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롯데 등 대기업 유통 공룡에 73년 향토 대구백화점 '최대 위기'

대백아울렛 야경
신세계와 현대, 롯데 등 유통 빅3 백화점과 맞서기 위해 도심형 아웃렛인 대백아울렛까지 내세운 대구백화점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구신세계백화점 등 대기업 유통 공룡의 등쌀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1944년 창업한 이후 가장 큰 위기다.

4월 15일 향토 백화점의 첫 아웃렛 진출이라는 기대 속에 대백아울렛의 문을 연 이후 3개월간(2017년 1분기) 26억5천900여만 원의 영업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난해 12월 15일 문을 연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영향이 가장 크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구백화점(대백아울렛, 대백저축은행 포함)의 올해 1분기(4~6월) 매출액은 263억6천620여만 원으로, 대구신세계백화점 오픈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345억4천700여만 원)에 비해 81억8천여만 원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3억2천200여만 원에서 올해 1분기에 -26억5천900여만 원으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것으로,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뺀 것을 말한다.

기업이 일정 기간 얻은 모든 수익에서 지출한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 순수하게 이익으로 남은 몫을 뜻하는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에는 4억400여만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억2천200여만 원을 기록했다.

대백아울렛만 떼고 보면 올해 4~6월 매출 121억1천400여만 원에 19억여 원의 손실이라는 초라한 실적을 냈다. 백화점의 명운을 건 대백아울렛이 가성비와 차별화를 무기로 고급 백화점의 틈새를 노렸으나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대백 전체가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 백화점 업계가 극심한 경기침체라고 하지만, 대백이 사활을 건 대백아울렛마저 ‘오픈특수’도 누리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절망적”이라면서 “성수기에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구백화점 측은 덤덤한 반응이다.

최장훈 대백 홍보팀장은 “아웃렛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주는 부담, 반감 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도 “비수기인 4~6월 실적만으로 대백아울렛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백 본점과 프라자점의 MD 구성이 완료되는 10월 중순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10월을 전환점으로 삼고 반등의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며 “73년 향토 대구백화점의 저력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고, 살아남을 것”이라는 각오도 말했다.

앞서 대구백화점은 2016년 4월~2017년 3월 한 해 사업연도에 84억2천700여만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직전 사업연도 대비 90억8천여만 원이 줄었다. 사상 최악의 실적 개선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로 대백아울렛을 오픈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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