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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부국장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유명 지방도시에는 유명대학이 존재하고 있다. 선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대학과 도시가 상호 긍정적인 작용을 하면서 동반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경제적 파급경로는 의외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지역대학의 경제효과는 소비 효과, 교육 효과, 연구개발 효과, 사회공헌 효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에 대학을 유치할 경우 앞서 소개한 4대 효과 외에도 제일 먼저 청년들의 유입과 체재에 따른 유동인구의 증가 효과가 있다. 이러한 대학생들은 지역민의 자녀가 아닐 경우 대학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농수산물과 생활 물품을 현지에서 구입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소비를 증대시키는 소비 효과를 초래한다. 지역민들은 많은 학비를 들여 자녀를 외지로 보내는 유학비용이 절감되는 한편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지역민의 지적 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대학의 교육 효과도 적지 않다. 지역대학의 연구 성과가 신기술 개발로 이어져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고 졸업생들의 스타트업의 활성화로 해당 지역의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는 연구개발 효과의 경제적 파급은 대학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대학들이 주민 대상으로 실시하는 다양한 공개강좌, 지역기업에 대한 연구기술지원 및 이전, 지역 행정기관과 협력한 지역발전전략이나 지역 현안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의 제시 등 사회공헌활동도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포항에도 적지 않은 대학이 포진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한동대, 선린대, 포항대, 포스텍의 4개 대학의 재학생은 1만3천683명에 이른다. 그중 선린대와 포항대의 경우 기숙사에 입주하는 재학생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동대와 포스텍은 각각 60%, 100%에 이른다. 때문에 지역 대학의 지역경제에 대한 소비 효과는 의외로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도심과 떨어진 학교 내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재학생들로서는 포항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이해, 포항시민과의 접점이 거의 없이 졸업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이것이 지역대학의 지역경제에 대한 연구개발 효과가 높아지지 않는 원인이라 생각한다. 학생 자체가 포항에 대한 이해나 포항시에서의 추억거리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재학 기간 중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신기술이나 신제품의 개발을 통한 창업의 기회가 있더라도 대부분 자신의 출신 지역이나 수도권으로 떠나 그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사실 교통오지였던 포항이라는 지역에서 과거 대학교를 설립하여야 했던 초기에 우수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기숙사제도는 불가피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명성을 자랑하게 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기숙사의 증·개축이나 새로운 연구실, 건축물 등이 필요하다면 외국의 주요 대학들이 시내에 진출하였던 사례를 참고하여 대학 구내를 벗어나 구도심지 등 시내로 적극 진출해 나간다면 지역대학의 지역경제에 대한 경제파급 효과는 크게 증대될 것이다. 지역민들도 지역대학과 지역경제가 공존공영 공생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에 대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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