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부터 AI까지 4차산업시대 신성장동력 연구산실

포항 4세대 방사가속기 빔라인에서 연구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경북 포항에서 인류의 미래를 향한 꿈이 꿈틀대고 있다.

‘꿈의 빛’이라고 불리는 방사광 가속기의 빛이 대한민국은 물론 인류 미래의 행복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비롯한 생명공학산업의 출발과 종착점이 이 빛에서 비롯된다.

30년 청년 포항 가속기연구소는 ‘연구가 곧 산업이며 비즈니스인 시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제혁신의 성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30년 동안의 연구성과를 조명하고 4차 산업을 이끌 신소재 개발과 생명공학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 생명공학산업

방사광가속기 빛의 세기에 따라 첨단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산업의 밝기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공학에 활용되는 4세대 가속기의 빛은 기존의 3세대 대비 1000배 이상의 빛의 세기를 가지는 첨단 과학 기반시설로써 세포막단백질 연구의 핵심설비이다. 사람의 단백질 중에 약 35%를 차지하며, 주요 질환 관련 단백질의 약60%를 차지하는 세포막 단백질을 겨냥하여 생명학적 기능을 나타내는 메커니즘을 분자와 원자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한 구조분석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해외 저명 과학자들은 이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석을 위해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미래 신약개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단백질 구조분석 연구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여 단백질 구조 규명 연구를 수행해 보지 못하고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연구자들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 활용할 만큼의 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우리나라만이 4세대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3세대 가속기는 한 번에 몇 십여개의 라인을 이용하여 연구 가능하지만, 4세대는 한 개의 라인만 사용가능하여 사용시간 등이 극히 제한적이다. 또한, 이러한 극히 제한적인 공급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활용해 본 사례가 없고 활용하더라도 연구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가장 좋은 성능의 현미경이 갖추고 있지만, 매우 짧은 시간만 사용할 수 있어 아직 아무도 사용설명서를 만들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모두들 사용은 하고 싶으나, 쉽게 접근·사용하지 못하는 형국이라 하겠다. 생명공학분야에서 이러한 4세대 장비를 우리나라가 이미 구축하였음은 기존의 fast-fallow가 아닌 first-mover로써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꿈

세계적으로 방사광가속기가 설치돼 있는 국가는 기술 선진국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에서도 최고 성능을 가진 국가로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의 꿈을 품고 있는 과학기술 선진국이기도 하다.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면 고전적인 신약개발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가 생명과학 기술의 경쟁력을 단숨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스위스 바젤시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로슈가 있는 세계 명문 제약 도시이다. 이 바젤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곳 폴쉬러연구소의 세포막 단백질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게브하르트 세틀러 박사는 지난 8월에 포스텍을 방문해 자신의 단백질 구조연구 사례를 들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세계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 선진국 중심으로 가속기 활용 세포막 단백질 구조분야 기초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속기 기반의 신약개발의 꿈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걷는 연구로 여러 번 실패가 성공을 낳을 수 있는 연구의 산물이 될 것이며, 다가올 미래의 신약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미래 지향적인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다.

세포막 단백질은 세포의 막으로 세포로 들어오고 나가는 신호 및 물질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주요질환 치료제의 60% 이상이 세포막단백질 타겟으로 하고 있다. 세포막 단백질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으로 인하여 연구가 극히 어려워 전 세계적으로 세포막 단백질 구조를 규명한 사례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하지만, 기존보다 1000배 이상의 강한 빛를 가진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장점을 활용하여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분석 및 기능분석이 된다면, 세포막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개발의 열쇠를 풀 수 있는 최고의 기술과 장비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여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보고 적지 않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이 연구는 개인이 아닌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연구팀과 세포막 단백질 연구팀, 그리고 생명과학 분야에 신약개발 연구자들이 모여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신약개발, 멀지만 한 걸음부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그야말로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형 국가연구개발시설을 이용하여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과정과 결과들은 다양한 분야 연구자에게 좋은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부터 막단백질구조분석연구팀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과 함께 단백질의 구조 규명 공동연구를 통해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있지만, 최고 성능의 방사광가속기만 있다고 모든 단백질을 단시간에 분석할 순 없다. 먼저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의 연구 환경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학문이 어우러져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런 작업들이 단백질 구조분석 연구의 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비유하자면, 고성능의 최고급 현미경이 있더라도 현미경을 운영하는 실력과 최상의 샘플 준비및 데이터 처리 노하우 등을 축적하여만, 효율적으로 신약개발 분야에 활용·이용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약개발은 성공률도 낮고 아주 힘든 기술이지만, 한번 성공하면 두 번째는 아주 쉬울 것이다. 신약개발을 위한 한 번의 성공을 바라보면서 최고 성능 현미경으로 신약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다행히 얼마 전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한 단계 실험이 끝나 한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이런 도전들이 모여서 하나의 완성된 기술이 만들어질 것이다.

최근에 국내 여러 제약사에서 신약개발 기술을 해외로 기술 수출한 실적이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전략으로 어느 정도 완성된 신약 기술을 제약사가 비싼 값을 치르고 사업화하고 있지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찾기 위한 노력은 경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신약개발을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고 고효율적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면 아주 매력적인 신산업이 될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모여있는 스위스에서도 이 가속기를 활용하여 한층 더 빠르게 신약개발 연구를 착수할 것이고 미국의 방사광가속기 업그레이드를 위한 작업이 완성되면 더욱 관련 연구가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개발 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신약개발은 경상북도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무수한 노력들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상북도는 신약개발의 꿈을 안고, 신약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떼야만 한다. 그로 인해, 무수한 바이오벤처와 제약사와 관계되는 부설연구소 등이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신약 제조용 공장이 지역의 인근에 위치하여 연구와 개발이 한꺼번에 진행되야 한다. 처음은 공공영역에서 연구를 위한 기본 인프라가 필수이지만 그 인프라가 기반이 되면 자연스럽게 민간영역의 벤처창업과 기업유입, 민간 연구시설들이 따라올 것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우리나라 어떤 지역에도 없기에 연구를 위해서는 우리지역에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굴뚝없는 연구 산업부터 시작해서 연구 성과가 나오면 제조공장이 만들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어야만 할 것이다. 처음은 국가가 해야될 일을 기초자치단체에서 많은 투자가 되지만, 곧 신산업을 위한 밑그름이 될 것이고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혜안이 될 것으로 기대 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