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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구미지역위원회 위원·정치학 박사
6·13지방선거를 두고 정당의 이합집산이 시작되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대표적 사례이다. 2월 통합신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변화와 개혁의 기치를 내건 제3세력의 대통합 추진을 두고,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두 당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통합을 묻는 찬반투표 전부터 시끄러운 모양새가 결국 반대파로 인해 분당을 택할 수준에까지 왔음은 그 심각성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통합의 한 축인 바른정당 역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자유한국당을 배척하며 자강의 길로 들어섰지만, 추가 탈당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실을 타개할 유일한 대안이 없자 국민의당과 통합을 택한 것이다. 두 당의 통합에서 본다면 바른 정당은 전혀 손해 볼 것 없다. 촛불혁명 이후 개혁보수로 탄생한 바른정당은 두 차례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한 의원들로 인해 교섭단체의 지위가 무너져 통합은 최선의 선택이며 국민의 주목과 개혁보수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당의 통합 시너지가 우리 정치사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 아직까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는 6월 지방선거 후 정당의 변화는 다음 총선에 영향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며, 현실정치의 복잡한 정치수학의 덧셈과 뺄셈을 넘어 정치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은 확실하다.

초등학생이 그린 우리미술대회의 수상작이 은행의 탁상 달력으로 제작되어 보수단체 회원들이 은행 앞에서 규탄시위를 하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동심에서 그린 달력의 통일나무 그림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며 좌·우 이념을 초월해 이슈가 변질한 거나 다름없다. 그동안 미술대회는 계속 있었고, 수상작에 인공기가 등장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동심마저 정치적 이익에 따라 논쟁으로 등장하는 지금을 초등학생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머리가 복잡해진다. 정치는 상식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시스템은 상식에서 벗어난 몰상식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권위주의 시대 약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후진적 의식구조가 고착되어 만들어진 비정상적인 관습이다. 그러므로 이슈에 따라 많은 사람이 상처받을 수도 있으며 나아가 정치혐오의 구실이 될 수도 있다.

18세 투표참여를 금지하며 선거연령을 만 19세 이상으로 유지하는 우리나라의 정치시스템에서 상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18세 투표금지는 OECD 35개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몇몇 나라는 만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바르고 훌륭한 정치인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바른 교육과 도덕적 훈련으로 다져진 소양의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바른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정치인이 많이 배출되어야 하듯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정치와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치 사회에 대한 역량을 높이는 노력을 위해서라도 참정권을 정비해야 하며, 젊은이들에게 정치의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아직도 수구적 경험에만 의존하는 서열주의는 묵은 정치이며 정치의 퇴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한 번쯤 정치꾼들의 노욕이 젊은이들의 앞길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당의 이합집산’이나 ‘은행 앞 달력시위’나 ‘18세 투표 참여 금지’는 국민의 행복추구를 우선하는 정치적 목적에서 볼 때 순수하지 못하며 정치인의 수명연장과 영달을 지속하기 위한 변칙적 수단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 여부를 놓고 변칙적 여론전이 시작되었다.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은 대선공약이라는 집권 여당과 동시 개헌 절대 불가라는 다수 야당의 대립선 에서 정당과 개인의 영달을 뛰어넘는 수준 이상의 정치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 있다면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이슈로 변화시킬 수 있는 탁월한 능력과 변칙적 총명함으로 정치인이 원하는 것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상식의 정치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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