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말 꼬투리 잡아 왜곡 시도…최저임금 산입조정 필요"

30일 울산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송철호 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기자회견을 끝낸 뒤 최저임금법 개정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1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찍었는지를 묻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발언한 맥락을 왜곡한 채 말꼬투리를 잡은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방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전북 군산을 찾은 홍 원내대표가 전북지역본부 측과 면담에서 “문재인 찍었느냐”, “민주노총이 10년간 못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우리가 1년 만에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전북지역본부는 “문재인 찍었느냐는 질문은 문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내포한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는 질문을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입 밖으로 내놓다니 민심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 사회에 비정규직이 넘쳐나게 된 것은 바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입법한 ‘비정규직법’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사죄는 못할망정, 그 악법에 맞섰던 민주노총을 향해 비아냥대는 것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수준이란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홍 원내대표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울산에서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홍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의 성명에 대해 “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를 세우는 데 기여한 점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이는데 뉘앙스가 와전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그는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이 필요했다”며 “(민주노총의 주장처럼) ‘임금이 깎이고, 줬다 뺏어간다’며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은) 거짓말을 하는 것도 모자라 유세장에 몰려와서 건물 복도를 점거하고, 감금하고, 간담회를 하는 조건을 걸어 나가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에 그 당시를 설명했던 말의 꼬투리를 잡아 또 왜곡을 시도하는 것은 경제사회 중요한 주체로서 품위 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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