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출 경북북부보훈지청장
우리나라 헌법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라고 하여 대한민국은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같은 해 있었던 3·1운동이 남긴 성과이자 대한민국 독립의 발판이 되어준 계기였다. 3·1운동은 국내외 한민족의 독립 의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단지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독립운동이 아닌 국가 차원의 독립투쟁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켰다. 또 각지의 독립운동가에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로 인해 일제의 국권 침탈과 식민 통치를 부인하고 우리 민족의 온전한 국권회복과 한반도 내외의 독립운동을 주도하기 위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처음부터 온전한 형태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조직돼 있었으나, 이들 임시정부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1919년 4월 11일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함으로써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그 후 일제의 혹독한 탄압으로 임시정부는 해방될 때까지 광저우, 충칭 등으로 옮겨 다니면서도 무쟁투쟁과 외교활동 등의 조직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함으로써 항일 독립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금년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정부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고 중국 충칭에 있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4월 11일에는 순국선열의 숭고한 자주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에서 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이 일제히 개최되고,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지역에서도 임시정부수립기념식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념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안동지역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인 임청각이 있는 고장으로 임시정부수립기념일(4.11)이 더욱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석주 이상룡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가족이 부유하게 살 수 있는 재산과 권력을 가졌음에도 “내 아내와 자식들을 왜놈의 종이 되게 할 수 없다”라고 하며 재산을 처분해 일가와 함께 만주로 향해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항일무장투쟁의 기틀을 마련하신 분이다.

2019년 4월. 우리는 따스한 봄의 기운을 만끽하고 있지만, 그 당시 독립운동가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수없는 밤을 번뇌하고 고민하며 지새웠으리라. 매년 전국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행사가 거행되고 있지만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잊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함께 기념하고 임청각을 비롯한 독립운동시설들을 돌아보면서 순국선열들의 숨결과 발자취를 느껴보고 자주독립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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