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경북 최북단인 6·13지방선거 울진군수 선거는 자유한국당 후보의 약진 속에 무소속 후보들이 세력 확산에 열을 올리면서 혼돈 구도를 보인다.

먼저 공천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던 자유한국당 손병복 예비후보는 ‘승자의 자만심’을 버린 채 최종 승리를 위한 민심 얻기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손 후보는 “아직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많은 주민을 만나 소신을 전달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삼성이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직 경력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 후보는 “이제까지 민간 투자에 있어 성과를 내지 못했던 울진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를 위해 “오랜 세월 쌓아온 기업체 인맥과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밑그림을 그리겠다”고 자신했다.

손 후보의 공약 아닌 듯 공약 같은 발언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선거 폐단으로 지적돼온 공무원 줄 세우기를 비롯해 편 가르기 등 갈등 요소를 없애고 언제나 낮은 자세에서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3선’이라는 대업(?)에 도전하는 무소속 임광원 예비후보는 지난달 22일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임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기소된 사건이 결격 사유로 작용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이 사건은 2심 재판부로 넘겨져 공판 일정이 잡혔지만, 임 후보 측이 한차례 연기한 상태다.

임 후보는 “생태문화관광 도시 울진을 완성하는 데 마지막 힘이 필요하다”며 “군민의 한 표가 울진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임광원 후보에게 패배했던 무소속 전찬걸 예비후보는 4년의 공백기 동안 밑바닥 표심 다지기에 헌신했다. 전 예비후보는 지난번 선거에서 박빙을 예상했지만, 막상 투표함을 개봉한 결과 임 후보와 15%포인트(5천여 표) 차이로 싱겁게 패배했다. 전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지난번과 달리 정치 여건이 달려졌다”며 “군민을 위해 한 길만 걸어온 저에게 민심이 쏠리고 있음을 몸으로 느낀다”며 당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보수 텃밭에 집권 여당의 깃발을 꽂으려는 더불어 민주당 강진철 예비후보도 든든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무기 삼아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강 예비후보는 “원자력 건설 문제를 비롯해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뒤 “울진 발전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바로 강진철이다”고 했다. 강 예비후보는 민주당 지지자와 자신의 지지자 숫자를 합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후보자마다 승리를 위한 각자의 방정식을 자신하고 있지만, 아직 민심의 무게추가 어디로 향할지는 안갯속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12일 손병복·전찬걸 후보는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열었다. 두 후보의 사무실 거리는 500m에 불과하다. 그런데 양측 모두 자신의 개소식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실상 세력 과시가 승부에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측 개소식에 모두 참석한 한 유권자는 이렇게 말했다. “후보자가 자신을 무조건 찍어달라고 호소하기보다는 군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공약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과열된 선거 분위기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