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국산은 14.3% 줄어
품질·수리용 부품 부족 등 원인
올 상반기 화재차 1위는 BMW

수입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며 최근 5년간 수입자동차 피해구제 신청이 5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에 이어 올해 BMW 차량의 잇따른 화재사고로 국민의 불안과 불만은 증폭되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입차 구매자들이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는 2013년 198건에서 지난해 307건으로 55.1%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 소비자의 피해구제 건수가 615건에서 527건으로 14.3% 감소한 점과 대비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품질 관리와 사후서비스는 국산차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미흡한 점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완성차업체가 직접 품질을 관리하는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딜러 형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품질과 사후서비스 관리에 한계가 있어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구체를 신청한 수입차 구매자들의 78%는 품질 불만과 수리용 부품 부족 등 사후서비스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 외에는 계약 불이행과 부당행위, 안전 문제로 피해를 접수했다.

이번 BMW 연쇄 화재 사태로 인해 수입차 소비자들의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외제차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새벽 1시 41분께 상주시 남상주IC 진입로 인근 25번 국도 갓길에서 에쿠스 승용차에 불이 나 2명이 숨지거나 다친 데 이어 아반떼 승용차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며 국산차량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제조사별 차량등록 대수 대비 화재 발생 건수를 보면 위와 같은 의견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소방청에 따르면 BMW는 올해 상반기 등록 차량 1만대 중 화재 건수가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1.24건의 한국GM과 1.18건을 기록한 현대차보다 높다. BMW는 또 아우디(0.94건)·메르세데스-벤츠(0.82건)·폭스바겐(0.52건) 등 다른 수입차나 기아차(0.69대)·쌍용차(0.64대) 등 국산 차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BMW 차주들의 불안과 불만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잇따른 차량 화재로 인한 공포심 때문에 문제 차량이 아님에도 운행을 중단하는 차주들이 생겼다.

리콜 대상 차량 여부에 상관없이 주차를 제한하는 주차시설이나 아파트 단지들도 늘고 있어 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유한 BMW 차량이 리콜 대상은 아니었으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며 “당시 직원의 ‘리콜대상도 아니고 2017년 식이니 화재가 발생할 일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BMW 차량의 주차를 금지하고 아파트 주민들도 해당 제조사의 차량만 보면 불안감을 표출한다. ‘도시의 폭탄’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것도 서러운데 불안도 해소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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