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푸르러지는 6월에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가기 좋은 날씨가 계속될텐데요, 그래서 이번 달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교육의 장소로 한번 방문해볼만한 경북의 명소를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6월을 맞아 제가 처음으로 다녀온 곳은 바로 경북 울진 봉평 신라비입니다.

경북 울진 봉평리 신라비는 국보 제 242호로 1988년 4월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 봉평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524년 법흥왕 때 세워진 이 비석은 변성화강암으로 발견당시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비가 지상에 노출되지 않고 오랫동안 파묻혀 있어 파손 없이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비의 전체 모양은 사다리꼴에 가까운 부정형입니다. 새겨진 문체 또한 전형적인 한문이 아니라 신라식의 독특한 한문을 사용해 해석상 애매한 부분이 존재하기도 하는데요, 구체적인 내용 파악은 논자에 따라 견해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윤곽은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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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 신라비는 6세기의 신라 역사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는 새로운 정보가 가득 담겨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료를 전시하기 위해 바로 옆에 봉평 신라비 전시관이 세워져있기도 한데요, 이 곳에 들어가자 울진에서 일어난 중대한 일들이 한눈에 보기쉽게 정리되어있습니다. 법흥왕과 왕의 동생을 비롯한 14인이 논의하여 처리한 것은 이 시기의 의사결정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신라 법흥왕의 가장 큰 업적인 율령 반포에 대한 논란을 말끔히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남미지촌, 감시조촌 등의 지명은 당시 울진 지역의 촌 이름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촌락사와 국어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시관에서 문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비의 중요성을 한번 더 깨닫게 되니 그 교육적 가치가 새삼 더 가치있게 느껴졌습니다. 봉평 신라비와 함께 울진이 신라의 한 지역으로서 당당히 자리잡았음을 알고 역사 연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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