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증과 우울증을 앓는 한 남성이 자신의 원룸에서 소주와 수면제 등을 먹고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낸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직접사인은 급성중독사다. 이 남성의 유족은 보험사에서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은 고의로 자신을 해쳐서 숨지거나 1급 장해상태가 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어서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법 제13민사부(문흥만 부장판사)는 숨진 남성의 부인 등 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
간석식구파와 함께 인천 양대 폭력조직인 ‘부평식구파’ 두목 A씨(61)는 행동대장으로 활동한 친구가 자신을 배신하고 상대 조직의 고문이 됐다는 이유로 부하 조직원들에게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징역 7년(살인)과 3년(공갈)의 형을 확정받았고, 2012년 인천구치소, 2015년 춘천교도소를 거쳐 지난해 7월 8일 청송군 진보면 각산리 경북북부제1교도소에 이감됐다. 이감 당일 교도소장은 A씨를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과 ‘수용자업무관리지침’ 등에 근거해‘녹음·녹화 접견 대상자 및 접견내용 청취·기록을 위...
동생과 다툰 학생의 교실을 찾아가고, 하급생에게 해당 학생을 찾아오라고 말하거나 혼내주겠다는 말을 했다면 학교폭력에 해당할까. 직접 대면해 폭언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런 행동 때문에 위협이나 두려움을 느꼈다면 학교폭력으로 판단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손현찬 부장판사)는 30일 A군(11) 어머니가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장을 상대로 낸 서면 사과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해당 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5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A군에 대해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
법이 허용하는 선처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범죄의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피고인이 초범에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면 징역형 보다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거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잘못을 반성하고 고치기는커녕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을 받는 와중에 또다시 같은 범행을 한 20대 청년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12월 13일 대구지법으로부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있다가 옆 칸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을...
형법은 가족 사이에서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 개입을 자제하려는 취지에서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절도죄의 경우 피해물건의 소유자와 점유자 모두 친족 관계가 있는 경우 형을 면제해준다. 의사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아내와 아들이 몰래 병원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금품을 가져 나왔다면 절도죄로 처벌을 받을까. 대구지법이 지난 10일 선고한 사건의 경우 재물에 대한 타인의 점유를 침해함으로써 성립하는 절도죄의 ‘점유’가 쟁점이었는데, 남편 A씨와 검찰은 범행 당시 병원의 소유자는 자신이었지만 점유자는 관리를 위임...
모든 차의 운전자는 제동장치와 조향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하고 도로의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해서는 안 되는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도로교통법에서 그렇게 정했다. 횡단 보도와 인도가 없고 폭이 좁은 주택가 도로를 운행하다 사람을 치어 다치게 했을 경우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을까.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사고가 났다 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면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대구지법이 내린 판결이 그렇다. 대구지법 제7형사단독 오범석 판사는 지난 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
혼인하면 토지 소유권을 넘겨주기로 약속한 아버지가 이를 지키지 않았는데, 딸이 결혼 후 약속을 지키라며 아버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딸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법 제4민사부(이상오 부장판사)는 20대 A씨가 60대 아버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딸에게 1억5천545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2009년 7월 22일 자신 소유의 밭 826㎡(약 250평)을 딸에게 증여하되 소유권 등기는 결혼하면 ...
보험사들은 고의로 자신을 해쳐서 숨지거나 1급 장해상태가 되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면책사유로 정하고 있어서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지역의 한 금융관련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자살한 A씨의 사례를 들여다봤다. 2000년 한 공공기관에 입사해 2014년 2월까지 신용조사와 보증업무 등을 주로 담당했던 A씨는 채권회수와 소송 등을 주로 하는 부서장으로 발령받았다. 채권회수 업무 경험이 전무 했던 그는 스트레스를 자주 호소했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거나 죽고 싶다는 하소연을 했...
퇴직금과 다른 명예퇴직수당을 이혼과정에서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 특히 협의이혼 성립일 이후 받은 명퇴수당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판단한 법원의 판례를 살펴봤다. 교사 B씨(여)는 1991년 A씨와 결혼한 이후 고부갈등을 비롯해 가사·육아의 분담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B씨는 2007년 3월께 아들만 데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갔고, 2010년 5월부터 남편의 재결합 요구도 거절한 채 별거했다. 2012년 9월 26일 부부는 혐의이혼신고를 했다. 남편 A씨는 1998년부터 시작한 사업 덕분에 협의이혼 신고일 기...
농사에 쓰이는 경운기와 연결한 트레일러에 농작물을 싣고 운반하던 중 사망사고가 나면 경운기를 작업기계로 봐야 할까. 교통수단으로 간주해야 할까. 무엇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보험금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된다. 최근 판례가 그렇다. 참외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지난해 6월 9일 오후 5시 50분께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비닐하우스로 트레일러가 장착된 경운기를 운전했고, 참외를 실으려고 비닐하우스 앞 도로에서 비닐하우스까지 연결된 내리막길에서 후진으로 운전해 내려가다가 경운기의 앞바퀴가 내리막길 옆 경사로로 이탈했다. 김씨는 경운기 보조 ...
교통사고와 무관한 질병 치료를 병행할 경우 사고로 생긴 상해 치료 기간과 겹친다면 노동능력상실률 100%를 적용해 손해배상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5민사단독 구성진 판사는 교통사고 피해자 박모(58)씨가 사고를 낸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보험사는 3억23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교통사고는 3년 전의 일이다. 박씨는 2014년 11월 22일 새벽 3시 8분께 대구 달서구 월배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중 유모씨가 몰던 승용차 앞범퍼에 부딪혔다...
이웃집 남자의 이혼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한 남자가 세월이 흘러 이웃집과 다툼이 벌어지자 문자메시지로 상대의 이혼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렸다. 사실을 공표해 발생하는 명예훼손혐의는 어디까지이고 이럴 경우 어떤 처벌을 받아야할까. 재판부는 단순한 이혼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은 무죄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자신의 부인과의 소송에서 불리한 증언을 한 B씨에게 불만을 품고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1년 간 58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보냈다. 이어 B씨의 지인인 C씨가 자신의 ...
녹색 신호 때 직진 차량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좌회전할 수 있는 곳을 ‘비보호 좌회전’ 구역이라고 한다. 이 구역에서 좌회전하던 중 정상 신호에 따라 직진하는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내면 과실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좌회전 차량 차주에게 80%, 직진 차량 차주에게 20%의 책임을 지우는 1심 판결이 나왔었는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고 무리한 좌회전을 시도한 차주에게 100%의 책임을 지우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작년 3월 8일 밤 10시께 SM5 승용차를...
경북의 한 농촌 다방 여종업원 A씨는 일반 다방 종업원과는 사뭇 달랐다. 주된 업무는 한잔에 2천 원 하는 커피 배달이 아니라 모텔과 노래방, 소주방 등지에서 성매매하는 것이었다. 결근하면 25만 원의 결근비를 내야 하고, 30분 이상 지각하면 시간당 2천 원을 자신의 수입에서 제하거나 선불금 빚에 더했다.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일해서 번 돈을 업주와 절반으로 나눠 가졌다. A씨는 일명 ‘티켓다방’ 종업원이었다. 티켓 배달을 나갈 때 티켓영업으로 받은 시간당 2만 원을 업주에게 입금해야 했다. 단순하게 차 배달만 해서 얻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