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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욱일기’ 어림없다
제국주의 ‘욱일기’ 어림없다
  •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 승인 2018년 10월 03일 17시 50분
  • 지면게재일 2018년 10월 04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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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세계 여러 나라 군함들이 오는 10일부터 4일간 제주 강정해군기지에 모여서 사열식을 한다고 한다. 1998년부터 시작되었고 10년마다 한 번씩 진행된다. 이번 관함식에 15개국 군함이 참가한다. 일본은 자국 군함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겠다고 한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이 왜 초청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욱일기까지 걸겠다니 어이가 없다.

욱일기는 2차대전 때 일본제국 군대가 달고 다닌 깃발로 군국주의와 침략주의를 상징한다. 일제의 침략으로 혹독하고 참혹한 식민지배를 경험한 남북한과 중국을 포함한 인접국은 일본이 군국주의를 계승하는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일본 정부는 왜 다른 나라들은 욱일기를 문제 삼지 않는데 한국과 중국은 문제 삼느냐고 묻는다. 어리석은 물음이다. 한국과 중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직접 겪은 나라이기 때문에 욱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경기가 난다.

일본 측은 욱일기 사용은 일본 주권의 문제라면서 욱일기 내리고 입항하라는 요청을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적반하장이다. 일본은 우리 민족의 주권을 짓밟은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할 생각부터 해야 한다. 전범기를 앞세우고 우리 영토로 들어오는 행위가 한국의 주권을 훼손하고 한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는 걸 왜 모르는가.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은 유엔 해양법까지 들먹이며 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데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전범 국가로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줄 모르는 후안무치한 행태이다. 침략한 전력이 있는 국가의 장관으로서 앞뒤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은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 사이의 관계를 해치고 한국과 일본 간에 선린우호 관계 발전을 방해한다.

지금까지 두 번 관함식이 한국에서 열렸는데 일본 해군은 두 번 다 전범기를 버젓이 걸고 대한민국 영토에 들어왔다. 자위대가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 국민이 항의를 했지만 정부가 무시했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은 이번에도 욱일기를 다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만만하게 여기도록 만든 건 바로 한국 정부였다.

이낙연 총리는 “일본이 욱일기를 게양하고 입항하는 것이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국민 정서’를 언급하여 일본 측의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관료들의 태도를 보면 일본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해군은 더욱 소극적이다. 김태호 해군공보과장은 참가국 전체를 상대로 “해상 사열 시 자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사열할 때만은 욱일기를 안 올리면 되고 입출항 때는 욱일기 다는 건 용인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언론에는 입항할 때는 욱일기를 달더라도 사열 때는 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군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어떤 경우에도 일제 전범기가 대한민국 영해에서 펄럭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독일 전범기 하켄크로이츠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같은 전범기인데 일본은 왜 지금도 계속 사용해서 침략받은 나라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가.

일본은 옛날부터 사용해온 전통 문양이라고 우길 것이 아니라 전범기는 어떤 경우에도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침략주의의 유산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번 관함식에 전범기 깃발을 걸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다.

일본은 한국 국민이 전범기 게양을 규탄하는 마음을 잘 읽고 앞으로 제국주의 유산을 철저히 청산해서 한국 국민은 물론 이웃 나라들과 선린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는 현명함을 보이기 바란다. 제국주의 유산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계승하는 일본, 어느 나라도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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