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휘근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달력에 빨간색으로 칠해진 숫자들을 보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는 나는, 6월 13일에 실시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징검다리 황금휴일이라고 불리던 지난주 부처님 오신 날도 휴일을 보내는 보통의 사람들과는 달리 나에게는 특별한 ‘근무일’이었다. 그리고 ‘6월 13일은 투표하는 날’이라는 랩핑으로 둘러싸인 이상한(?) 트럭을 타고 나는 안동 하회마을로 향하게 된다.

선다방, 요즘 한 방송사에서는 젊은 청춘의 소개팅을 촬영하고 MC들이 그들과 이야기하는 예능 제목이다. 하지만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또 다른 선다방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선(選)다방!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커피와 쿠키를 싣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다녔다. 처음 차를 하회마을 입구 주차장에 대고 준비를 할 때에는 호기심 어린 사람들의 시선들이 나를 마주했다. 나누어줄 커피를 내리고,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쿠키를 꺼내 준비 중인 나에게 “커피 주나요?”라고 가끔 물어보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호기심도 잠시 쉽게 주는 시선만큼 쉽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없다.

커피 준비를 마치고도 사람들의 어려운 발걸음은 우리에게 향하지 않았다. 답답한 내가 사람들에게 “커피 드릴게요. 투표하신다고 약속만 해주시면 돼요”라고 외쳤다. 공짜라는 이야기 때문일까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같이 간 우리 직원들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사무실에서 이런 이벤트를 기획한다고 할 때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커피를 나누어준다고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까?” 하지만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고는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커피를 한잔 한잔 나눠드릴 때 사람들은 나와 함께 6월 13일을 함께 외쳐주셨고, 기표모양이 찍힌 쿠키를 보면서 신기해하면서 “이거 먹으면 투표 참여해야 해”라며 투표에 참여할 것을 약속해주셨다.

짧았지만 수많은 유권자와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들과 만나고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의사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14년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북의 투표율은 59.5%였다.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높았지만, 다른 공직선거들에 비해서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지방선거는 후보자의 수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동네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큰 선거이다. 그렇기에 행복한 우리동네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선(選)다방을 운영하면서 만났던 유권자들을 생각하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전의 지방선거와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참정권의 소중함을 외치는 사람이 있었고, 6월 13일에 꼭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과의 약속을 믿으며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동네 민주주의로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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