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경보장치_알림화면
지난해 11.15 포항 지진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스텍이 진도 2 이상의 지진계를 만들고 이 지진계를 이용해 1초 만에 대비 관련 문자를 구성원에게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텍(총장 김도연)은 창의IT융합공학과 학부과정 송영운, 한상혁 씨와 함께 지진 발생과 동시에 학교 내에서 감지되는 진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일정 진도 이상이면 대피하라는 문자를 자동 발송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오는 24일 치러질 포스텍 면접고사장에 시범설치해 운영하고, 차후 여러 차례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에는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포스텍은 포항 지진 이후 지진 대피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지진 대피 안내 시스템 마련에 고심해왔다. 그러던 차에 대학에 기상 관측 장치를 설치해 주변 지역 기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포스텍 창공 기상대’를 개발한 이들 학생들과 뜻을 맞추게 됐다.

학생들은 포항 지진 당시 규모와 진도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직접 느끼면서 이 프로젝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포항 지진은 리히터 규모는 5.4였지만 지진 진원의 깊이가 7km로 깊지 않아 실제 포항 시민들이 느낀 진도는 VII(7)으로 예상된다고 기상청이 밝히기도 했다. 규모와 진도가 다른 이유는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이고, 진도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사람이 진동을 느끼는 정도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실제로 느낀 진도와 규모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기상청의 재난문자는 지진의 규모만 알려주고 있어 실제로 대피에 필요한 정보는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진계
학생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지진계는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미소 지진이나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나는 지진까지 모두 감지하기 때문에 고가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이처럼 정밀한 지진계는 필요없으며, 지진의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현재 위치의 진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진도 II(2) 이상의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지진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지진계는 인터넷 랜선으로 시간과 전원을 공급받고, 전원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10시간 까지는 지진을 관측할 수 있다. 이 지진계는 지진 발생 시, 감지한 진도를 바탕으로 1초 안에 지진 발생 경보를 발생시켜 대학 차원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며, 구성원들에게 대피 문자 메시지, 혹은 메일도 즉시 전송할 수 있다.

송영운 학생은 “대학 안전팀의 시스템과 연계하면, 진도에 맞추어 훨씬 빠르고 정확한 대피정보를 즉각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진 관측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최대한 빨리 대피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메시지 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혁 학생 역시, “포스텍 주변의 기상을 앱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하는 ‘포스텍 창공 기상대’와 연계한다면 우리 대학은 폭염과 지진, 홍수와 같은 통합 재난 관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학생들에게 처음 제안한 포스텍 안전팀 신규호 씨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생각보다 빠른 결과를 얻게 돼, 시범운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빠르면 2019년 상반기 이전에 대학 전체에 대피시스템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학구성원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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