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할 것 없어도 마냥 참하게
자그마한 시골 장독대 곁에
화단 돌 틈, 뒤란 곁에서
방싯방싯 피어나는 어여쁜 꽃


화려할 것 없어도 낮고 예쁘게
섬돌 아래 올망졸망
매일매일 환하게 새 꽃잎 펴는
색색의 알사탕 같이 어여쁜 꽃


골목 안 후미진 공터 판자 울타리
다 낡아 부서진 틈새까지
높은 음표로 퐁퐁 날아가
토닥토닥 생의 눈 밝게 뜨는 꽃.




감상) 친구가 연인을 데리고 놀러 왔다. 연인이라는 말이 조금 어색한 나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어느 사춘기 적 못지않게 예쁘게 웃고 다정하게 토라지곤 했다.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 건가 보다. 어느 자리에서 시작되든 똑같은 설렘인 거, 똑같은 무게인 거, 똑같은 그리움인 거…… 채송화가 언제나 그 높이로 피어나듯.(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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