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인 통역과 함께 실종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여기자 플로랑스 오브나스가 도움을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가 1일 공개됐다.

AFP 통신에 입수된 테이프에서 오브나스는 영어로 "나는 프랑스인이다. 리베라시옹의 기자다. 제발 도와 달라. 건강과 심리 상태가 아주 나쁘다"며 "지금 상황이 위급하다"고 호소했다. 실종 뒤 오브나스 기자의 모습이 보이기는 처음이다. 테이프에는 촬영 날짜가 명시되지 않았다.

수척한 모습의 그는 또 "디디에 쥘리아 의원에게 특별히 청한다. 도와달라. 급하다"며 구명 호소를 반복했다.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쥘리아 의원은 지난해 프랑스 기자 2명의 피랍 사건 때 독자적으로 구출 협상을 벌이다 실패한 뒤 정부의 거센 비난을 받은 인물이다.

이에따라 프랑스 정부와 정보 기관들은 테이프의 진위는 물론 쥘리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 배경을 놓고 정밀 분석을 벌이고 있다.

이와관련해 AP 통신은 문제의 테이프가 한 국제통신사 바그다드 사무실에 떨어져 있었다며 "진짜인지 조작된 것인지 규명하기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UMP의 중진인 베르나르 아쿠아예 의원은 "정부와 의회 외교위원장이 쥘리아 의원에게 독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하면서 쥘리아 의원은 그러나 필요하면 정부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을 방문중인 미셸 바르니에 외무장관도 "쥘리아 의원이 정부에 따를 것으로 믿는다"며 "비디오를 분석한 뒤 적절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쥘리아 의원은 AFP에 "정부가 내 보좌관들에 대한 활동 제한을 풀어야만 기꺼이 돕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납치 추정 조직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며 다만 약간의 짐작은 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오브나스 기자가 살아 있고 어떤 명백한 위협이나 최후 통첩도 없다는 사실을 주시하고자 한다"며 "오브나스 기자와 그를 돕는 후세인 하눈을 석방할 것을 납치범들에게 준엄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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