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대구자생한방병원 원장

▲ 이재훈 대구자생한방병원 원장
우리 몸의 척추는 목, 가슴, 허리의 부위에 따라 경추, 흉추, 요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경추는 평균 볼링공 한 개의 무게인 12파운드(인종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5kg)에 달하는 머리를 일생 동안 지탱하고 있으며, 회전, 굴곡, 신전 동작 시 넓은 범위의 운동을 할 수 있게 유연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무거운 머리를 버티면서 넓을 움직임을 가지기 위해 경추는 7개의 척추분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간 뒤로 굽어진 전만 상태의 배열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척추 사이로 경추 신경들이 뻗어 나와 등, 어깨, 팔, 손으로 내려가서 감각을 느끼게 하고 힘을 지배하게 됩니다.

경항통이라고도 하는 목의 통증은 대개 목 주위 근육의 긴장과 척추의 압박에 의해 유발됩니다.목 주위 근육은 승모근을 필두로 견갑하근, 판상근, 후두하근 등의 근육이 있으며, 이런 근육들이 긴장되면서 일자목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시킵니다. 따라서 목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해야 하고,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있는 머리의 바른 위치, 목과 연관된 일상 동작에서의 바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머리의 위치가 경추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이유는 경추의 맨 위에 위치한 머리의 무게가 약간의 위치 변화만으로도 척추를 누를 수도, 척추의 배열을 신장되게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머리를 지나치게 뒤로 젖히거나, 평소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에 익숙하다면 목 뒤의 근육들은 상호 힘의 균형을 잃게 되고, 이로부터 목 근육들이 압박되어, 척추의 바른 배열을 망치게 됩니다. 나아가 뻣뻣한 목의 근육과 전체적으로 눌려진 경추를 갖고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목의 균형을 잡기 위한 머리의 바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다음과 같은 두가지 개념을 꾸준히 떠올려 주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당신의 목 근육을 당신의 머리가 약간 앞으로 그리고 약간 위로 향하도록 이완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허리에서부터 목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몸통이 자연스럽게 신장될 수 있도록 늘려준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평소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당부드릴 때 허리와 등을 펴기 위해 몸통을 젖히거나, 체간의 근육을 긴장시키기 말고 키를 크게 만드는 자세를 연상하라고 당부합니다. 이러한 개념들은 실제로 목 근육의 긴장을 제거하고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를 적용하면서 척추를 곧게 편 상태에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목과 머리의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 바른 동작은 일상생활에서도 주의해서 지속되어야 합니다. 모니터를 보거나, 운전을 하거나, 보행을 하면서 사물을 주시할 때 우리는 곧잘 위로, 아래로, 옆으로 머리를 움직입니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것은 목 뒤의 근육들을 짧게 하고 척추를 쉽게 압박할 수 있는 나쁜 자세입니다.

이 때의 바른 자세는 목 뒤의 근육을 의식적으로 이완하여 척추 길이의 감소 없이 위쪽을 바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이를 위해 고개를 앞으로 내밀지 않고 천천히 뒤로 젖히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쪽을 내려다 볼 때에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합니다. 낮은 곳을 응시하기 위하여 고개를 아래로 떨구게 되면 일반적으로 척추가 압박되는 상태가 되므로 바르지 않습니다. 내려다보는 동작에서도 머리와 목은 전반적으로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고 척추가 늘어남으로써 아래쪽을 향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옆을 보는 동작에서도 무의식중에 머리를 뒤로 젖히거나 아래로 끌어당기지는 않는지 관찰하십시오. 시선이 옆과 위쪽을 동시에 향할 때에만 목이 뒤로 젖혀져야 합니다.

이러한 자세유지와 일상생활에서의 바른 동작 습관들은 경추의 신경압박, 관절염, 긴장성 두통, 일자목 증후군 등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전신 근 골격계의 많은 문제들을 감소시켜주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바로 지금 자기 몸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흔히 하는 동작들부터 바로잡아 간다면 목과 여러 부위의 통증은 조금씩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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