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도시교통정비계획엔 터미널 부지 2곳 신설 방침
사업자는 부실 행정에 불만···두 차례 지진 후 곳곳 균열
7개월 넘게 출입통제 유지···포항 관문 이미지 먹칠 지적도

지난해 11·15지진 이후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건물 입구에‘지진으로 인한 출입통제’라고 쓰인 비닐테이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항의 숙원 사업이었던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개발사업이 20여 년째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후화에 따른 건물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과 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포항시가 현재 심사 받는 중인 도시교통정비기본(중기)계획에 따르면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2곳으로 늘려 남구 상도동 지점을 유지하며 북구 흥해읍 성곡리에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외버스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터미널㈜는 버스터미널 부지를 2곳이나 예정한 포항시의 계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 터미널을 신축하거나 현재 시설물을 개·보수하는 두 가지 방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도 시민들의 민원과 항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성곡리에 신규 시외버스사업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가능성은 미지수다.

지난 1996년의 교통계획에도 남구와 북구 모두 시외버스터미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약 10년이 흘러 새로운 교통기본계획을 수립할 때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2007년, 포항시는 버스터미널의 성곡리 이전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지역민들의 반발과 대립에 막혀 결국 현재까지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보여준 노력과 결과물을 확인하지 못한 시민들의 믿음과 관심도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결과 없이 흐른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들의 안전에 대한 위협도 커져만 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낡아지고 있는 건물과 비좁은 공간, 수시로 발생하는 균열과 누수 등의 안전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4일 지난해 11·15지진 이후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외부 기둥에 균열이 발생한 채 장기간 방치된 흔적이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경주지진과 지난해 포항 강진 이후 터미널의 천장이 내려앉고 건물 입구 인근과 내부에 약 7개월 동안 출입통제 구역이 유지되는 등 위험성은 점점 커졌으나 개·보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포항터미널 측은 여러 차례 개선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미온적인 행정으로 일관한 탓이라며 포항시에 화살을 돌렸다.

임종걸 포항터미널㈜ 대표이사는 “현재 터미널 건물은 30년도 넘은 노후화된 건물이라 부분적 개선보다 대대적인 개·신축이 필요하다”며 “포항시가 세운 도시교통계획에 따라 개축과 신축의 방향을 잡을 예정이었으나 오히려 2곳으로 늘어나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북구 성곡리에 새로운 시외버스터미널을 신설할 수 있다”며 “남·북구 지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 1985년 건설돼 30여 년 동안 포항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노후된 건물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은 물론이고 주차시설 부족과 편의시설도 낡아 이용객들에게 많은 불편을 준다. 현대화된 타도시 정류장에 비해 정류장으로서의 기능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하루 평균 700여 대의 버스와 약 6000~7000명의 방문객들이 오가는 버스터미널 대기실에는 반년이 넘도록 ‘지진으로 인한 출입통제’라는 표시와 ‘위험’이라고 쓰인 비닐테이프가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터미널 입구 인근 공중전화부스 주변 좌우 측에도 출입통제구역이 설정돼 포항을 찾은 외지인에게 포항에 지진이 발생했다고 광고라도 하는듯하다.

연이은 지진에 시외버스터미널 건물의 붕괴 등 발생 가능한 대형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문제를 살피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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