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세상 밖으로···‘삶의 희망’ 울타리에 도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문경시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이하 ‘해냄터’)를 이용하는 발달장애인 전상훈씨(25.지적장애 1급)와 담당 류인하씨(34·사회복지사)이다.
중증의 지적장애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고 또 잠시도 쉬지 않고 내 뱉는 반복적인 언어로 인하여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상훈씨.
하지만 해냄터 프로그램 중 체육활동으로 실시하는 온누리체육관(장애인 전용체육관) 수업에서 런닝머신을 쉼 없이 타는 끈기와 체력을 눈여겨 본 류인하씨가 달리기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에 꾸준히 런닝머신을 통해 달리기를 연습해 2016년 11월 11일 문경서봉기단축마라톤대회(10km 부문)에 처음 출전하여 완주했다.
또 2016년 11월 20일 상주곶감국제마라톤대회(10km 부문)에 출전해서도 완주한 것.
물론 기록보다는 발달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참가에 의의를 둔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주위 일부 사람들은 “상훈씨가 마라톤을 하고 싶어 해? 하기 싫다는데 억지로 시키는 거 아닌가? 그거 장애인 인권침해야, 당사자 욕구 꼭 확인해봐”라는 부정적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상훈씨는 늘어나는 완주 기념 메달을 몇 날 며칠 목에 걸고 다니며 자랑을 하고,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마다 뛸 듯이 기뻐했다.
류인하씨 역시 “상훈씨가 수시로 운동하러 가자고 조르는 모습, 또 훈련하기 위해 거주하고 있는 단기거주시설로 새벽마다 데리러 가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 흉내로 내일도 아침에‘똑똑’해줘 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서 주위의 시선을 잠재웠다.
그리고 더 큰 도전을 위하여 새벽마다 상훈씨와 14km의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17년 6월 24일 상주-영천 고속도로 개통기념으로 실시된 ‘영천 On The highway 마라톤대회’ 하프부문(21km)에 출전하여 완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기록은 2시간 36분 15초였지만 처녀 출전한 이들로서는 대단한 성과였다.
그러던 중 ‘2017 캐나다 토론토마라톤대회’참가할 마라토너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9월 3일 개최한 ‘S-OIL과 함께하는 감동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두 번째로 하프코스(21㎞)를 완주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10월 2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마라톤 대회에서 하프코스에 출전하여 1시간 57분 38초로 선전을 펼쳤다.
전상훈씨의 이 같은 재능은 해냄터 소속 사회복지사 류인하씨의 따뜻한 관심과 희생이 없었더라면, 빛을 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매일 새벽잠을 마다하고 14㎞를 함께 달려주고, 대회에서도 같이 호흡을 맞춰 달려준 이가 있었기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고, 강점을 극대화하여 사회참여의 기회를 높일 수 있었다.
장애인의 삶과 함께 어우러져 그들의 삶 자체를 희망이라는 울타리를 만드는 진정성이 있는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류인하씨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고 자신의 의지로 마라톤을 하는 상훈씨의 도전을 앞으로도 기대해 본다.
***그간 경력
- 2016.11.11.문경서봉기단축마라톤대회(10km)
- 2016.11.20.상주곶감국제마라톤대회(10km)
- 2017.06.24.영천 On The Highway마라톤대회(하프코스 21Km)
- 2017.09.03.S-oil과 함께하는 감동의 마라톤대회(하프코스 21Km)
- 2017.10.22.캐나다 토론토 마라톤대회(하프코스 21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