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만추(晩秋)의 가을은 시인이 아니더라도 절로 시심(詩心)을 자아내게 한다.

깊어 가는 가을과 어느새 다가온 겨울의 초입(初入) 중간에서 지나온 세월과 다가올 세월을 반추해보는데는 여행만큼 좋은 게 없다.

여행도 관광성 여행보다는 마음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테마 여행을 선택함이 바람직하다.

가을의 테마 여행은 가을 속으로 떠나는 것이 제일이다.

그것도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고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여행이면 더욱 좋겠다.

직장생활 스트레스 속에서 잃어버리고 살아왔던 본래의 마음의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도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조지훈 작품

학창시절 억누를 수 없는 희열을 갖게 했던 꿈을 찾아서, 아니면 살아오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그 무엇을 찾을 수 만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처럼’

질주하는 속도의 삶에서 잠시 비껴 서서 세상 속으로 처음 들어왔을때의 초심(初心)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궤도를 수정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서는 문학의 고장을 찾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만추의 계절에 한국 문학의 본향인 경북 영양 조지훈 문학관을 찾아가면 “정말 잘 왔다. 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올 것이다. 거기에다 조지훈의 시(詩) 세계에 빠져들어 인생의 참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체험도 하게 될 것이다.

생가

경북 영양은 시인 조지훈, 오일도 그리고 한국문학의 거장 이문열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으로 문향답게 곳곳에 이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

주실 마을엔 청록파(靑鹿波) 시인 조지훈의 문학관이 있다.

영양읍을 지나 문암 삼거리길에서 봉화 방향으로 31번 도로를 타고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주실 마을과 조지훈 생가 이정표가 보인다.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근대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조지훈 선생이 태어난 생가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 안쪽 산아래에는 조지훈 문학관이 있다.

조지훈 문학관은 아직 정식으로 개관은 되지 않았지만 관람이 가능해 조지훈 시인의 작품세계와 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조지훈 문학관

조지훈(1920~1968) 선생은 영양 출신으로 본명은 동탁(東卓)이다.

선생은 박목월·박두진과 공동으로 간행한 청록집의 시편들에서 주로 민족사의 맥락과 고전미 세계에 대한 찬양과 선(禪) 세계를 노래했는데 대표작으로 ‘고풍의상(古風衣裳)’, ‘승무(僧舞)’ 등의 시작(詩作)과 ‘지조론(志操論)’ 등의 평론을 남겼다.

▲찾아가는 길

34번, 31번 국도 교차점인 진보 월전마을에서 31번 도로를 타고 영양읍 우회도로를 타고 문암 삼거리에서 봉화 방향으로 직진해 조금 가면 주실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글/곽성일기자

사진/정해유 포토사진디자인연구실장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