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서울병원 연구팀 분석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해 ‘과로’가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여러 연구들로 확인된 과로가 심뇌혈관계 질환, 우울증 등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 외에도 업무시간이 긴 노동자일수록 신체에 통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이재광·김광휘·정성원·김상우·이준희·이경재)은 주당 근무시간이 길수록 온몸에 통증이 나타나는 근골격계질환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제4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근로자 2만4783명(남 1만2893명·여 1만189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근무시간 증가가 근골격계 통증에 미치는 연관성을 판단하기 위해 각각의 직업적 특성 또는 심리사회적 요인(직무 스트레스·사회적지지)을 보정했다.

또, 근골격계 통증은 지난 1년간 업무와 관련해 나타난 상지통(어깨, 목, 팔, 손 등)과 하지통(엉덩이, 다리, 무릎, 발 등)의 유무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남성의 경우 주 40시간 이하 근로자보다 주 41∼52시간 근로자와 주 52시간 초과 근로자의 상지통 위험이 각각 1.36배와 1.4배 높았고 하지통 위험 또한 각각 1.26배, 1.47배로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같은 조건에서 상지통 위험은 각각 1.26배, 1.66배였고, 하지통 위험은 각각 1.2배와 1.47배 높았다.

또한, 근로시간의 증가과 상·하지통 발생 위험률의 상승은 남녀 모두에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상지통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세 이상(34.9%)이 가장 높았고, 50∼59세(33.5%),40∼49세(26.8%)등이 뒤이었다.

하지통을 겪은 비율 또한 60세 이상(26.6%), 50∼59세(22.9%), 40∼49세(15.6%) 순이었다.

이 밖에도 교육 수준 및 월수입이 낮을수록, 상용근로자보다는 임시근로자나 일용직 노동자인 경우, 교대 근무자인 경우, 전체 근로자 수가 적은 사업장일수록 큰 연관성을 보였다.

게다가 근무시간 증가에서 비롯된 근골격계질환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의 정신건강질환과 소화기계질환 등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로에 따른 사소한 몸의 통증이 각종 질병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재 교수는 “고령 근로자의 근골격계 증상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장시간 근무와 단순 노무의 근로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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