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재편-아날로그.저가제품 철수"
참여연대측과 기업지배구조 놓고 논쟁도

올해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기업지배구조 등을 놓고 참여연대와 삼성전자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졌지만 별다른 충돌없이 3시간여만에 끝났다.

삼성전자는 2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제36기 정기 주총을 열어 지난해 매출 57조6천324억원, 당기순이익 10조7천867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냈으며, 99년 이후 누적으로 3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행진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윤종용 부회장은 "올해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고 경쟁사의 견제도 어느 때보다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주력사업 시황도 좋지 않아 보인다"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아날로그 및 저가 제품은 철수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사업여건을 감안해 올 경영목표를 매출은 작년보다 2% 늘어난 58조7천억원, 투자규모 10조4천원 등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순이익은 작년 이상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김인주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보수한도 동결(600억원) 등이 처리됐고, 이 중 김인주 사장 재선임안은 참여연대 요청으로 표결에 부쳐져 96.25%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참여연대는 기업지배구조, 삼성카드 출자, 김인주 사장의 적격성 여부, 삼성자동차 부실채권 처리 후속대책, 이건희 장학재단 출연 문제 등을 집중 질의하며 삼성전자와 열띤 논쟁을 벌였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이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파견근무를 하면서 삼성전자의 이해와 상반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지배구조의 문제점과 법률적 위험요소를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지적하자 윤 부회장은 정면 반박했다.

윤 부회장은 "무슨 근거로 그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하는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도 엔론사태로 대표되는 회계부정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묻고 "여러분이 속해 있는 조직(참여연대)도 사회지배구조에서 볼 때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추가 출자 여부와 관련, "언젠가는 삼성카드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출자는 현재 진행중인 삼성카드에 대한 삼정회계법인의 자산실사 및 가치평가 작업을 토대로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작년 삼성카드 출자를 결정한 이사회 의사록 공개를 요구했으나 삼성전자는 사업기밀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차 채권 처리 문제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주당 70만원으로 산정해 채권단에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과 관련해 합의 이행을 주장하며 소송을 낼 경우 합의서의 법적 효력성 등을 검토해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된 김인주 사장과 이학수 부회장의 징계문제에 대해서는 "회사에 손실을 끼친 일이 없고 외부 압력에 의한 성격이 짙기 때문에 인사조치는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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