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와 출구 각 2곳

9일 대구 중구 도원동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속칭 ‘자갈마당’ 주변 4곳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속칭 ‘자갈마당’ 주변 방범용 폐쇄회로(CC)TV 설치공사가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CCTV 4개의 위치가 애초 ‘도심부적격시설’이란 꼬리표를 달아 ‘고사(枯死)’시킬 계획을 세운 대구시와 중구청의 전략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구청은 지난 8일 자갈마당 주변 등 4곳에 CCTV를 설치했다. 입구 쪽 2개의 CCTV는 성매매 업소와 5m 정도 떨어졌고, 제2 수창공원 앞 골목과 대구역 방면으로 나가는 골목 출구 2곳에도 설치됐다. 애초 대구시와 중구청이 설치하려던 장소는 성매매 업소가 즐비한 골목 내부였지만, 실제로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설치했다. 이 때문에 자갈마당을 찾는 성 매수자들을 압박할 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자갈마당을 직접 비춰서 성매매 업소를 찾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설치한 장소를 보면 그렇지 않아 의아했다”며 “대구시와 중구청이 과연 10월 인근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자갈마당을 폐쇄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리적 충돌까지 예고한 자갈마당 업주와 여성 종사자들이 CCTV 설치에도 반발하지 않는 점을 놓고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자갈마당 주변에 사는 한 주민은 “자갈마당 업주들이 중구청 직원과 CCTV 설치장소를 협의하는 듯한 모습이 목격돼 더욱 의심스럽다”면서 “자갈마당 측과 업주들이 사전에 조율한 탓에 엉뚱한 곳에 CCTV가 설치됐고, 효용성도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구청의 입장은 다르다.

오순옥 중구청 복지문화국장은 “대구시와 중구청, CCTV 종합관제센터가 협의를 거쳐 최종 위치를 확정했다”며 “360도 회전하면서 줌업 기능까지 가능한 최신기기여서 다소 동떨어진 곳에 있어도 성 매수자 식별에 어려움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업주 측과 논의한 것이 아니라 설치 당시 일부 업주들이 항의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목 기자, 정일훈 수습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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