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3선 단체장' 배제 '무소속연대' 움직임
임광원·권영세 출마 선언 이어 예천·경주도 초읽기
최양식 시장 지지자들 경북도당 공관위 점거 농성
16일 발표 상주·문경 등 5곳 공천결과 또다른 변수

6·13 지방선거와 관련한 자유한국당 대구·경북지역 후보자 공천 파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공천 후보자 내정을 먼저 시작한 대구시당에 이어 경북도당까지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자 및 지지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대구 동구청장 후보자 내정 과정에서 중앙당 경선 권고(지침)를 무시하고 심의위원들의 논의도 없이 지역 국회의원의 쪽지(공천 내정자 이름) 하나로 일방적으로 발표되면서 촉발된 TK 지역 ‘공천 반발’은 시간이 갈수록 경북지역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반발은 3선에 도전하는 시장·군수 지역에서 거세게 일면서 이들 행보에 따라 지역 선거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3선 도전 단체장들은 상당한 지지기반을 형성하고 있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한국당 후보와 대결에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들 후보가 한국당의 공천이 엉터리라는 주장을 펴며 ‘무소속연대’를 형성할 경우 선거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달성군수 공천에 탈락한 김문오 현 군수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3선 도전은 아니지만, 남구청장 공천에서 배제된 권태형 전 부구청장과 중·남구, 동구 지역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출마를 심각하게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성군을 필두로 중구·남구에 이어 동구까지 무소속 연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이럴 경우 다른 지역까지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의 경우는 무소속 출마선언이 당장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가 최근 공천에서 배제한 단체장 3선 도전 지역인 안동, 예천, 울진, 경주 등에서 무소속 출마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지역은 당 지지율 대비 현역 자치단체장 지지율을 나타내는 교체지수가 65% 미만(한국당 여론조사)인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조사의 신뢰성 의문과 지역 당협위원장과의 마찰 때문이라는 주장이 거세지면서 지지자들의 반발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강석호 경북도당 공관위원장은 공천 원칙과 관련해 “3선 기초자치단체장은 당에 충성도가 낮아 3선 연임 신청지역은 기본적으로 여론조사를 해 교체지수를 볼 방침이다”고 일찌감치 물갈이를 예고했지만 탈락 후보와 지지자들은 쉽게 승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23개 시·군 가운데 현역 시장·군수가 3선에 도전하는 곳은 총 10곳으로 이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 단체장이 단수 공천을 받아 생환하거나 최소한 경선 명단에 들었으나 안동, 예천, 울진, 경주 등은 현역 단체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또, 15일 발표 예정이었던 울릉군, 문경시, 상주시, 경산시, 청송군 등 5곳에서도 청송군을 제외한 4곳의 현역 단체장이 3선 도전으로 이번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무소속 출마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공천에서 배제된 3선 도전 단체장들은 저마다 “공천 결과가 납득이 안된다. 시민 의견을 도외시한 밀실 공천이다” 이라고 반발하며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지난 12일 공천 결과에 불복해 가장 먼저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권영세 안동시장도 오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공식선언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 권 시장 지지자 150여 명은 중앙당을 찾아가 공천 결과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현준 예천군수도 경북도당에 제출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17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양식 경주시장 측은 결과 발표 다음 날부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 시장 지지자 등 수십 명은 지난 10일 김석기 의원 경주 사무실과 경북도당 당사를 항의 방문한 데 이어 11일에는 중앙당을 찾아가 공천 탈락 원천무효를 촉구했고 15일에는 경북도당 공심위 사무실을 점거해 밤새 농성 중이다. 최 시장은 조만간 무소속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3선 도전은 아니지만 장욱 전 군위군수도 단수추천으로 공천이 탈락 되자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3선 도전에 배제된 단체장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선언이 잇따르면서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TK 지역에서 과연 ‘무소속연대’가 형성될지, 몇 명이나 선거에서 승리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날 경북도당 공관위가 발표할 예정이었던 울릉군, 문경시, 상주시, 경산시, 청송군 등 5곳 단체장 공천 내정자는 최양식 경주시장 지지자들이 회의장을 점거해 밤샘 농성을 벌이면서 16일로 연기됐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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