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서 60대 남성 멧돼지에 물려 숨진 채 발견

멧돼지가 사람을 헤치거나 도심에 출몰하는 사례가 겨울철에도 끊이지 않아 지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 10분께 예천읍 석정리와 유천면 성평리 경계지점 야산에서 멧돼지에 온몸이 물린 주민 노 모(6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나무를 베러 산에 올랐다가 저녁까지 귀가하지 않은 노씨를 찾던 가족이 119에 신고했고 집에서 200여m 벗어난 곳에서 노씨가 별견됐다.

당시 노씨는 하의가 벗겨진 상태로 가슴·팔다리 등에 멧돼지에게 물린 상처로 이미 피투성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며 “피해자는 멧돼지에게 온몸이 물려 폐기흉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께는 포항시 남구 대이동 한 도로에 멧돼지 두 마리가 나타났다.

당시 도로에는 버스와 승용차 등이 있었고 길을 걷던 행인들도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멧돼지를 목격한 주민이 재빨리 자리를 피하며 별다른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정부는 인위적으로 멧돼지 개체 수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인명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13~2017년 사이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는 총 18건에 26명이며 사망 3명, 중상 3명, 경상·골절·부상 9명, 타박상 11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멧돼지 피해방지단을 가동해 수렵장을 운영하며 포획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효율적인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1㎢ 이내 멧돼지 개체 수는 2013년 4.2마리에서 2017년 5.6마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 간 멧돼지 포획을 위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2016년 3324건, 2017년 3844건, 2018년 2854건이다.

3년 동안 전국에서 월평균 278건의 멧돼지가 목격된 셈이다.

멧돼지는 먹이 섭취가 늘고 짝짓기를 하는 가을과 겨울에 활동이 가장 왕성해 도심에 출몰할 때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생 멧돼지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멧돼지와 눈이 마주쳤을 때는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침착하게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게 좋다.

소리를 지르거나 등을 돌려 뛰는 등 겁먹은 모습은 멧돼지를 자극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경우 뒷걸음질 쳐서 나무나 바위 뒤에 숨는다면 그냥 지나갈 가능성도 높다.

또, 멧돼지는 고개를 젖혀 높은 곳에 있는 상대를 보지 못해 계단 위 또는 높은 곳으로 올라감으로써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소방 관계자는 “등산로나 도심에서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갑자기 달아나거나 소리를 지르면 달려들 수 있다”며 “침착하게 대응하며 장소를 벗어나 119에 신고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만, 류희진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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