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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회 전반에 인간이 각박한 생존경쟁에 서로 이기려고 부대끼며 살아가자면 가끔 톤이 올라가고 티격태격 다투거나 얼굴을 붉히는 성급한 말을 본마음과 다르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경우가 있다. 불쑥 뱉은 말에 황당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지나가서야 “허참, 본심은 아닌데” “욱”하는 성질머리 때문에 엉뚱한 말이나, 도에 넘치는 말을 했다가, 도로 담지 못하고 “생각이 짧았다”며 쑥스럽게 후회스러운 말을 할 때가 간혹 있다.

말 이란 글은 한번 내뱉고, 쓰면 다시 주워담지 못하기에 ‘삼사일언’이라고 세 번을 생각하며, 신중을 기해 말이나 글로 잘 표현하라는 메시지로 일상의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서 말 한마디와 트위터에 글 한 소절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옛말에도 말과 글이 씨가 되어 독이 되고 약도 되는 것은 순간적인 행동으로 눈 깜빡할 사이에 표출되기에 외마디 실언으로 평생 몸담던 직장도 하루아침에 잃어 땅을 치며 후회한들 소용없고, 말 잘하면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말과 글은 자신의 마음속에 품은 느낌을 겉으로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생각을 감추기 위한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모든 말에는 겉과 속이 있다. 겉으로 하는 말과 속으로 하는 말. 말을 겉으로만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바보가 될 수 있다. 말과 글의 속에 들어가 집착하고 지나치게 신경 쓰면 매사가 피곤해질 수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교활하고 간사한 의도적인 폭언이 국가의 미래나 개인 인생을 먹칠하거나 망치는 경우도 있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며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갈대를 자연 가운데 가장 나약하여 그만큼 인간이 가냘픈 존재로 빗대어 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문제의 해결은 깊은 고민과 생각에서 인간의 말과 글에 의해 표출되기에 인간이 자연과 우주를 포용하는 만물만상을 다스리는 강인성도 또한 존재한다.

인간은 나약하면서도 강하다는 이중성을 포함한 뜻으로 어떻게 보면 서로 모순성을 잘 표현된 명언이다. 말과 글은 영감을 줄 수 있고 용기를 북돋워 주며 병까지 낫게 한다. 한 입에서 허튼소리도 나오고 자신을 보호하거나 변명하는 말과 댓글, 궁색할 때도 있다.

막말과 악성댓글이 난무하는 스마트폰 시대에 툭하면 허위사실유포, 모욕, 명예훼손 고소 고발로 사회가 혼탁하고 불안하다. 더구나 심한 독설은 사람의 숨통을 조여 목숨을 잃는 경우를 보면 한마디 말이나 글도 흉기가 되기에 사용에 신중히 하고 되도록 말과 글은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과 글이 난무하는 자기 PR시대 말과 글이 자신을 대변하고 보호도 하지만 뜬소문 악의에 찬 글 그럴듯하게 포장한 가짜뉴스에 속아 상처받고 명예 실추되어 곤욕을 치르며 평생 고통으로 따라 다닌다. 근대화 시절 인기 절정의 여가수가 에이즈에 걸렸니, 여배우가 외국 대통령 아기를 낳았다고 하는 유언비어는 국민화합과 사회기강을 해치는 암적인 범죄 행위다.

말과 글은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기강 활력과 국민화합에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말과 글이 진국하다. 다 잘되라고 격려 칭찬의 말과 댓글 사회가 밝아지고 살맛 난다. 오늘도 나는 너에게 좋은 말 아름다운 글로 주고받아 행복한 하루 오늘을 힘차게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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