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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열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 교수
‘작은 친절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라는 점을 자주 느낍니다. 결코 큰 배려, 사랑, 진실만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작은 친절과 배려가 때로는 더 한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접촉사고와 주차로 인한 싸움, 이 때문에 이웃과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휴가철인 요즘은 조금만 명승지라면 주차할 공간을 찾기가 너무 힘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없어 보이는 공간이라도 서로 작은 배려를 한다면 조금이라도 극심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외출을 하면서 남의 집 앞에 주차할 일이 생겼습니다. 서류봉투 하나만 전해주고 나오면 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도 5분 정도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5분 사이에도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주차를 시키기 위해 집과 골목 사이를 누비고 다니다가 어느 집 앞에 멈추게 되었고, 이내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은 주차하셔도 됩니다. 오후 6시 전에만 차를 빼주신다면요’라는 푯말이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글입니까?

저는 빨리 그 집 앞에 주차를 시켜놓고 서류를 전달하고 돌아와 차를 뺐습니다. 바로 다시 주차할 곳을 찾는 그 누군가를 위해서였습니다. 또 어떤 집 문 앞에는 ‘주차 시 연락처를 꼭 남겨주세요’라는 글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 모두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내가 한번 양보를 받으면 다음번에는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작정 주차하지 못하도록 막지 말고 위와 같은 문구 표시가 주차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남의 집 앞, 내 집 앞 따져가며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차는 계속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차로 인한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주차시킬 수 있는 빈 공간을 자물쇠로 꽉 채워두기보다는 이웃에게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주차시킬 여유가 있다면 그동안만은 이웃에게 허용하여 주차시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을 구분해서 빈 시간대에는 다른 이들의 차가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자물쇠가 채워진 자신의 주차장부터 열지 않으면 주차문제는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운전자 여러분! 오늘 아침에 차를 타고 나오시면서, 주차되었던 그 자리에 무엇을 세워두셨나요? 혹시 다른 차들은 주차하지 못하도록 타이어 같은 것들을 세워 두지는 않았습니까? 그리고 주차할 곳이 없으면 투덜대던 우리가 아니었던가요? 내가 먼저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아울러, 주차를 할 때에는 공간을 내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연락처를 남겨놓는 것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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