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두고 노승권 대구지검장에 집중 포화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중간)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오른쪽)이 24일 오후 대구고검과 대구지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노승권 대구지검장을 질타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24일 대구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노승권 대구지검장에 대한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 사단이라는 의혹과 봐주기 국정농단 수사의 책임을 지어서다.

포문은 조응천 의원이 열었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특수본 수사를 맡았던 작년 10월 30일 오전 7시 37분 최순실이 독일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이후 다음날 오후 3시 검찰에 출석하기까지 32시간 20분 동안 검거하지 않고 증거 인멸과 현금 출금을 하게 놔둔 이유를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언론에서 ‘최순실 태블릿 PC’ 등 국정농단 의혹들이 잇달아 터져 나왔는데도 공항에서 붙잡지 않은 이유가 뭐냐”면서 “그때 최순실을 바로 체포해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면 국가 혼란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놓고 검사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호통쳤다.

박 의원은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 하고, 우병우가 떨어졌으면 우병우 사단이 떨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노승권 검사장도 떨어져야 한다”면서 “최순실이 독일에서 돌아오는 그 시간에 유유히 사라지도록 놔두는 게 검찰이 할 일이냐. 당시 최순실의 범죄 소명이 부족해 체포하지 않았다는 뻔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임지고 나갈 거냐 아니냐 스스로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 때문에 대북송금 특검에 억울한 게 있었지만 몇 년 동안 감옥에 다녀왔다. 노 지검장은 검사장 자격이 없다”고 말한 뒤 “얼굴을 마주하기가 싫다”면서 국감장을 나가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노 지검장은 “내가 우병우 사단이라면 책임지겠다”면서 “관련 수사도 철저히 했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우병우 사단으로서 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에 대해 수사하면서 그들의 요구와 민원을 들어줬지 않느냐”고 물었고, 노 지검장은 “3인방은 수사를 하면서 알게 됐고, 민원 들어준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주광덕 의원은 노 지검장을 감싸줬다. 김진태 의원은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 같다. 우병우와 최순실만 들어가면 반동분자가 되고, 자아비판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주광덕 의원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물어보니 노 지검장이 우병우 사단이라는 말을 납득할 수 없다고 하더라. 우병우 사단으로 낙인 찍힌 것 같다. 억울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노 지검장은 “구차하게 내 입으로 뭐라고 설명하지 않겠다. 언젠간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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