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27.레딩FC)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호골을 터트렸다.

설기현은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홈 구장인 영국 레딩 마데스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찰튼 어슬레틱과 2006-2007 프리미어리그 13차전에서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 88분을 뛰며 전반 18분 선제 결승골을 성공시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설기현으로서는 지난달 1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이후 6경기 만에 올 시즌 리그 3호골을 추가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경기에서는 첫 골이고, 홈 팬들 앞에서도 처음이다. 설기현은 이날까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3경기 전 경기에 출전(12경기 선발)해 3골 2도움을 올렸다.

설기현은 88분을 뛰고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3분 존 오스터와 교체됐다.

최근 주 포지션인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를 부상에서 복귀한 글렌 리틀에게 내준 설기현은 위치를 바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지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능력을 뽐내 스티브 코펠 감독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4연패까지 당했던 레딩은 지난 12일 토튼햄 핫스퍼전(3-1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케빈 도일의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한 설기현은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끌고 나와 패스 연결에 치우치는 듯 하다가도 슬그머니 중앙에 자리를 잡고 골 찬스를 노렸다.

설기현의 프리미어리그 3호골은 레딩이 공격 주도권을 잡아 나가던 전반 18분 터졌다.

상대 왼쪽 코너에서 스티븐 헌트가 힐패스로 볼을 뒤로 내주자 니키 쇼레이가 크로스를 올렸고, 설기현이 골 지역 정면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으로 골문에 꽂아 넣었다. 찰튼 골키퍼 스콧 카슨이 꼼짝 못하고 골그물이 출렁이는 것만 지켜보았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에서 나온 골이었다.

설기현은 선제골 이후에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44분에는 찰튼 수비수 조나선 포춘이 설기현의 개인기에 의해 돌파당한 뒤 손으로 어깨를 잡아당겨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끝낸 레딩은 후반 27분 스티브 시드웰의 빗맞은 슈팅을 도일이 골 지역 정면으로 달려들며 차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설기현은 후반 33분 르로이 리타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크게 벗어나 추가골 기회를 날렸다.

시즌 개막 후 12경기 만에 성적 부진으로 이안 도위 감독을 경질하고 레스 리드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겨 첫 경기에 나선 찰튼은 올 시즌 원정 경기 무승 행진(1무6패)을 이어가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