류의 큰 바위에 암각화가 그려져 있다.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다. 이 암각화에는 소나 호랑이, 표범, 사슴 등 육지 생물들의 모습도 새겨져 있지만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고래다. 원시적으로 쪼아 선을 만들었지만 고래의 묘사가 세밀하다. 새끼에게 젖을 빨리는 귀신고래, 앞뒤의 색이 다른 범고래, 수많은 세로줄 무늬가 난 유별나게 큰 긴수염고래 등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고래를 사냥하는 모습도 자세하게 그려놓았다. 10명도 넘는 사람이 긴 나무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작살을 던지는 모습과 얼기설기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04
-
위인들이 난곳이 두메산골인 경우가 가끔 있다. 경북 안동군 길안면 지례가 그런 곳이다. 천재 물리학자이자 초대 포스텍 총장을 지낸 김호길(1933~1994년) 박사와 초대 한동대 총장을 지낸 김영길(1939~2019) 박사가 이곳 출신이다.“문리대학이라는 이름은 시골 중학교 1학년생에겐 생소하기 짝이 없었죠. 당시만 해도 시골 아이들 사이에선 고려대학 하면 먹는 ‘고래’를 연상했고, 문리대학이라면 안동말로 ‘문어나 오징어’가 머리 속에 떠올라 ‘참 이상한 이름의 학교도 있다’ 싶었지요” 김호길의 어릴 때 고향에서의 회고다.김영길 총
삼촌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2019-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