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대잠동 철길 숲에 22개월째 꺼지지 않는 불꽃
市 "불길 이용 먹거리 판매 검토 중…가스 안전교육장소 구상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에 22개월째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꽃인 ‘불의 정원’모습.
포항시가 보유한 전국 유출 천연 가스 분출 현장인 ‘불의 정원’을 먹거리·즐길거리를 갖춘 복합 공간으로 조성해 관광 명소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365일 땅속에서 가스가 올라와 불이 붙어 있는 대만 ‘출화특별경관구(出火特別景觀區)’.

이 곳은 대만의 최남단 땅끝 마을로 비교적 외지인 컨딩 국립 공원에 위치해 있다.

출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을 이용해 팝콘, 계란 등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해 관광객의 방문이 끝이지 않으며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에 22개월째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꽃인 ‘불의 정원’.

최근 포항을 대표하는 12가지 관광지·명승지인 ‘포항 12경(景)’에 새롭게 선정되기도 불의 정원은 지난 2017년 3월 효자역과 옛 포항역 사이의 폐철도 땅을 도시 숲 공원으로 만드는 공사를 하던 중 가스가 솟아오르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포항시는 불이 붙은 현장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불의 정원’을 공원 중심에 만들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가스공사가 천연가스 불길 주변의 가스 매장량을 조사한 결과, 지하에는 메탄가스 3만t가량이 매장돼 있었고 이는 포항시민이 한 달간 쓸 수 있는 양으로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불길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불의 정원을 포항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의 정원’을 고립된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더 넓은 범위의 공간을 문화·여가와 융복합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명수 포항대학교 호텔관광항공과 교수는 불의 정원과 철길 숲을 ‘문화기반 도시재생’과 복합문화관광 차원에서 접근해 스틸아트의 적극 활용을 제안했다.

강 교수는 “영일대 해수욕장 등 바닷가에 집중된 야경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철길 숲을 야경관광지로 만들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스틸아트 등 예술작품들의 배치를 확대해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일상 문화·예술 관광’이 가능한 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의 정원을 지속 가능한 관광명소화 하기 위해선 플리마켓, 버스킹 등의 행사를 통해 지역민들이 여가와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오는 3월부터 포항 철길 숲 운영계획 용역을 통해 본격적으로 관광명소화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 용역안에는 ‘불의 정원’ 주변환경을 포함한 색다른 관광 자원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구마 등의 식품을 불의 정원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장소적 특성을 활용해 학생들을 위한 가스 안전교육장소의 구상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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