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창양로원 영주귀국 노인들‘생이별’고통 호소
올해부터 예산지원 끊겨…“자유왕래 길 터달라”

지난 2월1일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된 가운데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영주귀국시설인 대창양로원 노인들은 먼저 가족과의 자유방문부터 실현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까지 일본적십자사의 후원으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던 사할린 가족방문계획이 올해부터 예산이 없어 시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자유왕래을 위한 지원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87년 개원한 고령군 쌍림면에 위치한 대창양로원에는 93년 사할린동포 영주귀국희망자 7명이 입소한 것을 시작으로 94년 45명, 97년 25명 등 지난해까지 118명이 귀국 입소해 그동안 47명이 숨지고 50명이 생활하고 있다.

현재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의 평균 연령이 82세로 고령인데다 대부분이 갑작스런 환경변화로 노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 고통스러운 건 현지의 가족들과 생이별한 것으로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해 사할린으로 되돌아간 노인이 8명에 이른다.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모 노인(86)은 “이제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보고 싶을 때 가족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줬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했다.

광복 60주년을 맞이아 정부는 올해 거국적인 행사 준비와 함께 피해진상조사활동을 시작했으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사할린 귀국 노인들은 자유왕래를 위한 대책수립을 먼저 원하고 있다.

대창양로원 관계자는 “노인들에게 지원되는 경로연금과 교통비를 1년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봐야 사할린 왕복비행기 삯도 안된다”며 “피해진상규명전이라도 사할린 가족방문이나 가족들의 부모방문 지원부터 먼저 해 주는게 후손들의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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