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2일 오전 영천시장을 찾은 이철우 후보가 뜨거운 햇볕을 가려줄 밀짚모자를 고르고 있다.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2일 새벽 김천 자택에서 눈을 뜬 이철우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부인이 차려준 따뜻한 밥으로 속을 채웠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틀 동안 경주를 출발해 포항과 구미, 상주·문경·영주를 돌며 거리유세와 유권자들을 만났지만 아직은 확실한 감이 오지 않는다.

보수정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던 시절 ‘득표율이 얼마나 높은가’가 관심사였지만 지난 2016년 말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당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 현실과 상대이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남북정상회담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데다 한국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까지 부담만 가중된다.

특히 오는 12일 미국과 북한 간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 특단의 결과가 발표되면 또 한 번의 큰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이번 선거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하기 어렵다.

방법은 현장으로 나가 자유한국당과 자신의 경북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리는 것 뿐이다.

그런 다급한 마음에 서둘러 집을 나선다.

김천을 출발해 오전 9시 30분 영천실내체육관에 도착했지만 아직 행사 시작 한참 전이라 태권도협회 관계자와 영천시청 태권도 선수단만 나와 있다.

그렇지만 사흘 만에 처음으로 젊은이들을 만난 이철우 후보의 눈에 빛이 났다.

이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이 후보는 ‘나도 태권도 좀 한 데이’라며 선수들을 향해 멋진 옆차기 시범을 보이자 옆에 있던 한 선수가 ‘저랑 대련 한번 하실까요’라고 맞 받아 치자 바로 대련자세를 갖춘다.

그렇게 첫 행보에서 태권도 선수들의 기를 받은 이 후보는 아침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한 영천장으로 발길을 향했다.

시장에 내리자 말자 얼른 모자가게에 들러 뜨거운 햇볕을 가려줄 멋진 밀짚모자 1개를 산 이 후보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 어떻노’라며 곧바로 시장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시장 앞 큰 도로에는 같은 당 이만희(영천) 국회의원과 김수용 영천시장 후보를 비롯한 출마자와 운동원, 지지자들이 빽빽하게 메운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2일 의성전통시장에서 만난 이철우 후보와 제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시장상인과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손을 잡으며 인사하던 이 후보는 시장 모퉁이 채소 몇 단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정분연(81)할머니의 손을 잡고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정 할머니는 “나야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뭔들 상관없지만 우리 후손들을 위해 나라 잘되게 해달라”고 말하자 “예 어무이 잘 할게요. 경북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도록 열심히 일할 테니 이철우 좀 찍어주이소”라며 2천원하는 채소 한 꾸러미를 샀다.

그리고 영천지역 출정식 단상에 오른 이 후보는 머리에 쓴 모자를 들고 “방금 시장앞에서 6천원 주고 이 밀짚 모자를 샀다. 그런데 이거보다 큰 거는 4천원, 5천원 하는 데 이거는 까만 테가 하나 더 달렸다고 6천원 달라고 하더라”며 “이거 내 한테 잘 어울리는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자기한테 잘 어울려 뭐든 잘할 수 있다”며 “오늘 영천에 오니 이만희 국회의원도 있고, 김수용 후보도 있고, 여러 출마자들이 자리해 있는 데 이 사람들이 잘 맞아야 영천도 잘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한 뒤 출마자 전체가 도로변에 나와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일 영천시장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이철우(사진중앙) 후보가 영천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큰절을 올리며 자유한국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2시간가량의 영천 일정을 마친 이 후보는 다음 일정이 준비된 의성전통시장으로 바쁘게 자리를 옮겼다.

의성은 이 후보가 대학을 마친 뒤 신평중에서 첫 수학교사를 한 데다 평생을 함께해온 부인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등 그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하지만 의성시장은 주말 장날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찾은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한산해 인구소멸 위기를 체감하게 해 줬다.

한 상인은 “젊은 사람이 없으니 시장이 활성화될 수가 없다. 10년 뒤에도 이 시장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후보는 그런 의성의 현실을 잘 아는 듯 “저의 제 2 고향이나 다름없는 의성이 인구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도지사가 되면 의성군에 가장 먼저 많은 일자리와 아이 낳기 좋은 곳을 만들어 농촌 부활의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섭씨 33℃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열변을 토해낸 이 후보는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훔치다 자신을 찾아온 반가운 사람들로 환하게 웃었다.

바로 첫 교사로 발령을 받았던 신평중 제자들이었다.

황학기 신평중 6회 동기회장을 비롯한 6, 7회 졸업생들은 이철우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하던 일도 멈추고 달려왔다.

비록 직접 나서서 선거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벌써 중년에 접어든 제자들이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것이 고맙기만 했다.

그리고 장터국밥집에서 시래기 선지국을 시킨 이 후보는 시래기를 한 젓가락 들어 올리며 “집사람이 ‘점심은 꼭 식당에서 먹어라’고 당부하는 데 오늘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분 좋다”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늦었지만 기분 좋은 점심을 먹은 이 후보는 때 이른 폭염에 지치지도 않는 듯 다시 문경과 안동·예천 유세길에 올랐다.

오후 8시 예천에서 공식 선거일정 마친 이 후보는 의성에서부터 자신을 따라온 제자들이 마음에 걸렸던지 다시 늦은 저녁을 함께하며 학창시절 이야기들로 선거운동 3일 차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나 그는 “젊은 사람들을 좀 많이 만나야되는 데 만날 수가 없으니…”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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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출신학교=△김천 곡송초 △대구 영남중 △김천고 △경북대 수학교육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정치학 석사) △경북대 명예 교육학 박사 △대구대 명예 경영학 박사
◇경력= △상주 화령중·고 교사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국장 △경북도 정무부지사 △제18·19·20대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새누리당 경북도당 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기타= △고향 김천시 △취미 등산 △특기 SNS 1인 방송 △별명 일철우 △신체 조건 키 170㎝ 몸무게 68㎏ △좌우명 수처작주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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