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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문학평론가
경천대에서 바라본 삼봉산 끝자락, 낙동강 물을 품고 있는 삼봉산 자태가 보는 이의 눈을 현란케 한다.

기울어지는 석양 햇살에 강물에 비친 삼봉산 모습이 보는 이에 따라 각각이다.

그곳 문화해설사는 삼봉산 끝자락을 가리켜 낙동강 물속에 주둥이를 담근 오리 형상을 지닌 산이라 했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오리 형상을 한 산과 물 위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저마다 다른 이야기 했다. 어떤 사람은 물에 비친 삼봉산과 삼봉산에서 뻗은 능선 그 능선 끝자락 봉우리 그림자, 그 그림자를 보고 극작가는 여자의 두툼한 입술이라 하고 또 다른 소설가는 새가 엎드려 있는 모습이라 했다. 또 중년의 시인은 임신 8개월쯤 된 시어머니와 임신 3개월 쯤 된 며느리가 정답게 누어 낮잠을 자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수필가는 물 위에 비친 그림자가 물오른 처녀의 유방과 같이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렇게 한 마디로 오묘함을 보였다.

이처럼 경천대 아래를 흐르는 낙동강 물속에 주둥이를 넣고 있는 오리 형상을 한 산을 두고도 보는 이의 눈과 생각이 각기 달랐다. 이유야 어떻든 실제 형상이야 뭐가 됐던 경천대가 자랑할 수 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그뿐만 아니라 경천대에서 바라다본 낙동강 줄기와 그 줄기를 끼고 펼쳐지는 계곡 같은 산자락 그 사이로 흐르는 물과 황금 들판은 조금 그럴싸했다.

경천대 아래 낙동강 물이 멈춰 있지 않고 철철 흘렀으면 좋았었을 것을 그렇지 못하고 물속 아랫부분에서는 잠겨 있는 듯 흐르지 않았다. 그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물은 흐르지 않고 잠겨있으면 썩고 녹조가 발생한다.’ 마치 경천대 아래 물이 그렇게 보였다. 경천대를 둘러싼 경치 중 절벽 아래 물이 옥에 티처럼 보였다.

“절경이다”라는 낙동강 변의 경천대!, “낙동강의 제1경이다”이라는 경천대! 절벽 아래 멈추어 있는 듯 흐르는 물 녹조로 탁하고 흐린 물이 잠겨 있는 체 병들고 썩어 버린 물처럼 보여 안타까웠다.

“아름답다”는, “절경이다” 는, “낙동강 제1경이다”는 경천대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보다 더 맑은 물이 흘렀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낙동강의 비경 상주의 자랑 경천대 그 아름다운 곳 그곳을 가꾸고 지켜야 할 몫은 상주시민이다.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 곳곳이 굴뚝 없는 산업 관광 상품개발에 치열하다.

이탈리아는 로마 시대 유적 베네치아광장, 콜로세움경기장, 산타마리아마조레성당, 트레비분수, 진실의 입, 터키는 고대 문물로 오스만제국 군주가 거주한 튜카프 궁전, 술탄마흐메트 1세 때 건축한 아야소피아성당, 블루 모스크, 프랑스 파리 에펠탑, 중국만 해도 장가계, 계림 등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지로, 일본은 온천으로, 스위스 융프라우, 영국 옥스퍼드, 아르헨티나 이과수, 칠레 파타고니아, 중남미 아마존 이스터섬 등을 본격 개발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역마다 나름 관광지를 개발 상품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주의 경우 그 어느 지역 못지않게 역사적인 볼거리가 많고 자연경관 또한 수려하여 관광지화에 나쁘지 않은 곳이다. 그런 것들을 잘 활용한다면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경천대를 돌아보고 상주의 관광 미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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